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주총서 치열한 표 대결 예고
소액주주연대 "현재 20% 위임..30% 채울 것"
기타비상무이사인 감사위원 진입 1차목표
사측, 정관변경해 감사위원 자격 제한으로 맞대응
정관변경엔 참석의결권 3분의2 찬성 필요..승패 미지수
정관변경땐 사외이사인 감사위원 1명 분리선출 표대결
주회장측 의결권엔 3%룰 적용..소액주주측 유리

(왼쪽부터)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 주지홍 사조산업 부사장./사조그룹
(왼쪽부터)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 주지홍 사조산업 부사장./사조그룹

 

[포쓰저널=서영길 기자] '참치명가'로 명성을 떨친 사조산업의 주진우 (72) 회장 일가의 경영권이 소액주주들의 '반란'에 흔들리고 있다.

14일로 예정된 임시주주주총회의 표대결 결과는 섣불리 예단하기 힘든 상황으로 흘러가는 분위기다.

소액주주들이 폐쇄적 족벌경영 등을 문제제기할 때만해도 지나가는 바람 정도로 여길 수 있었지만 주총이 임박하면서 개미들의 결집이 만만찮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송종국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10일 "의결권 위임이 현재 20% 정도 된다"며 이번 주말을 거치면서 30%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 회장 측도 적극적인 공세로 태세를 전환했다.

사조산업은 이날 공시를 통해 송 대표를 상대로 법적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송 대표가 주 회장이 주총 표대결을 앞두고  지분쪼개기, 차명주식 등 갖은 수를 쓴다고 비난했으며 이는 전혀 밝혀진 바 없는  허위비방이라는 등의 이유에서다.  

주총에서 소액주주연대의 1차 목표는 이사, 감사위원 물갈이다.

주 회장과 기존 사외이사들을 해임하고 새 사외이사와 감사위원  등을 선임하겠다는 것이다.

주 회장 등 기존 이사들의 해임은 성사 가능성이 희박하다.

등기이사 해임에는 참석 의결권의 3분의 2 찬성이 필요한데, 주 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이 50%가 넘는 상황이다.

소액주주연대는 감사위원 진입에 기대를 걸고 있다.

상법상 감사위원 선임에는 ‘3%룰’이 적용되는 만큼 주 회장 측과 표대결을 해볼만하다는 것이다.

송 대표는 본인을 '기타비상무이사인 감사위원'으로 선출할 것을 주주제안한 상태다.

'기타비상무이사인 감사위원'을 분리선출할 경우에는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의결권이 통합 3%로 제한된다.

사조산업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은 8월31일 기준 56.56%인데 이의 의결권이 3%로 쪼그라드는 것이다.

소액주주연대는 나머지 43.44% 의결권 중 24%만 확보해도 표대결에서 이길 수 있다.

 주 회장 측이 이에 대한 방어책으로 내놓은 카드가 정관 변경이다. 

감사위원은 사외이사 중에서만 선임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정관이 사측 의도대로 변경되면 소액주주의 '기타비상무이사인 감사위원' 제안 안건은 자동 폐기된다.

하지만 정관 변경이 주 회장측 뜻대로 성사될 지는 미지수다.

정관변경에는 주총 참석 의결권의 3분의 2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모든 주주들이 주총에 참석한다고 가정하면 주 회장 측은 66.67%의 표을 모아야 정관을 변경할 수 있다.

뒤집어 말하면 소액주주연대가 33.37% 표를 결집하면 정관변경은 무산된다.

송 대표 언급대로 소액주주연대 위임표가 30%가 되면 주총 참석률에 따라 결과가 뒤집힐 수 있다. 

참석률이 90% 미만이면 소액주주연대는 30%만으로도 표대결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

정관이 주 회장 측 의도대로 변경돼도 '사외이사인 감사위원' 선출에서 만만찮은 표대결이 예상된다.

감사위원 중 1명은 반드시 분리선출해야 하는데, 이 경우에는 참석의결권 과반 찬성에 의한 이사 선임 절차 없이 곧바로 3%룰을 적용해 표결하게 된다.

사외이사인 감사위원을 별도선출하는 경우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에는 '개별 3%룰'이 적용된다.

사조산업의 경우 8월31일 현재 최대주주인 사조시스템즈(지분률 25.14%)과 특수관계인 중 3% 이상 지분을 보유중인 주주는  주진우 회장(14.24%)를 포함해 6명이다.

사외이사인 감사위원 표결에서 이들 6명의 의결권은 각각 3%로 줄어든다.

결국 이들 6명의 의결권 18%에다 윤성애씨 등 나머지 특수관계인들의 의결권을 모두 합치면 19.38%가 된다.

6월말 같은 룰을 적용하면 주 회장 측 의결권은 14.15%였는데, 최근들어 5%포인트 정도 늘어났다. 

특수관계인들 끼리 지분을 주고 받으면서 3%룰 적용 범위를 최대한 넓힌 덕분이다.

소액주주연대 측이 '지분 쪼개기'를 문제삼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수관계인으로 공시되지 않은 주주 가운데 주 회장 측 우호지분이 있을 가능성도 있다. 소액주주연대가 '차명주식'을 거론하는 이유다.

송 대표는 "개별 3% 룰 적용 시 주 회장측이 동원 가능한 지분은 25%이며 위임받은 우호지분을 합쳐 27% 정도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소액주주연대 쪽으로 계속해서 위임장이 오고 있는 만큼 우리에게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했다.

송 대표는 사조산업 주식의 38% 가량을 개인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추석 준비로 주주들에게 우편 송달이 지연되면서 위임장 회수가 늦어진 측면이 있다”며 “주총 하루 전까지 더 많은 위임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전자 위임으로도 계속해서 위임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사측이 부당하게 위임장을 받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사조 계열사 직원들이 지방까지 내려가 개인 투자자들에게 김 선물세트 등을 주며 위임장을 써줄 것을 종용하고 있다는 제보가 있다”며 “직원들에겐 (위임장을 못받으면) 인사상 불이익을 준다는 말도 있다”고 했다.

이어 “이런 절박한 모습을 보이는 건 소액주주들과의 표 대결에서 사측이 승리를 장담하지 못한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사조산업 관계자는 “직원들에게 선물로 위임장을 받아오라고 시키거나 인사상 불이익을 준다고 한적 없다”며 “전혀 사실 무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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