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CH 연구팀 "환자 맞춤형 치료법 개발에 적용"
AI가 암세포와 면역세포 간 네트워크 분석해 면역 반응 예측

세포 간 통신 네트워크에 기반한 면역항암제 치료 반응을 예측하기 위한 인공지능(AI) 개발 모식도. /포항공과대학교
세포 간 통신 네트워크에 기반한 면역항암제 치료 반응을 예측하기 위한 인공지능(AI) 개발 모식도. /포항공과대학교

[포쓰저널] 세포와 세포간 소통을 학습한 인공지능(AI)이 항암면역치료 효과를 예측할 수 있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암세포와 면역세포 간 네트워크를 분석해 환자의 면역 반응을 예측하는 기계학습 모델을 개발한 것으로, 환자별 맞춤 치료법을 찾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8일 포항공과대학교(POSTECH)에 따르면 이 대학 생명과학과·융합대학원 김상욱 교수, 생명과학과 이주훈 박사 연구팀은 세포와 세포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을 학습시킨 AI으로 면역 항암 치료의 약물 반응성을 예측하는 데 성공했다.

자가면역질환은 면역세포가 암세포와 정상 세포를 제대로 식별하지 못할 때 발생한다. 몸 속 면역관문은 이를 방지하고, 자체 조직에 대한 공격을 제어한다. 

암세포는 종종 이 면역관문을 악용해 면역세포의 공격을 피할 수 있다.

때문에 최근에는 면역 시스템을 활성화하는 '면역 관문 억제제(ICI)'를 사용한 항암 치료가 각광받고 있다.

다만 환자마다 유전적·환경적 요인이 다르고 종양 특성이 다양해 실제 하나의 ICI에 반응하는 환자는 3분의 1도 되지 않는다. 

효율적인 항암 치료뿐 아니라 효과가 없는 환자를 위한 새로운 치료 전략을 세우려면 이 반응을 예측해야 한다.

연구팀은 2022년 세포 안에서 일어나는 단백질 간 상호작용을 컴퓨터에 학습시켜 면역 항암 치료 효과를 예측하는 AI 모델을 만들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한 단계 더 나아가 세포 밖에서 일어나는 세포 간 네트워크를 학습하는 AI을 개발해 환자의 반응을 예측하는 데 성공했다. 

사람들이 SNS를 통해 서로 소통하듯이 암세포와 면역세포 간 네트워크를 분석해 ICI에 대한 환자 반응성을 예측하는 기계 학습 모델을 만든 것이다.

이 모델은 흑색종·위암·폐암·방광암 등 4개의 종양 세포를 가진 700명의 환자 샘플 분석에서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 

ICI에 대한 반응 여부와 내성과 관련된 핵심 통신 경로를 확인하고, 이를 담당하는 수·송신 세포를 찾는 데도 성공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환자별 치료 전략을 세워 맞춤형 면역 항암 치료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세포 간 통신 네트워크는 면역계가 움직이는 기본 원리로 다른 면역 질환에서도 환자 맞춤형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적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이번 연구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회사인 이뮤노바이옴과의 공동으로 진행됐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지난달 31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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