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쓰저널=반지수 기자] 소매 경제 각 부문에서 대형 플랫폼의 지배력이 절대화되고 있는 가운데 소상공인들이 '플랫폼 공정경쟁촉진법'(플랫폼법)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소상공인연합회는 6일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플랫폼의 시장 지배력이 높아지며 독과점 문제가 나날이 심화하고 있고  소상공인들은 그들의 갑질과 불공정행위를 고스란히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유기준 소공연 부회장은 "공정거래위원회의 플랫폼법이 무기한 연기되며 상대적 박탈감과 감당하기 힘든 부담으로 소상공인의 경영 의욕이 나날이 저하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플랫폼법 신속 제정 △규제 대상에 업종별 독과점 플랫폼 포함 △플랫폼의 골목상권 침탈행위 중단 △플랫폼의 불공정행위 중단 등을 제시했다.

유 부회장은 “플랫폼법을 신속하게 제정하고, 규제 대상에 소상공인 사업장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쿠팡’ ‘배민’ ‘쿠팡이츠’ ‘요기요’ ‘야놀자’ ‘여기어때’ ‘직방’ ‘티맵대리’ ‘카카오티 대리’ 등 업종별 독과점 플랫폼을 포함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숙박앱 야놀자와 여기어때 호텔사업 확대에 이어 최근 부동산중개앱 직방이 공인중개사를 채용해 부동산중개업에 진입했다"며 "플랫폼이 중개를 통해 취득한 독점정보를 활용해 시장에서 플레이어로 등장하는 것은 문제로 공정한 시장경쟁을 위해 플랫폼은 '자사우대'를 통한 골목상권 침탈 시도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배달앱 배민과 쿠팡이츠가 수수료 부담을 증가시키고 배달비에 대한 가격결정권을 박탈하는 새로운 요금제를 출시했다"며 "이는 판매자 거래조건 결정권을 침해하는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부회장은  "기존 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고 하지만 노출 저하로 매출이 줄어들까 울며 겨자 먹기로 가입하는 소상공인이 대다수"라며 "플랫폼은 소상공인에게 과도한 비용을 유발하는 불공정행위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22대 총선에서 734만 소상공인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한계에 내몰린 소상공인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플랫폼 규제 정책을 즉시 마련해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외식업, 숙박업, 소매업, 대리운전업 등 업종별 소상공인이 직접 기자회견장에 나와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정경재 대한숙박업중앙회 회장은 "중소 숙박업소의 92%가 야놀자, 80.4%가 여기어때에 각각 가입했고 월평균 매출액의 64%가 숙박앱을 통해 발생하지만, 매출이 생겨도 수수료, 광고비로 나가니 손에 잡히는 것이 없다"며 "(숙박앱이) 매출액의 25∼30%를 가져가는데 이용하지 않으면 망하고 이용하면 적자가 나는 시스템"이라고 토로했다.

유덕현 서울시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요식업을 경영하는데 2년 전 배달앱에서 탈퇴했는데 매출이 늘어도 수입이 없기 때문"이라며 "배달앱 이용 시 판매 가격을 직접 결정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플랫폼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기재 한국펫산업연합회 회장은 "쿠팡이 반려동물산업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독점하고 있다"며 "쿠팡이 납품업체에 최저가 납품을 요구하고 이행하지 않으면 물량이 줄거나 일방적으로 거래가 중단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