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백 범대위 집행위원장, 최 회장 등 16명 검찰 고발
"비행기, 호텔 숙식 및 유흥비, 골프비, 관광비 등 공금 유용
회장 선임 앞두고 선출권자인 사외이사들에 해외여행 로비"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사진=연합뉴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사진=연합뉴스

[포쓰저널=서영길 기자] 최정우(66) 포스코그룹 회장이 업무상배임, 부정청탁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당했다.

포스코홀딩스가 8월 캐나다 벤쿠버 일원에서 이사회를 열었는데 당시 비행기 티켓비, 호텔 숙식 및 유흥비, 골프비, 관광비 등 공금을 허투루 사용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고 내년 초 회장 선임을 앞두고 선출권자인 사외이사들에게 일종의 로비를 했다는 혐의다.

8일 포스코지주사포항이전범시민대책위원회 임종백 공동집행위원장은 “최정우 회장 등 포스코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해외 법인장 등 16명을 업무상배임, 부정청탁및금품등수수금지에관한법 위반, 배임수증죄 등의 혐의로 전날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고발장에 따르면 피고발인에는 최 회장 등 사내이사 5명(김학동·유병옥·정기섭·김지용)과 박희재 포스코홀딩스 이사회 의장 등 사외이사 7명(김성진·유영숙·권태균·손성규·유진녕·김준기), 정태봉 POSCO-Canada(포스칸) 법인장 등 해외 이사회 관련 임원 4명(박승대·김승준·정대형)이 포함됐다.

임 위원장은 “8월 5일부터 11일까지 캐나다 밴쿠버 일원에서 열린 포스코홀딩스 이사회를 명목으로, 최 회장 등 이사회 구성원들이 골프 관광을 하고 최고급 호텔에 묵거나 최고급 와인 등을 즐기며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같은 행위는 포스코홀딩스 사측에 비행기 티켓비, 호텔 숙식 및 유흥비, 골프비, 관광비 등의 명목으로 손해를 입힌 것”이라며 “이는 재산상 이익을 취한 것과 같다”고 했다.

또 “박 의장 등 사외이사들은 업무 명목과 무관하게 1회당 100만원, 회계 연도 기준으로 300만원 이상의 편의를 제공받을 수 없다는 청탁금지법을 위반한 혐의가 있다”고 했다.

포스코 자회사인 포스칸 정태봉 법인장과 임원들은 사전 논의해 포스칸 법인카드를 포스코홀딩스 행사에 부당하게 사용해 업무상배임 혐의가 있다고 했다.

임 위원장은 최 회장 등 사내이사들이 내년 2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호화 이사회를 연 것은 이달 말 구성되는 회장추천위원회의 위원인 사외이사들을 상대로 로비를 벌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해외 이사회 참석자인 최 회장을 비롯해 김학동 부회장, 정기섭 사장, 김지용 미래기술원장, 유병옥 부사장 등은 모두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들”이라며 “이들이 극비로 이번 해외 이사회를 준비했다면 회장 후보 추천과 관련한 부정 청탁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호화 해외 이사회를 위한 경비의 대납 회계 의혹도 제기됐다.

임 위원장은 “호화판 해외 이사회를 위해 상당한 액수의 비용이 지출된 것으로 추청되는데, 경비 결제 과정에서 포스코와 현지 법인이 비용을 분담한 이른바 ‘대납 회계부정’이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며 “때문에 밴쿠버 이사회가 종료된지 3개월 이상이 지난 최근까지도 신용카드 사용내역에 대한 업무 결제를 처리하지도 못하는 등 내부 혼선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포스코그룹이 비상경영을 선포해 임직원들에게는 허리띠를 졸라매게 하면서 정작 자신들은 해외 이사회를 핑계로 호화 향응 접대를 받았다는 것은 심각한 '모럴해저드'"라며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피고발인들을 엄벌에 처해 사회적 고위층의 도덕성에 대한 경종을 울려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포스코홀딩스 사측은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최 회장에 대한 검·경 형사고발 사건은 이번 건을 포함해 회사의 고급 리스차량 3대의 사적 유용 혐의에 대한 업무상배임 건, 참여연대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고발 건 등 모두 3건으로 늘어났다. 

임종백 포스코지주사포항이전범시민대책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이 2023년 12월 7일 서울중앙지검에 최정우 회장 등 포스코그룹 임원과 사외이사 등 16명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하고 있다./사진=임종백 공동집행위원장
임종백 포스코지주사포항이전범시민대책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이 2023년 12월 7일 서울중앙지검에 최정우 회장 등 포스코그룹 임원과 사외이사 등 16명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하고 있다./사진=임종백 공동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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