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모씨 "증권사 신용융자 상환 독촉에 일부 회원 매물 출회한 듯"

동일산업 주가 추이(월봉)
동일산업 주가 추이(월봉)

 

[포쓰저널] 금융당국이 14일 무더기 하한가를 맞은 5개 종목을 두고 불공정거래 여부에 대한 긴급 점검에 들어간 가운데 이들 종목의 매매거래를 15일부터 정지하기로 했다.

시장에서는 사태의 배후로 네이버 투자 카페 바른투자연구소 운영자인 강 모씨가 지목됐다. 그가 카페 회원들에게 추천한 종목들이 이날 폭락한 종목들과 같다는 의혹이다. 강씨는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5개 종목에 대해 15일부터 해제 필요시까지 매매 거래를 정지하기로 하고 조회 공시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해당 종목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방림·동일산업·만호제강·대한방직과 코스닥 종목인 동일금속 등 총 5개다.

동일금속과 방림, 만호제강 등 3개 종목에 대해서는 소수 계좌 거래 집중에 따른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5개 종목은 이날 장중반 일제히 가격제한폭까지 급락했다. 장 초중반까지는 별 특이사항이 없다가 방림이 오전 11시 46분 갑자기 하한가 떨어졌고, 곧이어 동일금속도 하한가로 떨어졌다.

동일산업·만호제강·대한방직은 낮 12시10∼15분경 차례로 하한가에 진입했다.

모두 시가총액 1000억~3000억원대 소형주들로, 2020년 3월 코로나19 발발 시점에 저점을 찍은 뒤 최근까지 지속적으로 우상향한 특징이 있다.

4월2일 급락 사태 종목인 다우데이타·삼천리·하림지주·대성홀딩스·서울가스·세방·선광·다올투자증권 등 8개종목과 주가 흐름과 유사한 형태여서 시장에서는 '제2의 라덕연 사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바른투자연구소 운영자인 강씨의 연루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5개 종목은 강씨가 모두 추천한 종목들이어서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와 연루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강씨는 '원칙대로'라는 필명으로 2012년부터 카페 회원들에게 기업 분석, 증권제도 등의 정보를 제공해왔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커뮤니티 참여자 등이 다 같이 해당 종목을 샀다가 누구 한 명이 팔기 시작하니 다 같이 투매에 나선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든다"며 "해당 카페는 이전에도 주가 조작으로 이슈가 된 카페"라고 했다. 

한국거래소 등에서도 강씨를 예의주시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은 올해초 강씨가 특정 중·소형 종목을 선정해 통정매매를 하거나 유통물량을 줄이는 방법 등으로 200억원 규모의 시세차익을 거둔 혐의를 인정하고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4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금융감독원은 불공정거래 여부에 대한 긴급 점검에 나섰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들 종목의 하한가와 관련해 불공정거래 여부를 들여다보고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씨는 증권사의 신용융자 상환 독촉으로 매물이 출회되면서 주가가 급락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날 오후 언론에 "주식 차트가 장기간에 걸쳐 올라온 것이 SG사태 당시와 유사하다며 증권사에서 대출 연장을 못해준다고 말했다"며 "M증권사의 경우 지점장이 사무실에 몇 번을 찾아왔고, 회원들에게도 전화해 위험한 종목이니 매도하라고 독촉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카페에서 공부하던 사람들이 따라 던졌을 수도 있지만 나무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저작권자 © 포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