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구 회장-조카 박철완, 25일 정기주총 앞두고 공방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왼쪽), 박철완 전 금호석화 상무./연합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왼쪽), 박철완 전 금호석화 상무./연합

 

[포쓰저널=박소연 기자] 25일 금호석유화학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박찬구 회장측과 최대주주인 박철완 전 상무 간의 신경전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정기주총장이 삼촌-조카의 대결 무대가 될 전망이다.

금호석화와 박 전 상무는 15일 각각 상대방을 공격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각을 세웠다.

앞서 포문을 연 박 전 상무는 금호석화의 최근 주가 부진이 회사가 약속한 주주친화정책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탓이라고 박 회장 측을 비난했다.

금호석화 측은 박 전 상무가 허위 사실로 회사를 비방하고 주주들에게 의결권 대리행사를 권유하는 과정에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 규정을 위반했다고 반격했다.  

금호석화 측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주주 박철완은 자본시장법 제152조 이하에 따른 의결권대리행사권유를 위해 그에 따른 참고서류를 2022년 3월 10일자로 작성, 공시했는데 자신의 홈페이지 상 안내와는 달리 해당 참고서류에는 전자위임장 여부에 해당사항 없음으로 기재돼 있으며 관련 전자위임장 양식도 첨부되지 않은 상태"라고 법 위반을 지적했다.

또 "포탈 사이트의 주주 게시판을 중심으로 주주 박철완 측의 의결권 대리행사권유 위탁기관 소속직원의 문자로 보이는 글이 유포되고 있다"며 "내용을 살펴보면 당사의 의결권 대리 행사 권유 기간이 2022년 3월 15일부터인데 당사가 이를 위반해 불법적으로 위임 활동을 하는 한편, 주주 박철완 측의 대리인으로 사칭을 한다는 것이 포함돼 있다"고 했다. 

금호석화는 "이는 명백한 허위사실에 해당한다"며 "자본시장법에 따른 당사의 의결권 대리 행사 권유 기간 개시일은 3월 12일이며(참고 서류 공시일로부터 2영업일 이후로서, 주주 박철완 측은 3월 15일부터 개시 가능) 당사는 해당 기간을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사가 주주 박철완 측에게 위임하는 위임장을 받아올지라도 그 내용에 따라 의결권을 행사할 수 밖에 없는데 굳이 주주 박철완 측을 사칭할 이유는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실제 사칭한 바도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설명했다. 

금호석화 측은 "주주 박철완 측의 공시 내용 위반사항 및 허위사실 유포 정황을 포착함에 따라 주주의 권익이 침해될 수 있다고 판단해 우려를 표하며 이러한 행위가 계속되는 경우 관련 법적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밝힌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박 전 상무는 보도자료에서 "회사는 여러 가지 주주친화적인 정책을 약속했지만 제대로 이행되지 않아 주가는 15만원대로 폭락했다"며 "대표적으로 자사주 소각과 배당 상향의 약속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회사의 자사주 소각 규모는 다른 회사와 대비해 현저히 적은 수준이다. 작년 말 불과 0.56%에 해당하는 자사주가 소각됐다"며 "회사는 주총을 불과 3주도 안 남겨놓은 시점에서 1500억원을 들여 자사주를 매입한다고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박 전 상무는 지난해 12월 있었던 금호석화와 OCI 사이의 자사주 맞교환(스왑)은 더 큰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사업적 제휴'라는 명목하에 OCI라는 우호지분을 확보하는 동시에 또한 회사는 자사주 소각을 통한 '주주친화정책'을 펼쳤다고 주장한다"면서 "실제로는 OCI로 맞교환된 자사주가 보통주로 전환되어 유통주식수가 증가하게 되므로 기존 주주들은 의결권 및 1주당 배당금 모두 감소한다"고 했다.

이어 "경영권이 취약한 회사측이 이번 OCI와의 유사한 거래를 계속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때문에 저는 부득이하게 지난 2월11일 법원에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신청'을 제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 전 상무는 회사의 배당 정책도 주주친화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회사가 발표한 주당 1만원의 배당은 연결기준으로 불과 14%에 불과하며 이는 작년 배당성향인 19.9% 보다도 감소한 수치라고 지적했다.

박 전 상무는 "자회사인 금호피앤비화학은 지난 10년 동안 2013년 한해 영업손실 200억원을 낸 것을 제외하고 연간 평균 무려 16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역사상 최고였던 2021년 실적을 제외하더라도 2011~2020년의 평균 영업이익은 760억원에 달한다"며 "회사는 2021년에 금호리조트와 이미 50%를 보유하고 있던 금호폴리켐 잔여지분 50%를 인수했다. 하지만 회사는 이 투자로 인해 창출되는 자회사의 이익을 배당금 산출에서 제외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회사가 주장하는 별도 순이익 기준일 경우, 특히 2021년은 금호석유화학 그룹 전체 당기순이익중 약 50%를 차지하는 피앤비, 금호미쓰이, 폴리켐 등 우량 자회사의 이익이 제외된다"며 "이렇듯 여러 지켜지지 않은 주주친화정책들로 주가는 15만원으로 폭락했고 회사는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호석유화학은 8일 이사회를 열고 제 45기 정기주주총회 예정 일시와 안건을 의결 공시했다. 주주총회는 25일 오전 9시 열린다.

주총 주요 안건은 ▲사외이사 2명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 1명 선임의 건 ▲제 45기 재무제표 및 이익배당 승인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 총 4개다. 박 전 상무가 회사 측으로 발송한 주주제안도 관련 안건에 함께 상정됐다.

박철완 전 상무는 고(故)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금호석화 지분 8.5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지난해 정기 주총에서 박 회장측에 정면으로 도전했지만 표대결에서 밀리며 실패했고 그후 해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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