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4공장 건설 노동자들 잇단 문제제기
준법위도 “할 수 있는 것 없다" 책임 회피

18일 인천 연수구 송도신도시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건설현장 앞에서 민주노총 플랜트건설노조 경인지부 관계자들이 체불임금 지급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사진=플랜트건설노조 경인지부
18일 인천 연수구 송도신도시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건설현장 앞에서 민주노총 플랜트건설노조 경인지부 관계자들이 체불임금 지급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사진=플랜트건설노조 경인지부

[포쓰저널=문기수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건설현장에서 임금, 휴일수당 등을 미지급하는 사례가 빈발해 논란이 되고 있다. 

발주처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시공 원청인 삼성엔지니어링은 하청사에 책임을 떠넘기고 자신들과는 무관하다며 사태 해결에 미온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19일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 경인지부에 따르면 인천 연수구 송도 삼성바이오 4공장 현장에서 근무하는 노동자 150명은 하청업체 셋방테크로부터 7억원 가량의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하청업체 3곳(세방테크·대신기공·제일기건) 소속 노동자 150여 명은 지난해 6월부터 휴일수당을 받지 못해 인천지방법원에서 민사소송도 진행중이다.

노조는 체불임금 7억원은 노동자들 지난해 12월 임금의 절반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세방테크는 원청인 삼성엔지니어링으로부터 증액된 공사비 100억원 가량을 받지 못해 당장 임금을 지불할 수는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방테크가 삼성엔지니어링과 계약한 공사비는 당초  700억원이었지만 공사 진행중에 설계변경 등으로 인해 공사비가 증액돼 총 800억원을 받아야하는데 이를 제때 받지 못하는 바람한 상태라는 것이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세방테크에는 계약한 기성금(공사비)를 모두 지급했다”며 “세방테크 쪽과 문제 해결을 위해 소통하고 있다. 자칫하면 경영간섭이 될수 있기 때문에 협력사와 노동자간의 문제에 개입하는 것은 조심스럽다”고 했다.

증액된 공사비 때문에 임금체불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선 “기성비 지급은 원청-하청 문제이지. 체불임금과는 별개의 문제”라며 선을 그었다.

노조 관계자는 “원청과 하청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사이에 피해는 노동자들이 받고 있다”며 “회사 간 문제는 나중에 해결하고 우선 설 명절 이전에 임금을 지급하는게 도리에 맞지 않냐”고 반문했다.

삼성바이오 4공장 노동자들은 휴일수당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며 원청업체들과 소송전을 치루고 있다.

플랜트건설노조에 따르면 노동자 95명이 지난해 6월 삼성바이오 4공장 하청업체 3곳을 상대로 1억여원의 미지급 수당 청구소송을 제기했지만 7개월째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노조 측은 이들 업체들이 법정 공휴일 수당을 일반 임금에 포함해 산정하는 '포괄임금제'를 악용해 공휴일 수당을 미지급했다고 주장한다.

근로기준법 상 법정공휴일과 대체공휴일을 유급휴일로 보장해야하고 공휴일 근무시 일반 임금의 50%를 가산해 지급해야한다.

노조 측은 세방테크 등이 2021~2022년 7월 기간 공휴일 44일 분에 해당하는 공휴일 근로수당을 미지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플랜트노조 관계자는 “6개월째 소송이 진행되면서 대신기공 등 회사측이 휴일수당 일부를 소수의 근로자에게 지급하면서 소취하를 유도하고 있지만, 여전히 지급을 요구한 모든 휴일수당에 대한 지급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노조는 삼성그룹사 건설현장에서 임금체불 이슈가 빈번히 불거지고 있지만 발주처와 원청은 물론 삼성 측에서는 법적 의무만 운운할 뿐 사실상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발주처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법적인 책임이 없다는 이유로 현장 상황에 대해 공식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역시 관련 제보를 받았지만, 삼성바이오가 준법위와 협약을 맺은 7개 계열사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준법위에는 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SDI·삼성전기·삼성SDS·삼성생명·삼성화재만 가입돼 있다.

하지만 준법위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피소를 계기로 그룹 전반의 준법 경영을 고양하기 위해 발족한 만큼 주요 계열사와 관련된 임금체불 문제에 눈을 감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바이오 4공장 건설현장은 열악한 근로환경도 문제가 됐다.

노조는 4공장 현장에 설치된 남녀 변기수가 고용노동부 가이드라인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해당 문제가 불거진 이후 화장실 수를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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