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직장내 괴롭힘' 신고 받고도 뒤늦게 대기발령
'성폭력 사건' 겪고도 여전..서울사옥 투신 사건도 쉬쉬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연합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연합

[포쓰저널=서영길 기자] 포스코 경영진들이 지난해 여직원 성폭력 사건에 이어 또 다시 사내 임원의 비위 사건을 인지하고도 제때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뭉게다가 피해를 키운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이번에 직장내 괴롭힘 가해 당사자로 지목된 임원은 최근 주식 보너스인 '스톡그랜트'로 거액의 ‘가욋돈’도 챙긴 것으로 드러나 이 회사의 윤리 경영이 헛구호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 임원 ㄱ씨는 회사 내 직원 여러 명을 상대로 지난해부터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일삼아 최근 대기발령 조치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회사 측이 직장내 괴롭힘 신고를 받고도 약 한달 동안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아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해자와 피해자 분리조치도 하지 않아 피해자들이 정신적 고통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홀딩스는 언론 보도 등을 통해 관련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자 신고 이후 한 달이 지난 이달 25일에야  ㄱ씨를  대기발령 조치했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직장 내 괴롭힘) 제보를 받아 (피해자와 가해자를) 선분리 조치했고 사내 전문 조사 부서인 감사조직에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조사결과에 따라 추가 조치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최근 포스코그룹 임원들은 '스톡그랜트'를 받았는데 ㄱ씨도 수혜 대상에 포함됐다.

포스코홀딩스는 3월 17일 이사회 결의로 자사주 2만7030주를 계열 임원들에게 무상으로 나눠주기로 결정했다.

최정우 회장을 포함한 임원들은 당일 시가 기준 총 99억4704만원 상당의 ‘셀프 돈잔치’를 벌였다.

최 회장은 1812주의 자사주를 받아 당시 기준으로 6억6682억원을 챙겼다.

ㄱ씨는 약 5천만원 상당의 주식을 받았는데 결과적으로 그의 괴롭힘으로 부하 직원들이 고통을 당하고 있던 시점에 회사는 가욋돈까지 챙겨준 셈이 됐다.

포스코 사측의 사내 피해 사례에 대한 늑장 대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포스코는 지난해 5월 사내 성폭력 사건때도 초기 미온적인 태도로 피해자의 고통을 가중시켰다는 비난을 자초했다.

당시 사측은 피해자의 신고에도 불구하고 가해자에게 감봉 3개월의 솜방망이 징계 처분에 그쳤고 이후 피해자는 오히려 팀에서 따돌림을 받는 등 극심한 고통에 정신과 치료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성추행을 제보해도 피해자가 보호받지도 못했고 되레 왕따를 당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게 피해자 측 주장이다.

포스코 사측은 “성추행 가해 직원들은 현재 2명은 징계면직됐고 2명 대기발령 상태”라며 “대기발령 중인 2명은 경찰조사 결과 무혐의 처분됐지만 검찰 재조사 중으로 결과에 따라 추가 징계를 할 계획”이라고 했다.

지난달 말 광양제철소 직원 칼부림 사건, 이달 초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 직원 투신 사망 사건 등도 아직  명확한 진상 규명이나 대책 수립 없이 어물쩍 넘어가려는 모습이다.

경영진의 책임 회피식 업무처리가 만성화되다시피 하면서 포스코 노조뿐 아니라 창립 원로들까지 최정우 회장 등의 무능을 지적하며 퇴진을 촉구하는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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