2023년 3월 24일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법원에 출두하고 있다./사진=로이터연합
2023년 3월 24일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법원에 출두하고 있다./사진=로이터연합

[포쓰저널=김지훈 기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33) 테라폼랩스 대표가 미국으로의 송환이 지연되면서 3월 25일로 예정된 현지 민사 재판에 참석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27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몬테네그로에 있는 권씨의 변호사 고란 로디치는 "현재로서는 3월 말 이전에 권씨가 한국 또는 미국으로 인도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로디치는 "몬테네그로에서 권씨의 범죄인 인도 사건을 담당한 고등법원의 '예기치 못한 실수'로 인해 절차가 예상보다 오래 걸리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권씨가 3월 말 이전에 인도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3월 25일 시작될 재판에 출석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며 “권씨가 최종적으로 송환될 시기와 관계없이 재판 기일 연기를 요청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022년 2월 권씨가 테라·루나 사태와 관련해 최소 400억달러(약 53조4000억원) 규모의 증권 사기 행각을 벌였다며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당초 재판 기일은 1월이었으나, 민사 소송을 심리 중인 뉴욕 남부연방법원의 제드 레이코프 판사가 권씨의 미국 송환 가능성을 고려해 재판 기일을 3월로 연기한 바 있다.

21일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권씨가 미국으로 송환돼야 한다고 판결했다. 한국 당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은 기각했다. 권씨의 미국 송환을 결정하면서 근거는 별도로 공개하지 않았다.

로디치는 "권씨를 미국으로 인도하라고 명령한 결정은 법에 어긋난다"며 이날 고등법원의 결정에 항소했다.

그는 "몬테네그로 정부가 한국과 미국으로부터 권씨의 인도 요청을 받은 상황에서 각 요청을 받은 날짜와 권씨의 국적 등을 중요하게 고려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의 인도 요청 시점이 지난해 3월 29일로, 같은 해 4월 3일 인도 요청을 한 미국보다 앞섰다는 것이다.

또 권씨가 시민권과 가족이 있는 한국에 인도되기를 원한다면서 "범죄인 인도에 관한 법과 국제 조약들은 그가 한국으로 인도되는 쪽을 지지한다"고 주장했다.

권씨는 2022년 4월 한국을 떠나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등에서 도피생활을 하다 지난해 3월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위조 여권을 소지한 채 비행기에 탑승하려다 몬테네그로 당국에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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