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큐브 확률 조정 당시 관련 정보 공개 법적 의무 없어"
게임 유저 7천명, 소비자보호원 분쟁조정·집단소송 참여

제주 제주시 넥슨컴퓨터박물관 외벽에 메이플스토리 20주년을 기념한 아트워크가 그려져있다./사진=넥슨
제주 제주시 넥슨컴퓨터박물관 외벽에 메이플스토리 20주년을 기념한 아트워크가 그려져있다./사진=넥슨

[포쓰저널=문기수 기자] 아이템 확률을 조작했다는 이유로 11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넥슨이 정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넥슨코리아는 지난달 8일 서울고등법원에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분이 잘못됐다며 시정명령 등 처분 취소청구 소송을 냈다.

공정위 제재에 대한 재판은 고법과 대법원, 2심제로 운영된다. 

소송은 서울고등법원 제6-3행정부에 배당됐다. 소송기일은 정해지지 않았다.

앞서 공정위는 1월 넥슨코리아에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법률' 위반 기업 중 최대 규모 수준인 116억42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넥슨이 메이플스토리를 운영하면서 이용자들의 캐릭터가 보유한 장비의 능력을 강화할수 있는 ‘큐브’를 판매하면서 확률정보를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넥슨은 큐브를 사용하면 인기옵션과 비인기 옵션이 나오는데 인기옵션은 잘 나오지 않도록 확률을 조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상위 선호 옵션인 ‘보보보’와 ‘방방방’ 등은 아예 출현하지 않도록 설정하고 이를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았다.

넥슨은 2010년 5월부터 메이플스토리에 큐브를 도입해 판매해왔다.

큐브는 메이플스토리 전체 매출액의 약 30%를 차지하는 주요 매출원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넥슨이 2021년 3월 공개한 큐브의 누적 매출액은 5500억원에 달했다.

공정위는 넥슨의 행위가 전자상거래법 상의 '거짓된 사실을 알리거나 기만적 방법을 사용해 소비자를 유인하거나 소비자와 거래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과징금 처분 당시 넥슨은 "2021년 메이플스토리에 관한 확률 문제가 제기됐고, 공정위가 3년간 조사 끝에 결과를 발표하게 됐다"며 "이번 사안은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에 대한 고지 의무가 없었던 2016년 이전의 일로 현재의 서비스와는 무관한 사안"이라고 항변했다.

법정에서도 넥슨은 과거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에 대한 고지의무가 없었던 점을 적극적으로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관련 제도의 유무와 상관없이 넥슨이 전자상거래법을 위반했기 때문에 과징금 처분을 내렸다는 부분을 적극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위의 과징금 처분이후 메이플스토리 이용자들은 한국소비자원의 집단분쟁조정과 민사소송을 통해 큐브의 확률정보 미공개로 인한 피해를 보상받기를 원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현재 5826명의 소비자들이 집단분쟁조정에 참여하겠다고 신청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집단분쟁조정 개시를 위한 심사를 진행중이며 이르면 5월 늦어도 6월에는 분쟁조정 개시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했다.

집단 민사소송에는 약 1110명의 이용자들이 참여했거나, 참여하기를 원하고 있다.

이철우 게임전문 변호사 겸 게임이용자협회 회장이 대리인으로 진행하는 소송과 이길우 법무법인 LKS 변호사가 소송 총 2건이 있다.

이철우 변호사가 대리인으로 참여하는 수원지법 성남지원에 제기된 손해배상 및 환불 청구 소송에는 현재까지 총 717명의 메이플 이용자가 원고로 참여한다. 소가는 총 4억6000만원이다.

이길우 변호사가 참여하는 소송에는 393명이 참여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 변호사는 소장 작성을 위한 조사를 진행중인 상태다.

큐브 환불 단체소송은 앞서 진행중인 메이플스토리 큐브 환불 민사소송 결과에 영향 받을 것으로 보인다.

2021년 메이플스토리 이용자 김준성씨는 법원에 넥슨의 큐브 확률조작 때문에 입은 피해(큐브 구매 금액)를 보상해달라“라며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앞으로 진행될 민사소송에 영향을 끼칠것으로 예상되는 메이플스토리 큐브 환불소송은 2심에서 원고(메이플스토리 이용자 김준성씨) 일부 승소 판결이 났고, 대법원에 사건이 계류된 상태다.

1심은 김씨가 패소했지만, 2심에서는 청구금액 중 5%에 해당하는 57만원을 김씨에게 돌려주라는 판결이 나왔다.

2심 재판부는 공정위와 마찬가지로 넥슨이 아이템의 당첨확률을 변경하고도 제대로 고지하지 않은 점을 '적극적인 기망행위'라고 판단했다.

2심을 맡은 수원지방법원 4-3민사부는 판결문을 통해 "피고(넥슨코리아)가 큐브아이템을 통해 생성되는 수많은 잠재옵션 조합 중 유독 이용가치 내지 선호도가 높은 극히 일부의 잠재 옵션 조항인 이사건 옵션조합의 생성만을 차단하고도 장기간 이를 공지하지 아니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련의 행위는 단순한 부작위 내지는 침묵이 아니라 이 사건 게임(메이플스토리) 이용자들로 하여금 이사건 옵션조합(보보 등 선호도 상위 3종 옵션)이 가능하다는 그릇된 관념을 갖도록 하고 나아가 확률형 아이템에 거래에 필연적으로 수반될 수밖에 없는 폐단인 일부 이용자들의 사행심리 내지 매몰비용에 대한 집착 등을 유도·자극·방치한 의도적이고 적극적인 기망행위"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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