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반만에 매장수 4분의 1줄여..2019년 521개에서 올해 392개로
슈퍼·롭스 등 직원도 62% 감축.."가맹점 늘려 외형 키우고 수익성 개선"

이달 17일 폐점한 롯데슈퍼 마켓 999 갈월점. 객단가가 낮아 적자를 내온 점포로 가맹점으로 리뉴얼 오픈한다.  
이달 17일 폐점한 롯데슈퍼 마켓 999 갈월점. 객단가가 낮아 적자를 내온 점포로 가맹점으로 리뉴얼 오픈한다.  

[포쓰저널=서영길 기자] 롯데쇼핑이 상반기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하며 ‘유통명가’의 자존심을 되찾고 있는 가운데, 슈퍼 부문은 약 3년 간의 점포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맥을 못추고 있다.

경쟁 SSM(기업형 슈퍼마켓)들이 코로나19 팬데믹 중에도 점포수를 꾸준히 늘리며 외연을 확장한 반면, 롯데슈퍼는 구조조정이 마무리돼 가는 올 상반기에도 매출은 오히려 뒷걸음질 했고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19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롯데슈퍼는 2019년 521개점에서 올해 7월 기준 392개 점으로 129개점을 줄였다. 전체 점포수의 4분의 1을 없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구조개선과 이익개선을 중시하는 전략 방향에 따라 점포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상품, 재고, 오퍼레이션 등 내부 시스템 개선과 기존점 리뉴얼을 통해 수익성 개선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슈퍼는 △롯데슈퍼 △롯데마켓999 △롯데프리미엄마켓 등을 운영하고 있다. 2019년까지 SSM 빅4(롯데슈퍼·GS더프레시·이마트에브리데이·홈플러스익스프레스) 중 압도적인 매장 수로 시장점유율 1위였지만 현재 GS더프레시가 매장 수 30여 개 차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

연도별 각 SSM 점포수./자료=각 사 
연도별 각 SSM 점포수./자료=각 사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더프레시는 2019년 319개→2020년 320개→2021년 341개→2022년(7월) 358개로 꾸준히 점포수를 늘리고 있다. 

롯데쇼핑은 롯데슈퍼 뿐만 아니라 마트와 롭스 등의 오프라인 매장 수도 축소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2019년 125개에서 112개로 13개 매장을 줄였다. 특히 헬스앤뷰티 브랜드 롭스는 같은 기간 131개에서 20개만 남은 상태다. 

이같은 대대적 점포 정리로 인해 롯데쇼핑 직원 수는 2019년 2만5298명에서 올 상반기 2만678명으로 18.3% 줄었다.

특히 슈퍼·롭스·e커머스 등 롯데쇼핑의 기타 사업부 직원수는 2019년 이후 2년 반만에 무려 62.4%나 감축됐다. 2019년 7341명에서 2020년 5953명(-18.9%), 2021년 5117명(-14%), 올 상반기 4591명(-11.7%)으로 꾸준히 줄었다. 

롯데슈퍼는 앞으로도 점포 수 감축은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백화점과 마트는 폐점 계획이 없지만 슈퍼 부문은 폐점 계획을 아직 정비중에 있다”며 “폐점 직원들은 인근의 다른 점포로 이동발령했고 롭스 직원의 경우 롯데마트 점포로 이동해 근무토록 했다”고 말했다.

◇ 직영 점포수 줄이고 퀵커머스도 축소..'가맹사업'으로 승부수

롯데슈퍼는 2017년 5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이후 2019년 1040억원까지 적자 폭을 키우며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런 이유로 2020년부터 전사 구조조정에 들어가는 등 부진 점포를 중심으로 폐점, 리뉴얼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남창희 롯데슈퍼 대표./사진=롯데쇼핑
남창희 롯데슈퍼 대표./사진=롯데쇼핑

하지만 경쟁사가 꾸준히 점포수를 늘리며 퀵커머스에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급격한 매장 감축은 수익성을 오히려 악화시켰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실적을 공개하지 않는 홈플러스익스프레스를 제외하고 SSM 중 유일하게 롯데슈퍼만 매출과 영업이익이 뒷걸음질쳤다.

롯데슈퍼의 매출은 2020년 1조6570억원에서 2021년 1조4520억원으로 감소한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682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6% 줄었다. 

40억원의 영업손실도 기록했다. 롯데쇼핑이 올 상반기 영업이익 143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06.3% 증가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각 SSM 상반기 실적./자료=각 사 
각 SSM 상반기 실적./자료=각 사 

롯데슈퍼는 경쟁사들과 달리 퀵커머스에서도 발을 빼고 있다. 서울 서초센터와 잠원점, 프리미엄잠실점의 바로배송 서비스를 중단했고 이달에도 경기 김포전원점의 바로배송 서비스를 종료했다.

반면, GS더프레시는 퀵커머스 서비스 ‘요마트’의 배송 거점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퀵커머스 운영 점포수를 5월 41곳에서 지난달에는 324곳으로 늘렸다.

롯데슈퍼는 점포를 확대할수록 물류비 효율이 높아진다는 점에 주목해 상품을 공급할 수 있는 가맹점을 늘려 외형을 키우고 수익성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직영점은 2020년 346개에서 올해 7월 255개로 줄였지만 같은 기간 가맹점은 107개에서 137개로 확대했다.

롯데슈퍼 관계자는 “사업초기 직영 점포 위주였던 구조에서 벗어나 현재 가맹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또 상품 원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해 원가 개선도 진행 중”이라며 “이같은 과정들이 마무리되면 하반기부터는 실적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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