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
"후쿠시마 오염수 보관 비용 지원하자
민생 경제 위해 추경 35조원 편성 추진"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9일 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2023.6.19/연합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9일 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2023.6.19/연합

 

[포쓰저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등에 대응한 국회의원의 불체포 특권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의 핵오염수 방류 문제와 관련해서 "국제사회와 함께 보관 비용을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민생과 경제회복을 위해 35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편성 추진 방침도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지난 1년, 거대하고 지속적인 퇴행을 겪었다. 새 정부 출범 1년 만에 '눈 떠보니 후진국'이라는 말이 유행하게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 1년 대통령은 야당과 한 번도 만나지 않았다"면서 "압수수색, 구속기소, 정쟁에만 몰두하는 윤석열 정권을 두고 '압·구·정' 정권이라는 비난이 결코 이상해 보이지 않는다"고 정부를 직격했다.

이어 "헌법 가치를 수호하고 국민 인권을 보호해야 할 검찰은 '우리' 대통령을 지킨다며 국민을 향해 쉼 없이 칼을 휘두른다. 완장 찬 감사원은 헌법상 독립기관인 권익위와 선관위를 무릎 꿇리려고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며 "검경의 구둣발은 제1야당 당사도 국회 사무처도 언론기관도 가리지 않는다"고 쏘아붙였다.

이 대표는 대장동 개발 의혹 등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를 가리켜 "취임 1년이 넘도록 검경을 총동원해서 없는 죄를 만드느라 관련자들 회유 협박에 국가 역량을 소진하고 있다"며 "자신들의 무능과 비리는 숨기고 오직 상대에게만 사정 칼날을 휘두르면서 방탄 프레임에 가두는 것이 바로 집권여당의 유일한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저를 겨냥해서 300번도 넘게 압수수색을 해온 검찰이 성남시와 경기도의 전현직 공직자들을 투망식으로 전수조사하고 강도 높은 추가 압수수색을 계속하고 있다"며 "이재명을 다시 포토라인에 세우고 체포동의안으로 민주당의 갈등과 균열을 노리는 것인가, 그렇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 그 빌미마저 주지 않겠다. 저를 향한 저들의 시도를 용인하지 않겠다"며 "저에 대한 정치 수사에 대해서 불체포 권리를 포기하겠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소환한다면 10번 아니라 100번이라도 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제 발로 출석해서 영장실질심사 받고 검찰의 무도함을 밝히겠다"며 "압수수색, 구속기소, 정쟁만 일삼는 무도한 압구정 정권의 그 실상을 국민들께 드러내겠다"고 강조했다.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핵 오염수 방류 문제와 관련해선 "비용이 문제라면 방류를 반대하는 국제사회와 함께 보관 비용을 지원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면서 "부당하지만 그것이 천문학적인 방류 피해를 피하는 현실적인 방법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대(對) 중국 외교에 대해선 "경제의 조속한 안정과 회복을 위해 중국과의 공급망 협력 체계를 꼼꼼하게 다시 챙겨가야 한다"며 "점증하는 북한 도발에 대비해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를 위한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대응에도 함께할 일이 많다"고 했다.

이 대표는 "글로벌 무한경쟁 시대의 외교는 국익을 최우선으로 한 '전략적 자율 외교'로 전환해야 한다"며 "이념·진영 중심의 '맹목적 편향 외교'는 결코 답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경제정책과 관련해 "민생과 경제회복을 위해 35조원 규모의 추경 편성을 추진하겠다"면서 중소기업 자영업자 이자 등에 12조원, 에너지 물가지원금 및 지역화폐예산 증액 등에 11조원, 미분양 주택 매입·공공임대 전환 및 전세보증금 이자지원 등에 7조원, 재생에너지 인프라 등에 4조4천억원 등을 언급했다.

그는 "현재의 경제침체상황과 국민의 고충, 재정운용의 효율성을 고려한다면 국채를 다소 늘려서라도 재정이 경제회복을 위한 역할을 해야 할 때"라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이제 복지사회를 넘어 기본적 삶이 보장되는 '기본사회'로 나아가야 한다"며 "부분적 단계적으로 기본소득을 시행하고 확대해 가며 국민의 실질소득을 늘리고, 삶의 질을 높여나가야 한다"고도 했다.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해서는 "정부의 제1 소명은 국민을 편안하게 하는 것인데, 이 정권은 힘없는 국민들에게 매일같이 죄를 묻는다"며 "​대통령이 말하는 ‘우리 국민’에는 정부와 생각이 다른 노조, 시민단체, 국민은 포함되지 않는 것 같다"고 힐난했다.

​그는 "오늘은 양회동씨가 삶을 등진 지 49일째 되는 날이다.
노동자의 권리를 위해서 싸워왔던 자신을 공갈협박범으로 몬 정부를 용납할 수 없다면서,구속심사 직전에 자신의 생명을 던졌다"며 "하지만 정부 누구도 이 죽음에 대해 반성하거나 책임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언론 정책과 관련해선 이 대표는 "제4의 권력이라는 언론 상황도 예외가 아니다"며 "감사원이 1년 내내 감사하고, 망신을 준 것도 모자라서, 임기 두 달도 안 남은 방송통신위원장을 굳이 해임했다"고 했다.

​이어 "그 자리에 MB(이명박) 정권의 ‘언론탄압 선봉장’이자,‘언론장악 기술자’를 앉히려고 한다"며 "드라마 ‘더 글로리’에 버금가는 학폭 사건인데,이 정부의 인사검증 시스템에선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다"고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내정설을 비판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권은 마치 오늘만 사는 것처럼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르고, 민주주의를 질식시키고 있다"면서 "삼권분립은 무너지고 입법, 사법, 행정 간의 견제와 균형은 제 교과서에나 있는 말이 되고 말았다"고 질책했다.

정부의 대일 외교 정책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미쓰비시중공업 강제징용 피해자인 양금덕씨 사례를 들며 "해방된 지 이미 80년 세월이 지났지만, 일본은 아직도 강제동원에 사과하지 않는다. 오히려 강제동원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런데도 우리 정부는 ‘제3자 변제’를 내세워서 일본의 사과 기회마저 뺏어버렸다"며 "일방적 양보를 하면서 일본이 물 잔의 나머지 반을 채울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고 비판했다.

또 "일본의 잘못이 분명한 초계기 갈등마저 없던 일로 하면서,대체 우리는 무엇을 얻었느냐"며 "정부가 일방적 양보만을 담아 내준 물 컵을,일본은 후쿠시마 오염수로 마저 채우려고 한다"고 비꼬았다.

이 대표는 "​‘희석된 핵 오염수를 마실 수 있다.’ 이런 한덕수 총리님 말씀처럼, 오염수 안전성 홍보에 우리 정부가 일본정부보다 오히려 더 나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19일 국회 본회의에서 한덕수 총리와 장관들이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듣고 있다.이 대표의 연설에 야당 의원들은 박수를 보내고 있다. 2023.6.19/연합
19일 국회 본회의에서 한덕수 총리와 장관들이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듣고 있다.이 대표의 연설에 야당 의원들은 박수를 보내고 있다. 2023.6.19/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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