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앤씨재단 발간 '헤이트, 왜 혐오의 역사는 반복될까' 머리글서 밝혀

김희영 티앤씨재단 대표./사진=SNS
김희영 티앤씨재단 대표./사진=SNS

 

[포쓰저널] 티앤씨재단 김희영(46) 대표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자신을 둘러싼 비난과 악성 소문, 악의적 댓글에 대한 그동안의 심경을 처음으로 밝혔다.

8일 티앤씨재단이 발행한 책 ‘헤이트, 왜 혐오의 역사는 반복될까'를 보니, 김 대표는 이 책의 서두를 통해 책 소개와 함께 최근에 가장 많이 떠오르는 단어가 ‘비뚤어진 공감’이라며 자신의 얘기를 꺼냈다. 

김 대표는 “예전엔 공감을 사람 사이의 갈등과 분열을 해소하는 만병통치약처럼 생각했었는데 정말 공감이 그렇게 좋은 쪽으로만 작용할까 하는 의문을 갖게 됐다”며 “과연 모든 사람들이 공감 능력을 키우고 나면 이 세상의 혐오는 사라질까? 이런 질문을 하게 된 데에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특별한 계기가 있다”고 했다.

이어 “연예인들이나 청소년들을 극단적인 선택으로 내모는 악성 댓글의 폐해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고 안타까워한다. 그러나 도덕적 지탄을 받는 사람에게 가해지는 악플에 대해선 그렇지 않다”며 “공개적인 모욕을 주는 악성 댓글에는 사회의 부도적을 응징하고 제어하는 기능이 있다고 여겨지기 때문일 것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몇 년간 심한 악플의 대상이 되었다”며 “나를 모르는 사람들이 나를 비난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고, 당연히 감내해야 할 일로 받아들였다”고 했다.

악성 루머를 악용하는 일부 언론과 유튜버 등의 행각에 대해서는 강한 반감을 나타냈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이 나와 가족에 대해 있지 않은 사실을 만들어 퍼뜨리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수위는 더 심해져 갔다. 댓글러들이 퍼뜨린 악성 소문을 인터넷 매체에서 기사로 받아쓰고, 그 기사는 다시 SNS와 댓글창으로 퍼날라지는 순환 구조였다. 1인 미디어 같은 인터넷 매체나 유튜버들이 가짜 뉴스를 올린 후에 삭제해주는 조건으로 금전을 요구하는 일들도 비일비재했다.”

김 대표는 “처음에는 시간이 지나면 진실이 밝혀질 거란 바람으로 대응하지 않았으나 침묵은 별 도움이 되는 것 같지 않았다”며 “어느 인터넷 카페에는 내가 자살할 때까지 악플을 멈추지 말고 계속하라는 독려의 글이 올라왔다고 했다. 누가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 했다.

악성 루머를 퍼트린 이들이 가정주부 등 평범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는 점에 놀랐다고도 했다.

“몇년 동안 집요하게 악성 루머를 퍼뜨리는 아이디를 추려 법적 조치를 취했을 때 막상 확인하게 된 그들의 모습은 뜻밖이었다. 댓글들의 느낌과는 전혀 딴판인 평범한 가정주부들이었다. 인터넷까페를 열어 가짜 뉴스를 만들고 댓글러들을 선동한 인물은 사회적으로 매우 안정된 부와 지위를 가진 사람이었다.”

그는 “그분들 역시 자세한 내막을 알지 못하고 선동당한 피해자로서, 타인의 이야기에 진심으로 공감하고 있을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분들 입장에서 나는 질서를 위협하는 존재였고, 본인들은 정의를 위해서 싸우는 중이었을 것이다”고 했다.

책 '헤이트'는 지난해 추석 연휴에 티앤씨재단이 온라인으로 공개한 공감 컨퍼런스 ‘Bias, by us’의 전문을 담은 책이다. 역사, 사회 분야 교수 아홉 명의 강연을 생생하게 담았다. 

‘공감이 갈등과 분열을 줄이는 완벽한 해결책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역사속 혐오 사건을 돌아보며 현대 사회가 공존으로 나아갈 수 있는 해법을 모색해 본다. 혐오가 공감의 반대말이 아닌, 선택적 공감의 극단적 모습이라는 점을 역설한다.

티앤씨재단은 지난해 11월부터 APOV(APoV: Another Point of View) 프로젝트를 통해 전시, 강연, 출판 등을 이어가며 한국사회에 팽배한 혐오를 극복하기 위한 이해와 포용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포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