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판매사 10곳도 이달 중 현장검사 예정
전체 판매액 19.3조...올해 만기 15.2조

홍콩H지수 연계 ELS(주가연계증권)에서 2024년 상반기 대규모 손실 가능성이 불거진 가운데 2023년 12월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홍콩지수 ELS 피해자들이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
홍콩H지수 연계 ELS(주가연계증권)에서 2024년 상반기 대규모 손실 가능성이 불거진 가운데 2023년 12월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홍콩지수 ELS 피해자들이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

[포쓰저널] 금융감독원이 8일 홍콩차이나기업(H)지수 연계 파생결합증권(ELS) 주요 판매 은행·증권사 12곳에 대한 현장검사에 착수했다.

업권별 최대 판매사인 KB국민은행과 한국투자증권을 시작으로 이달 중 여타 10개사에 대해 검사를 진행한다.

해당 ELS는 이달부터 만기가 도래하며 투자자 손실이 가시화되고 있다. 금감원이 밝힌 전체 판매액은 19조3000억원으로, 이중 15조4000억원이 올해 만기 도래액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ELS 주요 판매사 12곳은 은행 5곳과 증권사 7곳이다. 은행은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NH농협은행 △SC제일은행이다.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 △신한투자증권이다.

판매 잔액은 총 19조3000억원이다. 이중 △은행 15조9000억원(24만8000계좌) △증권은 3조4000억원(15만5000계좌)다.

은행의 경우,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오기형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민은행이 8조1199억원으로 가장 많다. 

이어 △신한은행(2조3624억원) △농협은행(2조556억원) △하나은행(2조681억원) △SC제일은행(1조2000억원) 순이다.

금감원이 집계한 전체 판매 잔액 중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액수는 15조4000억원으로 전체 잔액의 79.6%를 차지하고 있다. 

분기별로는 △1분기 3조9000억원 △2분기 6조3000억원 △3분기 3조1000억원 △4분기 2조1000억원이다. 올해 만기 도래액 중 절반 이상이 상반기에 집중됐다.

금감원은 현장검사를 통해 H지수 ELS 판매와 관련한 금융사의 불완전판매 등 위법사항을 확인하는 대로 엄중히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은행권은 2019년 DLF(파생결합펀드) 등 사모펀드 사태 이후 투자자 보호를 전제로 ELS 같은 고난도 금융상품의 신탁판매 허용을 요청했던 점을 고려해 고객 이익을 고려하지 않은 영업 행태로 인한 위법 사항이 확인될 경우 엄중히 조치한다는 계획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11~12월 이들 12개사의 H지수 ELS 판매실태 등 점검을 위해 현장·서면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조사 결과, 일부 판매사에서 △ELS 판매한도 관리 미흡 △핵심성과지표(KPI)상 고위험·고난도 ELS 상품 판매 드라이브 정책 △계약서류 미보관 등 전반적인 관리체계상 적지 않은 문제점이 발견됐다.

ELS 상품 가입자들은 원금 전액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홍콩지수 ELS 피해자 모임은 지난달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감원 앞에서 집회를 열고 "불완전판매로 인해 피해자들이 입은 피해 금액에 대해 원금 전액을 보상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은행이) ELS 가입 시 홍콩 지수가 2016년 녹인(knock-in·손실 발생 구간)을 찍은 적이 있는 위험한 상품임을 알고 있었음에도 고의로 고객들에게 설명하지 않는 등 금융소비자보호법을 어기고 부당하게 권유했다"고 주장했다. 

ELS는 개별 주식·지수가 일정 구간 안에 머무르면 정해진 수익을 지급하는 파생상품이다.

H지수는 텐센트, 알리바바 등 중국 본토 유망 기업 중 홍콩증시에 상장된 종목들을 묶어 산출한 주가지수다. 2021년 2월 1만2000대였던 H지수는 이날 오전 기준 5511대를 기록하는 등 반토막이 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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