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강도높은 충분한 자구 노력이 대전제"
기존 1조 외에 추가방안 따라 워크아웃 가부 결정
알짜 계열사 에코비트 지분 매각 가능성 높아
SBS 지분 가치 2천억원..태영 측 "절대 안판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2023년 12월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관련 대응방안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금융위원회 제공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2023년 12월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관련 대응방안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금융위원회 제공

 

[포쓰저널=송신용 기자] 태영건설이 28일 기업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을 신청함에 따라 태영그룹 대주주인 윤세영 창업회장 일가가 내놓을 추가 자구책의 범위에 재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내년 1월 11일 채권자협의회를 소집해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브리핑에서 "(워크아웃 진행을 위해서는)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강도 높고 충분한 자구노력이 대전제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추가 자구책에 관해선 "현재로선 밝힐 수 없다"면서도 "채권단이 납득돼야 하므로 태영 측이 잘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태영그룹과 대주주는 그간 1조원 이상의 자구노력과 더불어 워크아웃을 위해 계열사 매각, 자산‧지분담보 제공 등 추가 자구 계획을 제출했고, 산업은행과 이를 구체화하는 중이다. 

태영건설 지분은 태영그룹 지주사인 티와이(TY)홀딩스 27.78%,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 10.00%, 윤세영 명예회장 1.03% 등 오너 일가 특수관계인이 49.78%를 보유하고 있다.

추가 자구책으로는 TY홀딩스가 에코비트나 SBS의 지분을 담보로 대출받거나 지분을 일부 또는 전량 매각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알짜 자회사인 태영인더스트리는 이미 매각했고, 평택싸이로와 포천파워 지분 등도 매각해 활용 가능한 계열사 자산이 많지 않은 상황이다.

종합환경기업인 에코비트는 기업가치가 수조원에 이를 것으로 평가되는 알짜기업이라는 점에서 매각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TY홀딩스는 에코비트의 지분을 합작 상대인 글로벌 사모펀드(PEF)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절반씩 나눠 갖고 있다.

태영그룹은 올해 초 에코비트 지분 일부를 담보로 KKR로부터 4천억원을 조달했으며 태영인더스트리도 KKR에 매각했다는 점에서 KKR은 에코비트 매각에 동의해줄 것으로 예상된다.

SBS 지분 매각도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언급되나 이는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관측이다.

윤세영 창업회장이 SBS 지분 매각을 최후의 보루로 여긴다고 알려진데다 방송법상 SBS의 지분 매각은 방송통신위원회의 승인도 필요하다.

SBS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기준 5426억원이다. TY홀딩스는 SBS 지분 36.32% 를 보유중인 만큼 이의 자산가치는 시가로 약 2천억원이다. 

방문신 SBS 사장은 이날 오후 회사 내부망에 올린 담화문에서 "직원 여러분이 알고 계시는 것처럼, 현 지주회사 체제에서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이 SBS 경영 위험으로 전이될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또 "TY홀딩스가 소유한 SBS 주식의 매각 또는 담보 제공 가능성 또한 없다"며 "TY홀딩스에서도 '태영건설 워크아웃이 SBS 경영과 미래 가치에 영향을 주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확고한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태영건설로부터 분할 설립된 블루원의 매각은 이미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루원은 경기와 경북 등지에서 골프장과 리조트를 운영하고 있다.

태영그룹은 그동안 유동성 위기 해소를 위해 1조원 이상의 자구 노력을 한 것으로 금융당국은  평가하고 있다.

에코비트 주식을 담보로 KKR에서 조달한 4천억원, 태영인더스트리 매각액 2400억원 중 일부, SBS미디어넷 주식을 담보로 얻은 대출금 760억원 등이 모두 태영건설의 유동성 지원에 투입됐다.

정부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 주재로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금융감독원, 산업은행 등이 참석한 가운데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과 관련한 분양계약자·협력업체 보호, 부동산PF‧금융시장 안정화 방안 등을 논의 했다.

김 위원장은 회의에서 "향후 워크아웃 과정에서 태영건설의 철저한 자구노력을 바탕으로 채권단과의 원만한 합의와 설득을 위한 노력이 중요하며, 이 과정에서 시장참여자의 신뢰와 협조가 필요하다"며 "정부도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시장의 연착륙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태영건설 관련 PF 사업장은 9월말 기준 총 60개다.

각 사업장의 유형과 사업 진행상황에 따라 PF 대주단 협약과 PF 정상화 펀드, 주택도시보증공사(HUG)‧한국주택금융공사 PF 사업자보증, HUG 분양보증 등을 통해 사업을 추진하거나 정리한다.

