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왓차
LG유플러스 왓차

[포쓰저널] 국내 미디어 업계가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를 상대로 버거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왓챠와 LG유플러스간의 감정 싸움이 지속되며 우려를 사고 있다.

왓챠는 LG유플러스와의 인수·투자 협상이 무산된 이후 LG유플러스를 상대로 기술 복제 공방을 지속해오고 있다. 양측은 서로 법적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7월부터 약 10개월간 왓챠와 매각 협상을 벌여 왔으나 올해 5월 높은 몸값과 지속된 적자로 투자 계획을 포기했다. 

넷플릭스의 독주와 국내 토종 OTT들 간의 경쟁 심화로 성장세가 꺾인 왓차는 지난해 영업손실 555억원, 순손실 318억원을 기록했다. 

LG유플러스의 인수 포기 후 이후 왓챠는 기술 탈취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10월 공정거래위원회에, 11월 중소벤처기업부에 LG유플러스를 각각 제소했다

이달 19일에도 다시 보도자료를 내고 LG유플러스에서 테스트하고 있는 콘텐츠 추천·평가 서비스 'U+tv모아'가 왓챠피디아의 기술을 그대로 복제했다고 주장했다.

왓챠피디아는 2011년 이 회사가 '왓챠'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영화 추천·평가 플랫폼이다.

왓챠 측은 "LG유플러스는 장기간 투자 검토를 빌미로 핵심 기술과 서비스 운영 노하우, 영업비밀 등을 탈취했다"면서 "대기업의 약탈적인 기술 탈취가 반복되지 않도록 모든 조치를 강구할 예정이다. 법률적, 도의적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나아가 "콘텐츠 별점 평가를 한다는 점에서 왓챠피디아와 유사한 수준을 넘어선다"며 "전체적인 서비스 구성과 요소, 버튼 아이콘 모양, 의도적으로 띄어쓰기를 무시하고 잘못 표기한 '보고싶어요' 같은 기능 이름까지 복제했다"고 주장했다.

왓챠는 매각 협상 당시 기술검증 차원에서 '동영상 추천 기술'과 'OTT 서비스 설계 자료' 등을 제출했는데, LG유플러스가 이를 바탕으로 'U+tv모아'의 추천 알고리즘을 구성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LG유플러스도 억울함을 토로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왓챠의 주장이 사실과 다를 뿐아니라 대응 방식이 거의 스토킹에 가깝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대기업이 '갑질' 논란에 취약한 걸 역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왓챠피디아는 2016년부터 서비스되고 있는 오래된 서비스로, 해당 기능들이 왓챠가 처음 도입 한 것은 아니며 미디어 업계에서 통상적으로 제공되는 보편적인 기능”으로 왓챠의 고유한 영업비밀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왓챠의 제소에 공정위는 왓챠의 기술이 특허법 등 보호할 만한 기술로 보기 어렵고, LG유플러스가 유사한 제품을 출시한 사실이 없다는 점을 근거로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 심사불개시 결정을 내린 바 있다.

LG유플러스 측은 "왓챠가 주장하는 '별점 작성 디자인'과 '코멘트·리뷰' 등은 업계에서 이미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어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키노라이츠,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도 유사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또 "U+tv 모아는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베타 서비스로, 출시 계획 및 내용이 확정된 것이 아니"라면서 "영업비밀 침해를 주장하며 내부 정보를 외부에 공개하는 저의가 매우 우려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10월 13일 왓챠에 허위 주장을 멈추고 언론에 잘못된 사실 유포를 중단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며 "상기 내용을 담은 항의서한을 재송부하고, 허위사실 유포를 지속할 경우 가능한 민·형사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경고했다.

양사 간 인수·투자 협상이 무산된 이후 기술 복제 공방이 화풀이성으로 지속되며 글로벌 OTT에 맞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토종 미디어 업계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왓챠가 경영정상화를 통해 내실을 다지고, 감정싸움을 넘어 국내 미디어 시장의 자존심을 지켜주는 게 보다 현명한 처신으로 평가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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