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 위반 등 혐의 인정...자오창펑 CEO도 사임

바이낸스 자오창펑 창업주 겸 최고경영자./로이터연합
바이낸스 자오창펑 창업주 겸 최고경영자./로이터연합

[포쓰저널=박소연 기자] 세계 최대 가상화폐거래소 바이낸스가 미국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한다.

대북제재 위반 등의 혐의를 인정하고 5조원대 벌금 납부와 함께 미국 시장 철수를 미 재무부와 합의했기 때문이다. 

자오창펑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는 사임했다. 이 소식에 코인 시장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4% 이상 하락 중이다.   

미국 재무부와 법무부는 21일(현지시간) 바이낸스가 은행보안법(BSA)과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 위반 등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43억달러(약 5조5000억원) 상당의 벌금을 내기로 미 정부와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바이낸스는 금융범죄단속 네트워크(FinCEN)에 34억달러, 해외자산통제국(OFAC)에 9억6800만달러를 지불할 예정이다. 

바이낸스는 재무부의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에 등록하고 효과적인 자금세탁방지 제도를 운용해야 하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아 은행보안법을 위반했다.

바이낸스는 하마스의 무장 조직인 알 카삼 여단, 팔레스타인 이슬라믹 지하드(PIJ), 이라크와 시리아의 이슬람국가(ISIS)를 포함한 테러단체, 랜섬웨어 가해자, 자금세탁자 등 범죄자와의 의심되는 거래를 금융당국에 보고하거나 방지하지 못했다.

미국 고객의 이란, 북한, 시리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등 제재 대상 지역에 있는 사용자와의 거래도 중개했다.

재무부는 바이낸스가 미국 고객과 제재 대상 간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서도 이를 차단할 충분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제재를 위반한 가상화폐 거래 총 166만여 건(총 7억달러 상당)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바이낸스는 미국 고객과 북한에 있는 사용자 간 총 80건(총 437만달러 상당·약 56억원)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해 대북 제재를 위반했다.

재무부는 바이낸스가 유죄 인정 합의의 조건으로 43억달러의 벌금 납부와 함께 미국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바이낸스의 미국 부문인 바이낸스US(Binance.US)는 이번 철수에는 영향을 받지 않을 전망이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바이낸스US는 바이낸스 미국 계열사인 BAM 트레이딩 서비스(BAM Trading Services)의 운영명으로, 미국에 등록된 자금 사업체"라면서 "이번 바이낸스 철수에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했다.

바이낸스는 FinCEN의 모니터링을 받고 제재를 준수하기로 약속했다. 재무부가 5년간 바이낸스의 회계 장부 등을 열람하도록 했다.

바이낸스 창립자 자오창펑 CEO는 은행보안법 위반 혐의를 인정하고 CEO직을 사임했다. 자오창펑은 자신의 X(구 트위터)에 "(퇴임은) 옳은 일이라고 본다. 나는 실수를 저질렀다. 책임은 져야 한다. 이것은 우리 커뮤니티와 바이낸스, 그리고 나 자신에게도 최선이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바이낸스의 새로운 CEO로는 바이낸스 지역 시장 책임자였던 리처드 텅이 선임됐다. 

옐런 장관은 "바이낸스는 이익 추구에 있어 법적 의무를 외면했다. 고의적인 실패로 플랫폼을 통해 테러범, 사이버 범죄자, 아동 학대자들에게 돈이 흘러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메릭 갈랜드 법무부 장관은 "바이낸스가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가 될 수 있었던 이유의 한 부분은 그동안 저지른 범죄 때문"며 "이제 바이낸스는 미국 역사상 기업으로서 가장 큰 벌금을 내게 됐다"고 했다.

이 소식에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주요 코인들의 가격이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2일 오전 11시 01분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4.02% 하락한 4666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은 3.33% 하락한 253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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