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쓰저널]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에서 '참가국들이 13일(현지시간) 막판 진통에도 불구하고 화석연료의 '점진적 퇴출'(phase-out) 합의에는 실패했다.

대신 좀더 유화적인 표현인 '멀어지는 전환'(transitioning away)이라는 표현을 합의문에 넣는 데는 합의했다.

산유국과 저개발국들의  반발감이 여전한 가운데 전체 참가국이 이 정도 나마 '탈화석연료' 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 낸 것은 커다른 진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화석연료에 대해 'away'라는 표현이 들어간 것은 유엔 기후총회 28년 만에 처음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술탄 아흐메드 알자베르 COP28 의장은 이날 마지막 총회에서 2주간 마라톤협상을 통해 마련된 합의안이 참가국 만장일치로 최종 타결됐다고 선언했다.

유엔기후협약 당사자국인 약 200개국 대표들은 '화석연료 퇴출' 관련 표현을 싸고 논쟁을 벌이다 예정일을 하루 넘겨 합의문에 타결했다.

합의문에 따르면 당사자국들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생산량을 3배로 늘리기로 했다.

배출가스 저감이 미비한 석탄 화력발전의 '단계적 축소'(Phase down)를 가속하는 데도 합의했다.

합의문은 온실가스 감축에 매우 중요한 시기인 2030년까지 에너지 시스템에서 화석연료로부터 멀어지는 전환을 가속해야 한다고 요구하면서 그 방식이 질서있고 공정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 전환이 2050년까지 전세계가 탄소중립(넷제로)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합의문에는 지구 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섭씨 1.5도 이내로 유지하기 위한 8가지 방안이 포함됐다.

알자베르 회장은 최종 합의문을 'UAE 컨센서스'라고 칭하며 "과학이 주도된 계획으로 강화되고 균형 잡혔으며 틀림없이 기후 행동을 가속하는 역사적 패키지"라고 평가했다.

그는 "진정한 성공은 (합의) 이행에 달렸다. 오늘 합의가 구체적인 행동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100여개국의 요청으로 애초 합의문에 들어갔던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phase-out) 문구가 결국 빠지면서 아쉬움을 나타내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재생에너지 생산량 확충에 대한 명확한 목표도 제시되지 않은 점, 석탄화력발전에 대해 더 강력한 퇴출 의지를 담지 못했다는 점도 미완으로 남았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산유국과 여전히 석탄화력발전 비중이 큰 인도 등의 입김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COP28에 참석한 회원국 대표에게 화석연료가 표적이 되는 문구가 담기는 합의는 적극 거부하라는 서한을 보내면서 공개적으로 '퇴출'에 반대했다.

합의문에는'석유'(oil)라는 단어는 한번도 등장하지 않고 '화석연료'로 통칭됐다.

화석연료인 천연가스를 '과도기 연료'(transitional fuel)로 명시하고, 가스가 에너지 안보를 담보하는 과도기적 역할을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로이터에 따르면 카리브해와 태평양, 인도양 등 도서국의 모임인 군소도서국가연합(AOSIS)을 이끈 사모아의 안느 라스무센 협상대표는 자신들이 총회장에 도착하기도 전에 타결 승인이 이뤄졌으며 합의문도 밋밋하다고 비판했다.

차기 당사자국총회(COP29)는 순번에 따라 동유럽인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다. 아제르바이잔 역시 산유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