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센터 '글로벌 핀테크 산업의 자금조달 동향 및 전망' 보고서
황원정 "작년 부진했던 지역 및 분야에서 회복세가 두드러질 소지"

핀테크 벤처 자금조달 변화/사진=국제금융센터 '글로벌 핀테크 산업의 자금조달 동향 및 전망' 보고서
핀테크 벤처 자금조달 변화/사진=국제금융센터 '글로벌 핀테크 산업의 자금조달 동향 및 전망' 보고서

[포쓰저널=박소연 기자] 글로벌 핀테크 산업에 대한 벤처캐피탈(VC) 투자가 지난해 40% 이상 감소한 가운데 올해 하반기에는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5일 국제금융센터의 '글로벌 핀테크 산업의 자금조달 동향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핀테크 산업에 대한 글로벌 VC 투자 규모는 354억5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42% 위축됐다. 

조달건수는 2124건으로 35% 감소했다. 

지역별로 보면 남미(-71%)와 EMEA(유럽·중동·아프리카, -62%) 지역이 자금조달 위축을 주도했다. 북미(-27%)와 아시아·태평양 지역(-27%)은 상대적으로 덜 위축됐다. 

지난해 북미 지역의 핀테크 자금조달 규모는 약 170억달러로 전년 대비 27% 감소했다. 다만 여타 지역 대비 감소 폭이 적어 점유율은 증가했다. 

EMEA 지역의 자금조달 규모는 62% 감소했다. 중동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자금조달이 소폭 반등했으나 유럽은 상대적으로 부진이 지속됐다. 

남미 지역의 핀테크 자금조달 규모는 71% 줄었다.  

핀테크 분야별 자금조달 변화 및 순위/국제금융센터 '글로벌 핀테크 산업의 자금조달 동향 및 전망' 보고서

분야별로 보면 투자·자본시장(-72%), 뱅킹 기술(-62%)부문에서 자금조달이 크게 위축됐다. 

투자 및 자본시장 부문은 가상자산 친화은행들의 폐쇄로 투자 어플 및 디지털자산 거래소 등이 자금 유치에 난항을 겪으면서 자금조달이 가장 큰 폭(40억달러, -72%)으로 감소했다. 

뱅킹 기술 부문은 디지털 전문은행들의 현금소진 심화 등으로 자금조달 규모가 전년 대비 62% 감소하며 투자·자본시장 부문에 이어 두 번째로 크게 위축됐다. 

디지털 대출 부문의 자금조달 규모는 신용 둔화 및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40% 감소했다. 

결제 부문 자금조달은 140억달러(전년비 -26%)로 핀테크 전체 자금조달의 40%를 차지했다. 

보험기술 부문은 자금조달 규모가 타 분야 대비 상대적으로 완만하게 감소(-27%)하면서 2022년 5위에어 2023년 3위로 순위가 두 계단 상승했다. 

보고서를 쓴 황원정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은  "올해 지정학적 리스크 및 인공지능(AI) 버블 붕괴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주요국 금리 하락 및 AI 기술의 지속적 성장이 글로벌 핀테크 산업의 자금조달 확대를 지지할 전망"이라며 "하반기부터 반등이 예상되며 작년 부진했던 지역 및 분야에서 회복세가 두드러질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자금 조달이 위축되는 속도가 둔화됐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기 어렵겠으나 하반기에는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핀테크를 포함해 모든 산업에 즉시 투자될 수 있는 대기 투자자금 규모는 지난해 말 5666억달러로 충분하다는 것이다. 

대기 투자자금의 급증이 반드시 투자 확대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며 다른 사업에 투자될 여지도 있으나 많은 VC가 핀테크 최우선 펀드를 구성하고 있다는 점은 투자 규모 반등에 긍정적 요소로 제시됐다. 

핀테크 전문 VC인 QED의 나이젤 모리스(Nigel Morris)는 글로벌 핀테크에 대한 VC 자금조달 건수가 올해 안정세를 보이다 약 26% 상승하며 2019년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황 책임연구원은 지난해 투자가 부진했던 남미, 유럽과 투자·자본시장, 뱅킹 기술 등의 분야에서 뚜렷한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투자가 증가한다해도 지속가능한 수익을 입증하지 못하는 업체는 이같은 흐름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제시됐다. 

황 책임연구원은 "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익창출 경로를 제시하지 못하는 핀테크 업체들은 투자 유치 및 생존이 어려워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VC의 투자 및 회수 결정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지속가능한 수익성 및 경쟁 우위를 입증하지 못하는 기업들은 생존이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QED의 로라 복(Laura Bock)은 올해 3분기까지 핀테크의 53%가 추가 자금조달 또는 엑시트에 실패할 경우 현금고갈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했다. 

황 책임연구원은 "사용량 기반의 수익 모델보다는 구독료 등 반복매출 모델을 보유한 스타트업에 대한 선호가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코너스톤 어드바이저(Conerstone Advisors)에 따르면 21-55세의 미국인 소비자들 중 40%가 매달 구독료를 내고 핀테크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AI 열풍에 대해서는 위기이자 기회가 될 수 있음이 강조됐다. 

황 책임연구원은 "AI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핀테크로 유입되는 자금을 축소시키는 요인이기도 하지만 동 기술을 도입한 핀테크에 대한 주된 투자 고려 요인으로도 작용한다"고 했다. 

지난해 AI 부문은 6년 만에 처음으로 핀테크보다 더 맣은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해 최대 투자규모를 기록한 오픈(Open)AI(100억달러)를 포함해 AI스타트업들은 약 500억달러를 조달했다. 

황 책임연구원은 "AI 스타트업 뿐만 아니라 핀테크 업체들 중에서도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곳에 대한 투자가 상대적으로 활발했으며 올해도 동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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