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쓰저널=문기수 기자] 윤석열 정부가 독점적 지위를 가진 플랫폼 기업들의 갑질 등 부당거래행위를 규제하기 위한 법률 제정에 나선다.

19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한기정 공정위 위원장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플랫폼 공정 경쟁촉진법(가칭)'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

플랫폼 공정 경쟁촉진법의 핵심은 시장에서 독점력을 가진 핵심 플랫폼 사업자를 ’지배적 사업자‘로 사전지정하고, 이들이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을 벌이지 않도록 감시를 강화하는 것이다.

법안에는 매출,이용자수, 시장점유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시장별로 지배적 사업자를 정하고, 자사 우대 및 멀티호밍 금지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이 들어갈 예정이다.

공정위는 플랫폼 산업의 혁신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독점력 남용은 규율할 수있는 방향으로 지배적 사업자 지정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사업자들에게는 지정 전 의견제출- 지정후 이의 제기, 행정소송 등 항변 기회를 다양하게 보장한다고 했다.

반칙행위를 했더라도, 소비자 후생 증대가 있거나 경쟁 제한성이 없는 등의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는 사실을 사업자들이 입증하는 경우 금지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도 했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플랫폼 사업자와 입점 업체 간 갑을관계 규율은 자율규제에 맡기고, 독과점을 비롯한 경쟁 저해 문제는 법 제·개정 등을 통해 강력히 규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국무회의에서도 "독과점화된 대형 플랫폼의 폐해를 줄일 수 있는 개선책을 마련하라"고 공정위에 지시했다.

조홍선 공정위 부위원장은 이날 서울정부청사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아직 논의 출발 단계인 만큼, 구체적인 입법 목표 시점을 정해두지는 않았다"며 "국무회의 보고내용 등을 바탕으로 제정안 마련 및 발의를 위해 관계부처 및 국회와 긴밀히 협의해 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정부의 공정위의 플랫폼 경쟁촉진법 제정이 생색내기용으로 끝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참여연대는 “해외 주요국들이 암다퉈 온라인 플랫폼 기업의 시장 독과점과 불공정 행위를 규제하기 위한 제도 마련에 나서는 상황에서 정부가 늦게나마 관련 법 제정에 나서겠다고 밝힌 점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정부는 온라인플랫폼 독과점에 대한 규제는 필요하다면서도 유독 플랫폼 시장에 만연한 불공정행위를 제재하고 알고리즘의 투명성을 확대하며 입점업체와 플랫폼기업의 단체협상을 촉진시키는 플랫폼 공정화법에 대해서는 이미 실효성이 없는 것으로 드러난 ‘자율규제’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참여연대는 정부가 발표한 플랫폼법 구상에 담긴 ▲지배적 사업자 지정 ▲자사우대 멀티호밍 제한 등 불공정 해위 규제 등의 내용은 이미 국회에 제출된 20여개 법안에 담겨 있는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정부가 21대 국회 임기종료를 앞둔 상황에서 이미 제출된 법안들을 둔 체, 굳이 정부안을 새로 추진하겠다고 밝히며 시간을 끄는 것은 사실상 국회의 입법을 가로막고 법안의 규제정도륵 낮추기 위해 애쓰는 모습으로 비춰진다”고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정부의 플랫폼 독과점 규제 정책이 허울 뿐인 대책에 머물지 않도록 21대 국회에서 온라인플랫폼 독과점 규제와 공정화를 위한 입법이 균형있게 될수 있도록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