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령·투자경험·목적 등에 따라 배상액 차별"

2024년 2월 28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연구기관장과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024년 2월 28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연구기관장과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포쓰저널=김지훈 기자]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관련 책임분담 배상 비율이 연령이나 투자경험·목적 등에 따라 0~100% 차등으로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책임분담 기준안은 11일 발표될 예정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연령층, 투자 경험, 투자 목적, 창구에서 어떤 설명을 들었는지 등 수십 가지 요소를 매트릭스에 반영해 어떤 경우에 소비자가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하고, 어떤 경우 은행·증권사가 책임져야 하는지 정리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홍콩 ELS는 판매 잔액이 19조원이다. 증권사에서 많이 팔렸을 것 같지만 15조원 정도가 은행에서 팔렸다"며 "상식적으로 볼 때 판매 창구에서 주는 선입견도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복잡한 구조의 파생상품임에도 은행권에서 유독 많이 팔린 점을 두고 불완전판매 소지를 높게 평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투자자들이 원금 100% 배상을 요구하는 것과 관련해선 "사실상 의사결정을 하기 어려운 분들을 상대로 이런 상품을 판 경우가 있을 수 있다"며 "그런 경우에는 해당 법률 행위 자체에 대한 취소 사유가 될 여지가 있기 때문에 그런 경우에는 100% 내지는 그에 준하는 배상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의 자기 책임 원칙에 따라 "아예 배상이 안 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괄 배상안에 대한 질문에는 "과거엔 저희가 경험이 많이 쌓여있지 않을 때는 '20% 배상하라'는 등 일률적으로 배상하라고 했지만 이번에는 준비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20년 가까이 판매된 ELS의 손실률을 의도적으로 누락하고 2007~2008년 금융위기 시기를 제외한 10년치만 계산해 손실률이 0%에 가깝다고 제시한 불완전판매 사례도 거론했다.

이 원장은 "10년으로 기간을 짧게 잡으면 금융위기 기간이 빠지면서 사실상 손실률이 0% 가깝게 수렴을 한다"며 "(과거 손실률을) 누락한 건 의도를 갖지 않고서는 그렇게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홍콩 ELS 판매 금융사에 대한 현장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11일 책임분담 기준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 원장은 "다음주 월요일(11일) 정도에 기준안을 공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이 원장은 책임분담 기준안 발표 시점과 관련해 "다음 주 주말(3월 9일·10일) 전후를 크게 넘기지 않은 시점에 준비한 내용을 설명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현재까지 기준안 초안까지 마련된 것으로 전해졌으나, 세부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ELS는 개별 주식·지수가 일정 구간 안에 머무르면 정해진 수익을 지급하는 파생상품이다.

홍콩H지수는 텐센트, 알리바바 등 중국 본토 유망 기업 중 홍콩증시에 상장된 종목들을 묶어 산출한 주가지수다.

2021년 2월 1만2000대였던 홍콩H지수는 이날 오전 기준 5570대를 기록하는 등 반토막이 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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