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기술硏 "복합 전해질 소재 개발"
고체전해질 함량 30%→80% 향상
"이온전도성·안정성 대폭 강화"
에이에스이티에 1차 기술이전 완료

고성능 산화물 기반 전고체 전지를 개발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연구팀. 김대일 책임연구원(앞줄 왼쪽)과 장보윤 책임연구원(앞줄 오른쪽)./사진=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고성능 산화물 기반 전고체 전지를 개발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연구팀. 김대일 책임연구원(앞줄 왼쪽)과 장보윤 책임연구원(앞줄 오른쪽)./사진=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포쓰저널=서영길 기자] 차세대 배터리 기술 선점을 위한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기존 삼원계 2차전지의 에너지밀도를 뛰어넘는 전고체 배터리의 핵심 소재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화재 위험성을 해소하고 높은 에너지밀도를 통해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어 '꿈의 배터리'로 불린다.

21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에너지저장연구단 장보윤 책임연구원 연구진이 상온에서도 높은 이온전도성을 가진 전고체 전지용 ‘복합 고체전해질’ 개발에 성공했다.

복합 고체전해질은 고체전해질을 단독으로 사용하지 않고 두 가지 이상의 고체 전해질 소재를 혼합해 고체전해질 각각의 단점을 보완, 성능을 향상시킨 소재다.

연구진이 개발한 복합 고체전해질은 국내 최초로 기존 산화물계 고체전해질의 함량 한계인 30%를 80%까지 높여 이온전도성과 안정성을 대폭 끌어올렸다.

고분자를 바인더로 활용해 소재 간 결착력과 안정성도 높였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들이 개발한 복합 고체전해질은 특수하게 설계된 적층형 고분자-산화물 복합전해질이다.

산화물 고체전해질이 80% 함유된 중간층과 이온전도성 첨가제를 함유한 고이온전도성 고분자 전해질이 위·아래층으로 있는 3층 샌드위치 구조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장보윤 책임연구원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의 개념도./자료=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장보윤 책임연구원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의 개념도./자료=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샌드위치 구조를 통해 양극과 음극이 맞닿은 부분의 저항은 획기적으로 줄이고 고함량의 고체전해질은 이온전도성을 10배 이상 향상시켜 우수한 성능을 발현한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복합 고체전해질에 적용된 고분자 전해질의 유연한 특성은 강도가 약해 얇게 만들기 어려웠던 산화물계 고체전해질의 한계를 극복하고 대량 양산의 가능성도 열었다.

복합 고체전해질을 적용한 전고체 전지는 기존 상용 이차전지의 에너지밀도 한계(300Wh/kg)를 뛰어넘는 성능(310 Wh/kg)을 나타냈다.

연구진은 또 전지를 구부리거나 잘라도 안정적으로 구동돼 발화나 폭발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 것도 확인했다.

연구진은 해당 기술을 전고체 전지 스타트업인 에이에스이티에 1차 기술이전을 완료했다.

에이에스이티는 이 기술을 바탕으로 전기차용 전고체 전지를 2026년까지 상용화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기본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고 기술이전 1건, 특허 등록과 출원 12건, SCI급 학술지 4건 게재 등의 성과를 달성했다.

연구책임자인 장보윤 박사는 “황화수소 발생 가능성이 있는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의 대기업 중심 개발 추세에서 출연연(정부출연연구기관) 주도로 안전하고 우수한 산화물계 고체 전해질 기술개발과 사업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 큰 의의가 있다”며 “기존 한계를 극복하는 배터리 소재 확보를 통해 전기자동차 시장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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