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경가법상 배임 등 혐의 피의자 신분 조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사진=연합뉴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사진=연합뉴스

[포쓰저널=서영길 기자] KT의 현대자동차그룹 관계사 '보은 투자'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받고 있는 윤경림 전 KT 사장을 소환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용성진)는 5일 오전부터 윤 전 사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 배임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5월 KT 본사와 계열사를 압수수색하며 본격 수사에 나선지 9개월 만에 KT 보은투자 의혹의 최정점으로 지목되는 윤 전 사장을 처음으로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검찰은 윤 전 사장을 상대로 KT의 자회사 KT클라우드가 스파크앤어소시에이츠(현 오픈클라우드랩)를 인수하게 된 경위 등에 대해 조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KT와 현대차 경영진들이 이해관계에 따라 서로간 '보은성 투자'를 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차량용 클라우드 업체 스파크는 박성빈 전 대표가 운영하던 회사다. 박 전 대표는 삼표그룹 정도원 회장의 사위다.

KT클라우드는 2022년 9월 박 전 대표가 설립한 스파크의 지분 100%를 206억8000만원에 사들였다.

앞서 현대차는 2021년 경영난에 빠진 구현모 전 KT 대표의 형 구준모씨가 설립한 회사 에어플러그를 2019년과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이 회사 지분 99%를 281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이에 KT가 현대차의 에어플러그 인수에 대한 보은 성격으로 스파크를 사면서 수 십억원의 프리미엄을 얹어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다만 검찰은 보은성 투자 의혹보다는 지분 고가 매입에 따른 배임 혐의에 초점을 맞춰 수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해 8월부터 KT본사와 KT클라우드, 스파크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전·현직 경영진들을 소환 조사하며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현대오토에버 본사를 압수수색하고 서정식 전 대표도 소환 조사했다. 박성빈 전 대표가 서 전 대표에게 뒷돈을 줬다는 혐의다.

스파크 거래 물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현대오토에버가 인수 후에도 납품 계약을 잘 유지하도록 8000만원대 뒷돈을 줬다는 게 검찰의 의심이다. 서 전 대표는 검찰의 소환 조사를 앞두고 지난해 11월 27일 사임했다.

검찰은 지난달 9일에는 윤동식 KT클라우드 대표도 소환 조사했다. 윤 대표는 KT 구현모 전 대표 때인 2022년 4월부터 KT클라우드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다.

이달 2일에는 백 모 전 KT 전략투자실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백 전 실장은 윤경림 전 사장으로부터 ‘스파크를 사라’고 지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윤 전 사장에 대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보은 투자 의혹의 또 다른 정점인 구현모 전 대표 소환과 사건 처리 방향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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