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각 계열사 임원들로 'AI추진팀' 구성
수산, 식품, 포장재, 물류 등 사업 전반 AI 도입

동원산업이 어획에 도입, 운영 중인 AI 드론, / 사진=동원그룹
동원산업이 어획에 도입, 운영 중인 AI 드론, / 사진=동원그룹

[포쓰저널=이현민 기자] 망망대해에서 참치를 찾는 드론부터 참치 뼈만 솎아내는 인공지능 엑스레이까지, '참치 명가' 동원그룹이 수산업에 AI(인공지능) 기술을 전방위로 도입하고 있다.

동원그룹은 2020년 각 계열사 임원들로 구성된 'AI추진팀'은 사업별 AI 과제를 직접 발굴, 개발하고 있다.

수산, 식품, 포장재, 물류 등 그룹의 중심 사업 전반에 AI를 도입한 결과,  최근 주요 사업 분야에서 성과가 차츰 가시화되고 있다. 

15일 동원그룹 관계자는 "AI를 통한 혁신이 사업의 유의미한 생산성 향상을 불러올 수 있다는 판단에 AI 기술을 전방위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AI 드론 활용한 참치 어군 탐색으로 연료 사용 대폭 감소

동원산업은 지난해부터 AI 기술이 탑재된 무인항공기 드론을 어획에 도입해 시범 운영하고 있다.

먼 바다에 드론을 자동으로 주행하게 해 새떼와 백파(파도) 등 주변에 어군이 있음을 알리는 신호를 촬영하고 실시간 촬영 영상을 AI로 분석해 관제기기로 알림을 보내는 방식이다.

동원산업의 기존 어획 방식은 선망선 내 코파(어군 탐지를 위한 높은 구조물)에서 어군을 육안으로 찾아내거나 선망선에 탑재된 헬리콥터를 통해 어군을 탐지해 소형 모터보트와 대형 그물을 활용해 잡는 방식이었다.

코파에서 어군을 육안으로 찾는 방식은 어군 탐색 범위의 한계가 있고 헬리콥터를 이용한 조업 방식은 사고 위험이 높고 연료 사용도 많다는 단점이 있다.

동원그룹에 따르면 직접 사람이 타야 하는 헬리콥터에 비해 드론을 활용하면 사고 위험이 없다. 특히 드론에 필요한 연료량이 기존 헬리콥터 대비 100분의 1 수준으로 줄면서 탄소 감축을 통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실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AI 드론은 먼 바다까지 비행이 가능해 어군 탐색 범위가 늘어나고 육안으로 식별하기 어려운 신호까지 인식할 수 있어 생산성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동원산업은 현재 운영 중인 2개의 AI 드론에 이어 올해 3대의 드론을 추가로 도입해 총 5척의 선망선에서 AI 드론을 활용할 계획이다. 향후에는 선단 전체로 확대해나간다는 목표다.

◇ 참치 품질 등급도 AI 모델로 분석

동원산업은 지난해 1만개 이상의 꼬리 절단면 이미지와 등급 기준 등을 사전 학습한 ‘참치 품질 등급 선별 AI 모델’을 개발해 선보였다.

해당 AI 모델은 급속 냉동된 참치의 품질 등급을 선별하는 과정에서 소수 전문가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됐다.

참치 품질 등급 선별 AI 모델을 사용하면 냉동된 참치 어체는 AI 모델의 학습 데이터를 기반으로 색상, 무늬 등에 따라 A, B, C 등급으로 자동 분류된다.

동원산업 관계자는 “AI 모델의 일관된 등급 판정을 통해 횟감용 참치의 품질 등급 표준화를 선도하는 것은 물론 숙련자 양성이 어려운 전문 분야에 AI를 도입해 지속가능한 생산 체계를 갖출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 AI로 동원참치 캔 속 '뼈 이물' 검출..양반김 '실리카겔' 누락도 잡아내

참치캔 ‘동원참치’를 생산하는 동원그룹의 식품 부문 계열사 동원F&B는 지난해부터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통조림 속 뼈, 이물 등을 검출하는 과정에 AI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동원F&B는 오래 전부터 수작업으로 진행되는 뼈 제거 과정을 3단계로 나눠 작업의 정확성을 높여왔다. 금속 검출기, 엑스레이(X-ray) 설비를 도입해 양질의 살코기만을 분리해왔다.

기존 엑스레이 설비에 AI 기반 소프트웨어가 탑재되면서 육안이나 엑스레이로 검출하지 못한 아주 미세한 크기의 뼈까지 검출할 수 있게 됐다.

20만장 이상의 참치 뼈 이미지를 AI로 학습해 엑스레이의 검출 성능을 크게 개선했으며 검출 성능은 6배 이상 증가했다.

동원F&B는 이러한 AI 기반의 엑스레이를 다른 생산공장에 적용해 품질 경영을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동원F&B는 AI 자동 모니터링 시스템도 지난해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김 제품인 '양반김' 내부에는 실리카겔(방습제)이 투입돼야 한다.

기존에는 실리카겔 투입이 누락되는 경우 작업자들이 육안으로 오류를 잡아내야 했지만 실시간으로 실리카겔의 투입 상태를 탐지하는 AI 모델 도입 이후 검출량이 2배 이상 높아졌다.

해당 AI 시스템은 현재 양반김을 생산하는 13개 라인에 적용돼 있다.

◇ 출범 3년 AI추진팀, 특허 출원만 5개...AI 전문가 조직으로 성장

동원그룹의 AI 기술 혁신은 ‘AI추진팀’이 주도하고 있다. 동원그룹은 2020년 각 계열사 소속 임직원들로 구성된 AI추진팀을 만들어 사업별 AI 과제를 직접 발굴, 개발하고 있다.

동원그룹은 수산, 식품, 포장재, 물류 등 그룹의 중심 사업 전반에 AI를 도입하며 최근 주요 사업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원은 참치 등급 선별과 실리카겔 검사 등 자체 개발한 5가지 AI 기술에 대해 특허 출원를 이뤄냈다.

2020년 KT가 주도하는 AI 기술 산학연 협의체 AI원팀에 합류, 수산·식품·물류·패키징 등 다양한 사업 분야에 AI를 도입하기 위해 많은 기관 및 기업들과 협업하고 있다.

동원산업은 AI를 산업 현장에 적용해 기업이 당면한 문제점을 해결하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2019년 한양대에 30억원을 기부하고 AI솔루션센터 ‘한양 AI솔루션센터’를 설립하기도 했다.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은 지난해 2월 대한민국 AI 산업에 기여한 공로로 한국과학기술원(KAIST)으로부터 명예 과학기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김 명예회장은 대한민국 AI 산업의 인재 양성을 위해 2020년 KAIST에 사재 500억원을 기부한 바 있다. KAIST는 지난해 AI대학원을 ‘김재철 AI대학원’으로 명명하고 AI 융복합 인재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포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