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이사회 거쳐 10대 회장 선임..100일 동안 현장 경영
유영숙 전 환경장관, 포스코홀딩스 이사회 의장 선임

장인화 포스코그룹 신임 회장이 2024년 3월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사진=서영길 기자
장인화 포스코그룹 신임 회장이 2024년 3월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사진=서영길 기자

[포쓰저널=서영길 기자] 장인화(69) 포스코그룹 회장이 21일 공식 취임했다.

장 신임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포스코홀딩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된 뒤, 이어 열린 이사회에서 제10대 대표이사 회장에 선임됐다.

장 회장은 이날 오후 포항 본사를 찾아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취임식을 갖는다.

장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신뢰받는 초일류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새 비전으로 ‘미래를 여는 소재, 초일류를 향한 혁신’을 제시했다.

새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세 가지 전략 방향으로 ▲미래기술 기반의 초격차 비즈니스 선도 ▲함께 성장하는 역동적 기업문화 구현 ▲신뢰받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체제 구축을 꼽았다.

장 회장은 “세 가지 전략 방향을 통해 국민들로부터 신뢰와 사랑받았던 자랑스러운 포스코의 모습을 되찾겠다”고 밝혔다.

장 회장은 1988년 포항산업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포스코그룹에 발을 들여 기술투자본부장, 철강생산본부장 등 핵심 보직을 거친 철강전문가다.

2018년 포스코 사장을 맡아 인공지능(AI) 신기술을 이용한 제철소 스마트 팩토리 체계를 구축해 그룹 핵심 사업인 철강 사업 경쟁력을 강화시켰다. 신사업 분야에서도 배터리 양·음극재 사업을 재편해 그룹 신사업 기반을 마련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장 회장은 서울대 조선공학과 학부를 졸업하고 석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해양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장 회장을 보좌해 포스코홀딩스를 이끌 사내이사로 정기섭 전략기획총괄(사장)이 유임됐고, 김준형 미래소재총괄(사장)과 김기수 포스코 기술연구원장(부사장)이 새로 선임됐다.

신임 사외이사로 박성욱 전 SK하이닉스 부회장이 선임됐고 유영숙·권태균 사외이사가 재선임됐다.

주총 직후 이사회에서 유영숙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에 선임됐다.

유 신임 의장은 미국 오리건주립대에서 생화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환경부 장관,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연구부원장을 역임한 ESG 분야 전문가다.

주총에서는 이외에도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등 총 6개 안건이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

장 회장은 주총에서 회장으로 선임된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자들의 질문에 30분가량 답변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포스코는 철강사업이 기본”이라면서도 2차전지 소재 사업은 반드시 성공시켜야 할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철강기업 포스코가 아닌, 미래를 여는 소재 부문은 우리 포스코가 한국을 책임지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장 회장은 악화하는 철강 경기와 2차전지 소재 시장 부진에 대해서는 “위기가 곧 기회”라며 “2차전지 소재 사업은 신사업이 흔히 겪는 케즘(대중화 직전 수요가 침체하는 현상)이 초기에 있다고 본다. 정체기가 있더라도 전기차 시장은 전 지구가 반드시 가야하는 운명”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부터 곧바로 100일에 걸쳐 현장경영을 하겠다고 밝혔다.

장 회장은 “오늘(21일)부터 100일간 포항, 광양뿐 아니라 여러 사업회사들을 돌며 모든 직원들의 전체 의견을 들어보겠다”며 “그 과정을 통해 앞으로의 사업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확인해보고 실행하겠다”고 했다.

그린 트랜스포메이션(친환경 전환) 이슈에 있어서는 정부 협력과 글로벌 협력이 수반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린 트랜스포메이션은 회사가 가진 큰 숙제 중 하나”라며 “정부가 그린 트랜스포메이션을 하려 노력하는 기업을 많이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장인화 포스코 신임 회장과의 일문일답.

- 향후 철강보다는 2차전지 등 미래 소재에 집중할 계획인가.

▶ 포스코는 철강사업이 기본이다. 하지만 소재사업이 쌍두마차로서 같이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철강기업 포스코가 아니라 미래를 여는 소재기업으로 키워 나갈 것이다. 소재 부문에서는 포스코가 한국을 책임지겠다는 각오다.

사실 오늘(21일) 오후 바로 포항으로 내려가서 100일동안 현장에서 직원들과 같이 있을 생각이다. 100일간 포항, 광양뿐 아니라 여러 사업회사들을 전부 돌아다니며 현장 직원들과 직접 소통하고 그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를 들어보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철강사업을 어떻게 발전시킬 수 있을지 확인하고 실행하도록 하겠다.

- 포스코가 당면한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건가. 철강 사업과 2차전지 소재 사업 부진에 대한 극복방안은.

