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건설, KCGI 보유 한진칼 지분 17.56% 인수
3대주주 반도건설과 손잡고 경영권 도전 가능성
조원태 회장측 우호지분 44.72%..당장은 열세
KCGI, 2018년 주식 2만원대 사서 5만원 후반대 처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 김상열 호반그룹회장/연합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 김상열 호반그룹회장/연합

 

[포쓰저널=홍윤기 기자] 호반건설이 사모펀드 KCGI가 보유한 한진칼 지분 대부분을 인수한다고 밝히면서 배경을 두고 갖가지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호반건설은 28일 KCGI가 보유한 한진칼 주식 940만주(지분율 13.97%)를 5640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또 이와는 별도로 한진칼 보통주 161만4917주와 신주인수권 80만주에 대한 매도청구권도 보유한다고 했다.

이를 모두 합치면 호반건설은 한진칼 주식 1181만4917주를 보유하게 된다. 한진칼 발행주식 총수 6729만8030주의 17.56%다.

이를 모두 인수하면 호반건설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및 특수관계인(20.93%)에 이어 한진칼 2대주주가 된다.

호반 측은 주식 취득 목적에 대해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이 예전부터 항공업 진출을 줄기차게 노려온 터여서 의구심을 자아내는 분위기다.

호반건설은 2015년 아시아나항공 모회사인 금호산업이 매물로 나왔을 때도 인수전에 참여했다.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거부로 인수 시도는 무산됐지만 당시 김 회장은 "건설업과 항공업이 만나 시너지를 낼 것"이라며 인수에 강한 의지를 나타낸 바 있다.

호반그룹은 2019년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때도 자의반타의반 후보자로 거론됐다. 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자로 대한항공을 낙점하면서 이때도 인수 시도는 무위에 그쳤다.

김 회장이 권홍사 전 반도건설 회장측과 손을 잡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반도건설은 계열사인 대호개발, 반도개발, 한영개발 등을 통해 한진칼 지분 17.02%를 보유 중이다.

권 전 회장은 2020년 1월 대호개발의 한진칼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가'로 바꾸면서 한진칼 경영권 확보전에 나선 적이 있다.

호반건설과 반도건설이 합세하면 총 지분율은  34.58%로 만만찮은 수준이 된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호반이 조원태 회장 측을 제압하는 건 당장은 어려운 상황이다.

조 회장측 우호지분은 특수관계인 지분에 더해 우호세력인 델타항공(13.21%), 산업은행(10.58%)을 합쳐 총 44.72%에 달한다.

호반건설에 주식을 팔고 엑시트한 사모펀드 KCGI는 주식투자 면에서도 짭짭한 수익률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KCGI가 2018년 말 경영권 분쟁을 본격화하기 직전까지 한진칼 주가는  1만6000~2만6000원 수준이었다.

KCGI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과 '3자 주주연합'을 결성하고 경영권 분쟁을 본격화하면서 한진칼 주가는 11만원대(2020년 4월)까지 치솟기도 했다.

28일 종가 기준 한진칼 주가는 5만9400원이다. KCGI 엑스트 및 호반건설 인수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날대비 7.19% 급락했다.

KCGI는 한진칼 경영권 분쟁의 전리품으로 매입가 대비 최소 2~3배 주가수익률을 챙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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