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수호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가운데)이 2024년3월6일 의료법 위반 등 혐의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로 들어서며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연합
주수호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가운데)이 2024년3월6일 의료법 위반 등 혐의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로 들어서며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연합

[포쓰저널]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반발하는 전공의(인턴·레지던트) 집단사직과 관련해 대한의사협회(의협) 전·현직 간부에 대한 경찰의 소환조사가 6일 시작됐다.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을  교사·방조한 혐의다.

고발 당한 의협 간부 5명 중 이날 처음으로 소환된 주수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전공의들의 자발적 행동이고 집단행동을 교사한 적이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주 위원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주 위원장은 청사로 들어가기 전 기자들에게 "말 그대로 숨길 것도, 숨길 이유도 없어서 편하게 왔다. 의료계 대표들을 고발한 정부 당국과 시민단체가 크게 당황할 것이다. 실제로 나올 게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전공의 집단 사직을) 교사한 적이 없기 때문에 교사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며 "방조는 전공의들의 자발적 포기를 정부가 집단 사직이라고 규정하고 그 과정에서 우리가 알고도 가만히 뒀다는 것인데 MZ 세대는 신인류다. 선배들이 이러쿵저러쿵한다고 따르지 않고 혹시라도 선배들이 잘못 말해서 잔소리하는 것처럼 보일까 봐 노심초사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후배들을 방조·교사했다는 건 본질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주 위원장은 그러면서 "살인적인 저수가로 출발한 대한민국 의료보험이 도입된 이래 오늘의 사태는 이미 예견됐다"며 "의사들의 2024년 운동은 비폭력, 무저항, 자발적 포기 운동이다. 정부가 '자발적 포기'라는 의미를 훼손하지 않고 빨리 대화의 장으로 나올 수 있도록 정부의 고집을 꺾기를 기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소환 조사를 통보 받은 의협 간부 5명은 주 위원장 외 김택우 의협 비상대책위원장(강원도의사회장), 박명하 비대위 조직강화위원장(서울시의사회장),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 노환규 전 의협 회장이다.

경찰은 9일 노 전 회장, 12일 김 위원장과 박위원장을 차례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임 회장의 출석 일정은 아직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부가 전공의 복귀 시한으로 제시한 지난달 29일이 지나자 다음날인 1일 의협 전현직 간부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고, 당시 해외에 있던 노 전 회장에 대해선 3일 귀국 직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을 통해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 내 비대위 사무실, 김 비대위원장의 자택 등지에서 의협 회의록과 업무일지, 투쟁 로드맵, 단체행동 지침 등과 관련한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의 강제수사는 보건복지부가 지난달 27일 이들 5명을 의료법 위반과 형법상 업무방해, 교사·방조 등의 혐의로 고발한 데 따른 것이다.

복지부는 이들이 전공의들의 집단사직을 지지하고, 법률적으로 지원함으로써 집단행동을 교사하고 방조했다고 고발장에 적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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