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임혜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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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쓰저널=임혜지 기자] 대기업 상당수가 문재인 정부 출범이후 여성 취업자 수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노동자의 경력단절·저임금 등 여성고용 문제가 이슈로 대두된 지 오래지만 대기업의 '유리천장'은 여전히 견고한  것이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가총액 100대 기업의 여성 정규직(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 수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18만 6101명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6월 말 기준 18만 809명보다 5292명 늘어났다. 증가율은 2.93%에 그쳤다. 

같은 기간 늘어난 전체 정규직 고용인원 2만3619명의 22.41%에 불과하다. 정규직 수 증가 면에서 여성 노동자가 남성에 견줘 5분의 1 수준에 그친 셈이다.

지주사를 제외하고 여성 정규직원 비율이 가장 늘어난 기업은 한국항공우주산업으로 133명에서 250명으로 증가했다.

이어 현대백화점 75.90%(667명), 셀트리온 45.36%(225명), 네이버 43.31%(382명), CJ제일제당 38.65%(470명), 삼성바이오로직스33.88%(206명)의 순으로 여성 정규직 증가 비율이 높았다.

그러나 여성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현대백화점 이외 기업들의 여성 정규직 증가 수는 같은 기간 늘어난 전체 정규직원 수 대비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정규직 증가도 대부분 기업에서 남성 노동자 위주로 진행된 것이다.

여성 정규직원의 수가 줄어든 기업도 있었다. 시가총액 100대 기업 중 28개 기업에서 여성 정규직원 수가 감소했다.

가장 크게 감소한 기업은 LG디스플레이다. 2017년 6월 8211명이었던 여성 정규직원은 지난해 12월 5899명으로 2312명(28.1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이 회사에서 남성 정규직원의 수는 2만4327명에서 2만4467명으로 소폭 증가했다.

LG디스플레이에 이어 이마트 1410명, 신세계 329명, 삼성물산 148명, 삼성중공업 117명, 아모레퍼시픽 98명, 현대중공업 79명, 삼성 SDS(본사) 48명, LG이노텍 46명, 오뚜기 44명, 카카오 33명 순으로 여성 정규직 수 감소폭이 컸다.

그밖에 SK, 삼성엔지니어링, 에스원, 삼성카드, GS건설, 현대건설, 대우조선해양, 강원랜드, 한화케미칼, 한온시스템, 휠라코리아, OCI, 현대제철, 현대글로비스, 포스코, 쌍용양회, 한미사이언스도 같은 기간 여성 정규직을 줄였다.

여성 정규직 수를 줄인 기업 중 한온시스템, 한화케미칼, 에스원, LG이노텍, 삼성카드, 한미사이언스, 현대제철, 포스코는 같은 기간 전체 정규직 근로자 수는 늘어났다. 남성 정규직은 늘이고 여성 정규직은 줄인 것이다.

대기업 집단별(상장 계열사 중 시가총액 100위 이내에 한정)로 보면, 삼성그룹이 같은 기간 여성 정규직이 가장 많이 늘었다.

삼성 계열사들의 정규직 수는 문재인 정부 출범이후 총 5530명 증가했는데, 이 중 여성이 1386명이었다.

이어 SK그룹 659명(전제 증가인원의 17.96%), CJ그룹 618명(18.66%), 현대차그룹 552명(18.66%), 롯데그룹 352명(40.84%) 등의 순으로 여성 정규직 수가 늘었다. 

한화그룹은 64명, 포스코는 17명의 여성 정규직을 추가 고용했지만, 같은 기간 증가한 정규직의 9.58%와 5.54%에 그쳤다.  

LG그룹의 경우 전체 정규직은 2148명 늘어났지만 여성 정규직은 1766명 줄었다. 

신세계그룹(이마트, 신세계인터내셔널 포함)은 전체 정규직 자체가 줄었는데, 감축 인원의 73.25%(1503명)가 여성 노동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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