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9개 저축은행 순익 -5559억원
연체율 6.55% 전년말 대비 두배 증가

2024년 3월 21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교육원에서 진행된 영업실적 설명회에서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박소연 기자
2024년 3월 21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교육원에서 진행된 영업실적 설명회에서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박소연 기자

[포쓰저널=박소연 기자]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금리 여파로 이자비용이 상승하면서 저축은행 업계가 9년 만에 순손실을 기록했다. 

연체율은 전년대비 두 배 수준으로 치솟아 6%대로 올라섰다.

22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79개 저축은행의 순이익은 -5559억원으로 전년대비 적자전환했다.

순이익은 2015년 이후 2022년까지 8년간 흑자를 기록하다 지난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중앙회는 적자 전환의 배경으로 이자비용 증가와 적극적인 대손충당금 적립을 꼽았다.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은 전날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교육원에서 영업실적 설명회를 열고 적자 배경에 대해 "이자 비용이 상당히 많이 증가했다"며 "예금금리가 올라가고 예금을 보유한 한도가 올라가 이자비용이 많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2023년 말 현재 이자 비용은 5조3508억원으로 전년 말(2조9177억원) 대비 2조4331억원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이자수익은 10조7501억원으로 전년 말(9조6581억원) 대비 1조920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자 비용에서 이자수익을 뺀 이자이익은 1조3411억원 줄었다.

2022년 2조6000억원 수준이던 대손충당금 전입액도 지난해에는 손실흡수능력 제고를 위해 3조9000억원으로 늘렸다. 

저축은행의 2022년말, 2023년 말 손익 추이. /사진=저축은행중앙회
저축은행의 2022년말, 2023년 말 손익 추이. /사진=저축은행중앙회

지난해 연체율은 6.55%로 전년 말(3.41%) 대비 3.14%포인트(p) 상승했다. 

중앙회는 "저축은행은 경기침체시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취약계층인 서민, 중·소상공인을 주거래 대상으로 하고 있고, 최근 부동산 경기침체 등에 따라 연체율이 상승했다"고 했다. 

또 "연체여신 증가(분자)와 더불어 위험자산 축소로 인한 전체 여신 감소(분모)도 연체율 상승에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8.02%로 전년말(2.90%) 대비 5.12%p 상승했다. 

오 회장은 "기업대출은 대부분 담보부 대출"이라며 "현재 매각 시장이 활발하지 않다. 매각이 활발하게 이뤄져야 연체 자산에 관련된 부분을 정리해 나갈 수 있는데 매각이 생각보다 잘 안 되고 있다"고 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5.01%로 전년말(4.74%) 대비 0.27%p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7.72%로 전년말(4.08%) 대비 3.64%p 상승했다. 

총자산은 126조6000억원으로 전년말(138조6000억원) 대비 12조원(8.7%) 감소했다.

여신은 104조원으로 전년말(115조원) 대비 11조원(9.6%) 감소했다. 

수신은 107조1000억원으로 전년말(120조2000억원) 대비 13조1000억원(10.9%) 감소했다. 

자기자본은 14조8000억원) 전년말(14조5000억원) 대비 3000억원(2.0%) 증가했다.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비율은 14.35%로 전년말(13.15%)대비 1.20%p 상승했다. 법정기준(자산 1조원 이상 8%, 1조원 미만 7%) 대비 약 2배 수준을 유지했다.

유동성비율은 192.07%로 법정기준 100% 대비 92.07%p 초과했다.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13.89%로 법정기준 100% 대비 13.89%p 초과했다. 모든 저축은행이 법정기준 대손충당금적립률을 초과해 적립했다. 

오 회장은 저축은행 영업실적과 관련해 "금방 좋아질 것 같지는 않다"며 "부동산 경기에 관련된 부분들이 회복돼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오 회장은 "전체 기업 자산의 절반 가까운 부분이 담보물성 부동산에 관련된 대출"이라며 "부동산 경기와 상당히 맞물려 있는 부분들이 있어서 궤를 같이 하는 부분들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걱정스럽게 생각했던 부분이 좀 해소될 것은 올해 미국도 그렇고 한국도 그렇고 금리의 상승보다는 하락의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이 아마 시장 전체의 환경을 조성하는 데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과 관련해 오 회장은 금융당국에 안정화 펀드 등의 조성을 제안했다. 그는 "여태까지 채권이나 주식에 관련해서 많은 분들에게 피해가 생길 수 있을 경우 대부분 안정화 펀드 같은 걸 만들어서 연착륙할 수 있도록 해왔던 것처럼 그런 것도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하고 싶다"고 했다. 

또 "그런 것들이 다 된다면 2024년도 통계는 더 나빠질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오 회장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관련된 것들도 어려움이 많다"면서 "거의 모든 것이 정지돼 있는 상태"라고 했다.

이어 "어느 정도 물꼬가 트여서 좋은 것들은 좋게 살아갈 수 있어야 되고 사업성이 나쁜 것들은 정리해 나가야 되고 이런 것들이 같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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