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합의 발전협의체 발족, 노조 활동 보장
천막 농성장 철거...고소·고발·진정 등 취하

파리바게뜨 매장 간판 / 사진=연합뉴스
파리바게뜨 매장 간판 / 사진=연합뉴스

 

[포쓰저널=이현민 기자] 4년 넘게 끌어온 민주노총 소속 파리바게뜨 제빵·제과기사들과 SPC그룹 간 갈등이 봉합됐다.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화섬노조) 파리바게뜨지회는 SPC그룹의 자회사 피비(PB)파트너즈와 3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SPC그룹 본사에서 노사 상생 협약식을 갖고 노사 관계 발전방안을 모색하겠다는 내용의 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화섬노조는 이날 오후 1시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과 SPC그룹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7월 설치한 천막 농성장을 철거했다.

화섬노조가 공개한 노사합의 내용에 따르면 PB파트너스와 노조는 ‘사회적 합의 발전 협의체’를 발족하고 노사 간담회도 갖기로 했다.

사회적 합의 발전 협의체엔 회사와 노조 측이 각각 3명씩 참여하고 양쪽이 추천하는 외부 전문가도 각각 1명씩 참여해 2024년까지 활동한다. 

PB파트너스 측은 부당노동 행위와 관련해 황재복 대표이사가 사과하고 노조 탈퇴 공작 등 부당노동 행위를 한 간부들을 인사조치하기로 했다.

사측은 노동조합 활동을 보장하고 승진 평가도 차별없이 진행하기로 했다.

회사와 화섬노조는 상호 모든 고소·고발·진정 등을 즉시 취하하기로 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28일 PB파트너즈 황재복 대표이사와 전·현직 임원 4명, 사업부장 6명, 중간관리자 17명 등 28명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 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했다. 황 대표 등은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를 대상으로 민주노총 노동조합 탈퇴를 종용하고 승진 과정에서 민주노총 조합원을 차별한 혐의를 받는다.

이날 화섬노조 측은 “노사 합의를 하며 길었던 투쟁을 승리로 끝냈다”며 “회사의 탄압속에서 끈질기게 버틴 파리바게뜨지회 조합원들과 투쟁에 연대해준 많은 이들의 승리”라고 강조했다.

SPC 측은 “사회적 합의 정신을 계승, 발전시키고 노사 상생을 위한 대승적 차원에서 협약을 체결하게 됐다”고 했다.

 

피비파트너즈와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파리바게뜨지회가 3일 SPC본사에서 노사 상생 협약을 맺은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화섬식품노조 
피비파트너즈와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파리바게뜨지회가 3일 SPC본사에서 노사 상생 협약을 맺은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화섬식품노조 

고용노동부는 2017년 9월 제빵 브랜드 파리바게뜨의 가맹 본사인 SP그룹 계열사 파리크라상이 가맹점에서 일하는 협력업체 소속 제과·제빵 기사들을 불법파견 형태로 고용 중인 것으로 판단하고 제과·제빵 기사 5300여 명을 직접 고용하라는 시정지시를 내렸다.

이후 2018년 1월 파리크라상과 정의당, 민주당, 가맹점주협의회, 시민사회단체, 민주노총 화섬노조 파리바게뜨지회, 한국노총 노조 등이 모여 노동자 직접 고용, 인금 인상 등의 내용이 담긴 '사회적 합의'를 체결했다.

민노총 소속 제과·제빵 기사들은 그러나 SPC그룹이 사회적 합의에 따라 자회사 피비파트너즈를 설립해 기사들을 직접 고용하기로 해놓고 관련 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반발해 왔다.

화섬노조는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하면서 지난해 7월부터 SPC 사옥 앞에서 1년 넘게 농성을 해왔다. 

한편, 노조는 SPC그룹 계열사인 에스피엘(SPL) 노동자 산재사망사고와 관련한 활동은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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