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뇌 질환 조기 진단·진행 경과, 치료 효과 모니터링 가능"

기초과학연구원(IBS) 뇌과학 이미징 연구단 김성기 단장 연구팀이 개발한 혈류 측정 시스템 구성도 및 질소-마취 가스공급 패러다임에 의한 MRI 신호 변화 추이. (A) 휘발성 마취제가 공급된 쥐를 위해 특별히 설계된 가스공급 시스템이다. 가스공급은 마취제가 포함된 의료용 가스와 저산소 가스 사이를 전환하는 TTL(Transistor-Transistor Logic) 신호를 사용해 MRI와 동기화된다. 가스는 쥐의 코에 맞는 입구 2개와 음압 출구 1개가 있는 노즈콘을 통해 전달된다. (B) 가스 자극을 위한 블록 설계이며, (C) 가스 자극에 의한 MRI 신호 변화를 나타내는 그림이다. /기초과학연구원
기초과학연구원(IBS) 뇌과학 이미징 연구단 김성기 단장 연구팀이 개발한 혈류 측정 시스템 구성도 및 질소-마취 가스공급 패러다임에 의한 MRI 신호 변화 추이. (A) 휘발성 마취제가 공급된 쥐를 위해 특별히 설계된 가스공급 시스템이다. 가스공급은 마취제가 포함된 의료용 가스와 저산소 가스 사이를 전환하는 TTL(Transistor-Transistor Logic) 신호를 사용해 MRI와 동기화된다. 가스는 쥐의 코에 맞는 입구 2개와 음압 출구 1개가 있는 노즈콘을 통해 전달된다. (B) 가스 자극을 위한 블록 설계이며, (C) 가스 자극에 의한 MRI 신호 변화를 나타내는 그림이다. /기초과학연구원

[포쓰저널] 조형제나 방사성 화합물을 쓰지 않고도 저산소 상태를 유도해 혈액의 흐름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산소와 결합하지 않으면 일시적으로 늘어나는 단백질의 변화를 측정하는 방식인데 질환의 조기진단이나 진행 경과, 치료 효과 모니터링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기대된다.

20일 기초과학연구원(IBS)에 따르면 뇌과학 이미징 연구단 김성기 단장(성균관대 글로벌바이오 메디컬공학과 석좌교수) 연구팀은 일시적인 저산소 상태를 유도해 조직과 장기에 공급되는 혈액의 흐름, 즉 혈류를 측정하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뇌 혈류는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뇌의 노폐물을 제거하고 산소 및 영양분을 전달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뇌질환의 바이오마커 역할을 한다. 

자기공명영상(MRI), 양전자방출 단층촬영(PET), 컴퓨터단층촬영(CT)과 같은 혈류 측정 방법은 방사성 화합물, 조영제 등 외인성 추적자가 필요하다.

하지만 방사선 노출이나 조영제 허용치 등의 한계로 인해 반복적인 촬영이 어려웠다. 

연구팀은 체내에 존재하는 단백질 '디옥시헤모글로빈(dHb)'에 주목했다. 

dHb은 산소와 결합하지 않는 헤모글로빈으로, 산소가 부족해지면 농도가 일시적으로 높아지는 특성을 갖고 있다.  dHb가 자성을 띠어 혈류 측정에 이용되는 MRI 신호 변화량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흡입마취 상태인 쥐 모델에 질소가스를 5초 동안 노출해 저산소 상태를 유도하고, 발생한 MRI 신호 변화를 통해 혈류를 측정할 때 혈류지표인 뇌혈류용적(CBV)과 뇌혈류량(CBF)를 측정했다. 

이 방법은 MRI 신호 검출 민감도를 높여 더욱 정확한 혈류 측정을 가능하게 했다. 

일시적인 저산소 상태는 수 초간 숨을 참는 것이나 다름없어 실험 쥐에 미치는 생리학적 영향이 미미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시스템은 흡입마취제뿐만 아니라 주사용 마취제를 투여한 쥐 모델에서도 질소가스를 성공적으로 전달하고 뇌 혈류를 정량적으로 측정했다. 

이는 기존방법에 비해 비침습적이고, 신호 감도가 높아 작은 MRI 신호 변화도 민감하게 측정 가능하다는 의미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 방법은 단기간에 반복 측정할 수 있어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고, 뇌 조직뿐 아니라 온몸에 걸쳐 발생하는 허혈성 질환, 암 질환 등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치료약물 투여 전후의 변화도 측정할 수 있어, 전임상·임상 약효 유효성 평가에도 활용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김 단장은 "혈류지표의 측정은 치매, 뇌종양 등 다양한 뇌질환의 조기진단 및 진행 경과, 치료 효과의 모니터링에 중요하다"면서 "향후 사람에게도 적용 가능한 혈류 측정 방법의 개발이 기대된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온라인판에 지난달 28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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