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2023년 11월 9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이혼 소송 항소심 첫 변론준비기일을 마치고 법원에서 나오고 있다./사진=서영길 기자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2023년 11월 9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이혼 소송 항소심 첫 변론준비기일을 마치고 법원에서 나오고 있다./사진=서영길 기자

[포쓰저널=서영길 기자] 노소영(63)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자신의 전 비서가 5년에 걸쳐 약 26억원을 빼돌렸다며 고소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용산경찰서는 노 관장의 비서로 일했던 ㄱ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 사기, 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수사 중이다.

2019년 아트센터 나비에 비서로 입사한 ㄱ씨는 노 관장의 일정 관리와 심부름을 하는 등의 업무를 담당했다.

ㄱ씨는 2019년 12월부터 2023년 말까지 노 관장 계좌에서 매월 한두 번씩 적게는 100만~200만원, 많게는 4000만~5000만원씩 수십회에 걸쳐 19억7500여만원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한 혐의를 받는다.

ㄱ씨는 노 관장의 신분증 사본과 인감도장을 이용해 노 관장 예금 계좌가 있는 시중은행에 인터넷뱅킹신청을 하고 OTP카드까지 발급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2020∼2022년 노 관장의 명의를 도용해 은행 계좌를 개설한 뒤 두 차례에 걸쳐 총 1억9000만원을 대출받아 빼돌린 혐의도 있다.

지난해에는 노 관장을 사칭하며 아트센터 직원에게 상여금을 송금하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 공금 5억원을 가로챈 혐의도 받는다.

ㄱ씨의 범행은 공금 5억원의 사후 처리 문제와 관련해 노 관장에게 직접 보고를 못 하게 하는 걸 수상히 여긴 재무 담당 직원 ㄴ씨에 의해 발각된 것으로 전해졌다.

ㄱ씨는 노 관장 측에 5년간 거액을 빼돌린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금전의 행방이나 공모 여부 등에 대해선 함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관장 측은 ㄱ씨를 1월 경찰에 고소했다.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인 노 관장은 1988년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결혼한뒤 2000년부터 디지털 아트 전문기관인 아트센터 나비를 운영해 왔다.

아트센터 나비는 현재 SK이노베이션 측과 부동산 청구 소송에 휘말려 있는 상황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4월 SK그룹의 본사격인 서울 중구 SK서린빌딩 4층에 위치한 아트센터 나비 미술관을 상대로 부동산 인도 청구 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한 바 있다.

해당 사건은 민사36단독에 배당됐지만 재판 기일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부동산 인도 소송은 부동산을 점유할 권리가 없으면서도 불법적으로 점유하고 있는 사람을 내보내는 법적인 절차다.

SK서린사옥은 SK리츠 소유로 이를 SK이노베이션이 임차해 아트센터 나비에 재 임차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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