정부는 사업성과 공사진행도가 양호한 사업장은 자체적으로나 HUG‧주금공의 지원을 바탕으로 대주단과 시행사가 정상적으로 사업을 진행·완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분양이 진행된 주택 사업장은 유사시에도 HUG의 분양계약자 보호조치가 가능하다.

정상적인 사업진행이 어려운 사업장은 대주단과 시행사가 시공사 교체, 재구조화, 사업장 매각 등을 추진한다.

이 경우 'PF 대주단 협약'을 통한 의사결정과 'PF 정상화 펀드'를 통한 재구조화와 매각 지원 등이 진행된다.

현재 태영건설이 공사하고 있는 주택사업장 가운데 분양이 진행돼 분양계약자가 있는 사업장은 22개, 1만9869세대다.

이 가운데 14개 사업장(1만2395세대)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에 가입된 상태이다.

이들 사업장은 태영건설의 계속공사나 필요시 시공사 교체 등을 통해 사업을 계속 진행(분양이행 등)함으로써 분양계약자가 입주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사업 진행이 곤란한 경우 HUG 주택 분양보증을 통해 분양계약자에게 기존에 납부한 분양대금(계약금 및 중도금)을 환급(환급이행)할 수 있다.

분양계약자의 3분의 2 이상이 희망할 경우 환급이행 절차가 진행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진행하는 6개 사업장(6493세대)은 기본적으로 태영건설이 시공을 계속하나, 필요 시 공동도급 시공사가 사업을 계속 진행하거나 대체 시공사 선정 등을 통해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나머지 2개 사업장도 신탁사‧지역주택조합보증이 태영건설 계속공사, 시공사 교체 등을 통해 사업에 차질이 없도록 할 전망이다.

태영건설은 140건의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수익성 검토 등을 거쳐 태영건설이나 공동도급사가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태영건설이나 공동도급사가 공사 이행이 어려울 경우 신탁사 또는 보증기관(공사이행, 분양보증 등)이 대체시공사를 선정해 공사를 이행할 수 있다.

140건 공사의 협력업체는 581개사다. 1096건의 하도급 계약을 체결한 상황이다. 1096건 중 1057건(96%)이 건설공제조합의 하도급대금 지급보증 가입이나 발주자 직불합의가 돼있다.

원도급사 부실화 등으로 협력업체가 하도급대금을 받지 못할 경우 보증기관 등을 통해 대신 하도급대금을 지급 받을 수 있다.

태영건설에 대한 매출액 의존도가 높아(30% 이상)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하도급사는 우선적으로 금융기관 채무를 일정기간(1년) 상환유예나 금리감면 등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일시적 유동성 부족에 처한 협력업체는 패스트 트랙(Fast Track) 프로그램을 우선 적용한다.

패스트 트랙은 중소기업에 대해 채권은행 공동으로 만기연장‧상환유예‧금리인하 등을 신속히 결정‧지원하는 제도다.

정부는 건설업계 전반으로의 불안심리 확산 방지를 위해 '건설투자 활성화 방안'도 곧 발표할 계획이다.

정부는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건설사 발행 회사채(CP)와 건설사 보증 PF-ABCP(프로젝트 파이낸싱 자산 유동화 기업어음)에 대한 차환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 시행한다.

PF-ABCP를 장기 대출로 전환하기 위한 보증 프로그램도 증액한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이 시장의 전반적인 위험회피 강화와 기업 자금 조달 여건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비해 저신용 기업들의 시장성 자금조달을 지원하는 P-CBO(저신용 채권 담보부증권) 프로그램도 규모를 확대한다.

금융권의 태영건설 관련 위험노출액(익스포져)는 4조5800억원으로 집계됐다.

태영건설 직접 여신 5400억원, 태영건설 자체 시행중인 PF사업장(29개) 익스포져 4조300억원이다.

익스포져를 보유한 금융회사 총자산의 0.09% 규모다.

금융위는 "익스포져 대부분은 손실흡수능력이 양호한 은행‧보험업권이 보유하고 있고  비은행 금융기관 익스포져도 다수 금융회사에 분산돼 있다"고 했다.

금융당국은 부동산 PF 시장과 금융권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비하기 위해 금융기관이 PF 사업장별 사업성 등을 감안해 보다 충분한 충당금을 적립하도록 할 계획이다.

정부‧관계기관은 11일 설치한 '관계부처 합동 종합 대응반'을 통해 대응방안을 조속히 이행하고, 필요한 경우 추가조치를 신속히 검토‧추진하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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