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수서서, 포스코 이사진 등 16명 '배임' 입건
사외이사들도 피의자..후추위 활동 차질 우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사진=연합뉴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사진=연합뉴스

[포쓰저널=서영길 기자] 최정우(67) 포스코홀딩스 회장이 퇴임을 두달 정도 남겨놓고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작년 8월 이사진을 이끌고 캐나다 밴쿠버까지 날아가 이사회를 열고 골프 등 호화 외유를 즐긴 것이 덧났다. 

입건 피의자 중에는 사외이사들도 포함됐는데 이들은 모두 CEO후보추천위원회에 속해 있어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선임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12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수서경찰서는 최 회장과 포스코홀딩스 사내이사 및 사외이사 등 16명을 업무상 배임, 배임수재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에 입건된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들은 최 회장을 비롯한 사내이사 4명과 기타비상무이사 1명, 사외이사 7명, 포스코홀딩스 임원 4명 등이다.

입건된 사외이사 7명 모두 후추위 위원이고 이 가운데 4명은 현직 대학교수다.

이들 교수에 대해선 청탁금지및금품등수수의금지에관한법률 위반 여부에 대한 경찰 조사도 함께 진행 중이어서 후추위 위원으로서의 적격성도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최 회장을 포함한 포스코홀딩스 이사회는 지난해 8월 6일부터 12일까지 5박 7일 일정으로 캐나다로 건너가 이사회를 개최했다.

이사회 일정에는 총 6억8000만원가량이 들었는데 포스코홀딩스가 비용을 집행하지 않고 자회사인 포스코와 포스코 캐나다 법인인 포스칸이 나눠서 해당 비용을 집행해 배임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시민단체인 포스코지주사포항이전범시민대책위원회 임종백 공동집행위원장은 지난달 최 회장 등 포스코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해외 법인장 등 16명을 업무상배임, 청탁금지법 위반, 배임수증죄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한 바 있다.

최 회장 등 이사회 구성원이 해외 이사회를 명목으로 골프, 관광 등을 즐기면서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이유다.

고발장에 따르면 피고발인에는 최 회장 등 사내이사 총 5명(김학동·유병옥·정기섭·김지용)과 박희재 포스코홀딩스 이사회 의장 등 사외이사 총 7명(김성진·유영숙·권태균·손성규·유진녕·김준기), 정태봉 포스칸 법인장 등 해외 이사회 관련 임원 총 4명(박승대·김승준·정대형)이 포함됐다.

고발인인 임 위원장은 “2023년 8월 5일부터 11일까지 캐나다 밴쿠버 일원에서 열린 포스코홀딩스 이사회를 명목으로, 최 회장 등 이사회 구성원들이 골프 관광을 하고 최고급 호텔에 묵거나 최고급 와인 등을 즐기며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같은 행위는 포스코홀딩스 사측에 비행기 티켓비, 호텔 숙식 및 유흥비, 골프비, 관광비 등의 명목으로 손해를 입힌 것”이라며 “이는 재산상 이익을 취한 것과 같다”고 했다.

또 “박 의장 등 사외이사들은 업무 명목과 무관하게 1회당 100만원, 회계 연도 기준으로 300만원 이상의 편의를 제공받을 수 없다는 청탁금지법을 위반한 혐의가 있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이들이 묵은 호텔은 5성급으로 참석자 1인당 하루 평균 숙박비는 175만원, 미슐랭 식당과 최고급 프랑스 와인 등 식대로 총 1억원을 지출했다. 도시 간 이동을 위해서 전세기와 전세 헬기도 이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사회 비용을 포스코홀딩스와 자회사인 포스코, 포스칸에서 나눠서 지출한 것이 특히 법적으로 문제로 지적됐다.

지출된 6억8000만원 중 포스코홀딩스는 절반인 3억5000만원, 포스칸이 3억1000만원, 포스코가 2000만원을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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