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 아닌 '사회적 가치' 추구, 경영성과로 입증
내달 1일 회장 취임 25주년..그룹 승계, 재무 부담은 과제

최태원 SK회장이 24일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이천포럼 2023'에서 구성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SK그룹
최태원 SK회장이 24일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이천포럼 2023'에서 구성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SK그룹

 

[포쓰저널=서영길 기자] 최태원(63) SK그룹 회장이 내달 1일로 회장 취임 4반세기를  맞는다.

1998년 38살에 회장에 취임, 내수기업을 수출기업으로 탈바꿈시키며 이윤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끊임없이 설파해온 최 회장은 한국 대기업의 이전에 없었던 새 모범을 만들며 주목을 받고 있다. 

최 회장은 '행복 추구'를 SK의 핵심 경영철학으로 정립, 이윤 추구에 급급한 재벌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기업은 이해관계자(사회·주주·구성원·고객 등)의 행복에 기여해야 한다'는 경영철학에 따라 사회적 가치 창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 회장은 경제적가치와 사회적가치를 동시에 실현하는 경영전략(Double Bottom Line)으로 사업모델을 혁신하고 있다.  

SK그룹이 추구하는 사회적가치는 벌어들인 돈의 일부를 어떻게 사회에 환원할 것인가가 아니라 '착하게 돈 벌기'이자 SK의 새로운 사업전략이다.

이윤 대신 가치를 추구해 온 그의 경영 철학은 성과로도 증명되고 있다.

 

SK그룹 자산총액 추이./자료=SK
SK그룹 자산총액 추이./자료=SK
SK그룹 매출, 영업이익, 수출액 추이./자료=SK
SK그룹 매출, 영업이익, 수출액 추이./자료=SK
SK그룹 계열사 및 구성원 추이./자료=SK
SK그룹 계열사 및 구성원 추이./자료=SK

 

최 회장 취임 초기 5위였던 SK그룹의 재계 서열은 지난해 현대차를 제치고 삼성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SK그룹의 자산총액은 최 회장이 취임한 1998년 33조원에서 올해 5월 기준 327조원으로 약 10배 증가했다.

매출은 1998년 37조원에서 지난해 224조원으로 약 6배, 영업이익은 2조원에서 19조원으로 9배가 늘었다.

수출액은 8조원에서 83조원으로 10배 이상 성장, 우리나라 수출액의 약 10%를 떠받치고 있다.

같은 기간 그룹 계열사는 41개에서 198개로 약 5배가 늘었다. 직원 수도 2만3882명에서 12만5762명으로 5배 이상 불어났다.

SK그룹은 기존 주력 분야였던 에너지·정보통신기술(ICT)에 이어 BBC(배터리·바이오·반도체) 등 미래 신성장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넓히며 질적 성장까지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물건이 아니라 가치를 만들라"는 그의 독려에 SK그룹은 지난해 20조원이 넘는 사회적 가치(Social Value)를 만들어낸 것으로도 평가됐다.

SK그룹은 2019년부터 주요 계열사들의 사회적가치 창출 성과를 수치화해 공개하고 있다. 국내 기업은 물론 글로벌 기업 최초의 시도다.

최 회장은 2013년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사회적 기업들이 창출하는 사회 성과에 비례해 현금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사회성과 인센티브(SPC) 개념을 처음 제안했다. 그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사회적 기업가 MBA 과정을 개설하기도 했다.

2019년 5월 시작한 소셜밸류커넥트(SOVAC) 행사는 국내 최초, 최대 민간 사회적가치 축제를 넘어 글로벌 사회적가치 축제가 되고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도사인 최 회장은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의 무게중심도 그린산업으로 적극 전환하며, 경영성과를 내고 있다.

SK그룹의 핵심 성장 동력인 SK온은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며 빠르게 성장중이다.

2017년 1.7기가와트시(GWh)였던 SK온의 배터리 생산 능력은 지난해 말 88GWh로 5년 만에 50배 수준으로 커졌다.

SK온은 북미 뿐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를 포함한 글로벌 생산능력을 2025년 연산 280GWh(기가와트시)로, 2030년 500GWh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그룹 핵심 계열사 SK이노베이션은 정유회사에서 시작해 종합에너지를 넘어 글로벌 그린 에너지 기업으로 성장중이다. 최종현 선대 회장에서 최태원 회장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R&D(연구개발)경영’이 원동력이 됐다.

최태원 회장은 탄소중립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SK㈜,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그룹 8개 관계사는 2020년 11월 국내 기업 최초로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에 가입했다. 최 회장은 2050년 넷제로(탄소배출량 0)를 조기 달성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최 회장이 해결해야할 숙제도 있다.  지주회사 전환을 통한 지배구조 개선 노력에도 독특한 '사촌경영' 체제하에서의 그룹 승계 문제는 과제로 남아 있다. 또 새로운 영역에 진출하고 그룹의 몸집을 불리는 과정에서 발생한 재무 부담도 풀어야할 숙제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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