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금융정의연대 회원 등이 2022년 6월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의 계약 취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금융정의연대 회원 등이 2022년 6월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의 계약 취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

[포쓰저널=박소연 기자]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가 일어난 '이탈리아헬스케어 펀드' 판매를 주도한 전 하나은행 직원이 1심에서 징역 9년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명재권 부장판사)는 19일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수재 등)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신모 전 하나은행 차장에게 징역 9년과 벌금 2억원을 선고하고 추징금 5775만원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범행 피해액이 1100억원 이상으로 실로 대단히 큰 규모고, 증권 등 전문직 종사자로서 범행 수법이 매우 불량하다"며 "피해자들이 각자 수십억원 내지 수억원의 큰 피해를 입었고 이로 인한 고통도 커 보임에도 피해 회복이 온전히 이뤄지지 않았고 피고인은 피해 회복을 위해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피해가 확대된 것은 오로지 피고인의 범행 때문만은 아니고 자산운용사의 부실과 하나은행의 관리·감독 해태 등이 병합돼 발생한 점, 피고인이 직접 범행으로 취득한 금원은 없는 점, 피해액 중 810억원이 하나은행에 의해 회복된 점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신씨는 2017년 10월부터 2019년 9월까지 하나은행 투자상품부에 근무하며 투자자들에게 펀드의 위험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해외 펀드 브로커 최모씨로부터 영국 브릿지론 펀드를 하나은행에서 팔 수 있게 해준 대가로 금품 1억원 가량을 수수한 혐의도 있다.

신씨는 2019년 9월 퇴사 후 싱가포르로 출국했다가 체포영장이 발부되고 여권이 무효가 되자 지난해 12월 자진 귀국해 체포됐다. 

이탈리아헬스케어 펀드는 이탈리아 병원들이 현지 지방정부에 청구할 진료비 매출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하나은행은 이 펀드를 2017~2019년 약 1500억원 어치 판매했다. 

해당 펀드는 상환 연기, 조기상환 실패가 발생했고 2020년 환매가 중단됐다. 피해자는 390여명, 피해액은 1100억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펀드 피해자들은 2020년 7월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 판매사인 하나은행과 자산운용사 7곳(JB자산운용·브이아이자산운용·아름드리자산운용·현대자산운용·포트코리아 자산운용 등), 총수익스와프(TRS) 증권사 3곳(KB증권·NH투자증권·신한금융투자) 및 그 임직원 등을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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