▶ 철강업은 전세계적으로 경기가 별로 안좋다보니 그에 대한 영향이 있다. 2차전지 소재사업은 신사업이 흔히 겪는 케즘(대중화 직전 수요가 침체하는 현상)이 초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철강 경우에는 어려움이 길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2차전지는 부진이 좀 더 오래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철강, 2차전지 둘다 ‘위기는 기회’라는게 내 생각이다. 위기의 순간에 원가도 낮추고 여러 경쟁력을 키워놓으면 다시 경기가 살아났을 때 리워드(보상)가 훨씬 크다.

2차전지의 최근 완공된 공장도 많고 앞으로 준공될 공장들도 있다. 이런 공장들을 초기에 정상화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본다. 2차전지 소재에 있어서도 오히려 운이 따르는게 아닌가 생각한다.

- 최정우 전 회장이 기업시민이라는 포괄적 경영이념을 제시했는데 장 신임 회장의 경영이념은.

▶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굉장히 중요시 생각하고 있다. 구각발전과 나라의 미래를 위해 기업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사회적 책임이다. 이는 전임 최 회장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국가와 사회를 위해서 포스코가 해야할 일을 성실히 수행해 나가겠다. 국민기업 포스코(회장직)는 큰 명예다. 국가와 사회를 위해서 반드시 열심히 노력하겠다.

- 새 비전 관련해 조직, 인사, 기업문화 등 좀 더 구체적으로 혁신할지 궁금하다. 회장이 되면 가장 먼저 바꾸겠다 싶은게 있나.

▶ 이미 언급했지만 오늘부터 100일동안 직원들의 얘기를 들을 것이다. 직원들 전체 의견을 쭉 들어보면 내 생각과 다른 결론이 나올 수도 있다. 100일간 듣고 의견을 수렴하는 것부터 시작하도록 하겠다. 사실 기본적인 방향이야 뻔하다. 슬림하고 빠르게 결정하고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는 문화가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 추가적으로 염두에 두고 있는 해외 원료 공급망이 있나.

▶ 회사 기밀일 수 있어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2차전지 소재가 정체기를 겪고 있다. 하지만 2차전지와 전기차는 전 지구의 운명이라 생각한다. 어차피 가야만 하는 길이라는 의미다. 속도가 늦거나 빠를 수는 있지만 큰 틀에서의 기조가 달라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이야말로 우리들이 공급망을 더 안정화 시키고 강화시키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열심히 공급망을 확보해 나가겠다.

- 스톡그랜트가 전임 회장때 논란이 많았는데, 이와는 다르게 눈높이에 맞는 임원 인센티브 체계가 있나.

▶ 스톡그랜트가 시작된 이유는 책임경영을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다. 스톡그랜트가 꼭 나쁜 제도라고 보지는 않지만, 스톡그랜트와 관련해 우리 사회에서 다른(부정적인) 생각들을 갖고 있는분들이 많다는 걸 알고 있다. 안타까운 심경도 있다. 스톡그랜트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 사회의 눈높에 맞춰 다시 검토하도록 하겠다.

- 2차전지 소재 사업을 변함없이 그룹 최대 핵심 사업으로 가져갈 것인지. 또 투자 계획은.

▶ 투자라는 것은 상황에 따라 항상 변화하기 마련이다. 포스코가 2차전지 소재 사업을 1~2년만 한게 아니라 10여년 이상 꾸준히 해왔다. 그동안 신사업 해보려고 엄청나게 노력했는데 그 중에서 (2차전지 소재 사업은) 가장 잘한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이 사업은 무조건 성공시켜야 겠다는 굳은 마음을 갖고 있다.

투자와 관련해선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고 투자를 안한다?’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적절하게 적기에 투자하겠다. 결코 소극적으로 하진 않겠다 정도로 말씀드리겠다.

- 탈탄소 등 향후 과제와 정부에 대해 하고 싶은 얘기가 있는지.

▶ 그린 트랜스포메이션(친환경 전환)은 포스코가 당면한 큰 숙제 중 하나다. 하지만 이 부분은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특히 우리만의 단순한 문제가 아닌 글로벌한 문제다. 국가(정부)는 그린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을 많이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러 관계기관과 잘 협의하고 협력하면서 같이 풀어나갈 문제다.

- 기업문화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 개인적 생각은.

▶ 우리 직원들의 능력을 믿고 가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노사도 다르지 않다. 회사가 잘되기 위해선 노사가 따로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상호 신뢰다. 제가 먼저 다가가 신뢰를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신임 회장이 2024년 3월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서영길 기자
장인화 포스코그룹 신임 회장이 2024년 3월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서영길 기자

 

저작권자 © 포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