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의료진, 임상 의사결정 지원 시스템 개발
"진단 분야에 국한됐던 AI을 치료영역으로 확장"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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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쓰저널] 간암 환자에게 최적의 치료법을 찾아주는 인공지능(AI) 기술이 개발됐다.

간암 진단을 받은 환자들의 데이터를 학습한 AI가 각 환자의 적합한 치료 방법을 제안하는 것으로, 의료진의 간암 치료방향 결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12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 소화기내과 김강모 교수·융합의학과 김남국 교수 연구팀은 AI으로 간암 환자별 치료 방법을 제안하고 생존율을 예측하는 '임상 의사결정 지원 시스템'(CDSS)을 개발했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체 암 사망자 중 간암 사망자의 비중은 12.2%로, 폐암(22.3%)에 이어 2번째로 높다.

진단받은 환자의 대부분이 B형 혹은 C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간질환을 앓고 있고 이 중 80% 이상이 간경변증을 가지고 있다. 

종양의 위치나 크기, 전이여부 뿐 아니라 잔존 간 기능 등 고려할 요소가 많다. 치료 방법도 수술, 색전술, 고주파 열치료, 방사선 치료, 항암 치료 등 다양하고 복잡해 치료 방향 설정과 생존율 예측이 매우 어렵다. 

CDSS는 개별 환자가 병원별로 어떤 치료를 받을 가능성이 높은지 예측하고 그 치료를 받은 이후의 생존율을 예측하는 시스템이다.

서울아산병원·고대구로병원·분당서울대병원·삼성서울병원·서울대병원·서울성모병원·세브란스병원·인하대병원·중앙대병원 등 국내 9개 병원에서 2010~2012년 간세포암을 진단받고 치료를 받은 환자 2685명의 기본 임상정보, 암 진단 후 처음 받은 치료의 종류, 치료 이후의 생존 데이터 등을 수집해 병원별로 나눠 AI을 학습시켰다. 

연구 결과, 치료 예측 정확도는 서울아산병원 내부 및 외부 데이터셋에서 각각 87.27% 및 86.06%로 집계됐다.

생존 예측 정확도도 각각 91.89%와 86.48%로 높은 진단성능을 보였다. 

김남국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진단 분야에만 적용되는 AI을 치료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음을 증명한 것으로, 치료 방향 설정이 어려운 간암환자에서 병원별 특성을 고려한 데이터 기반 임상 의사결정 시스템이 가능해졌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김강모 교수는 "간암은 내과, 외과, 방사선 종양학과, 영상의학과 등 여러 과가 긴밀하게 협력해서 치료방향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적의 치료방법 제안과 생존율을 예측한 이 프로그램이 각 병원 인프라와 연결되고 인허가 과정을 거친다면 실제 현장에서 참고할 수 있는 자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연구 결과는 '네이처 파트너 저널 디지털 메디신'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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