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예측, 재고관리, 제품개발, 원자재거래, 품질등급분류 등에 AI 활용
'AI센터' 설립, 계열사 통합 관리

CJ Global Market Intelligence Room(국제산업시장분석실) / 사진=CJ제일제당
CJ Global Market Intelligence Room(국제산업시장분석실) / 사진=CJ제일제당

[포쓰저널=이현민 기자] #. CJ제일제당은 그 동안 수작업으로 해왔던 김치용 배추 등급 선별을 자동화하기 위해 최근 인공지능(AI) 시스템을 도입했다.

등급별로 다양한 배추 잎 사진을 학습한 AI가 컴퓨터 비전(물체나 상황을 시각적으로 식별하고 해석)을 통해 배추를 스캔한 뒤 해당 배추가 어떤 등급인지 분류해주는 것이다. 배추 등급 분류 정확도는 지난해 88.3%를 넘어섰다.

배추 등급선별 AI 시스템은 배추 잎이나 밑동의 깨알같은 작은 흑색 반점인  '깨씨무늬', 배추 잎 옹이가 비정상적으로 크게 자라는 '추대',  잎자루 중간 부분 일부가 흑갈색이 되는 '불소 결핍', 배추 속이 물러지는 '석회 결핍' 등의 현상이 나타나는 배추를 가려낼 수 있다. 

11일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디지털 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역량과 인프라를 구축하며 식품업계 DT(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를 선도하고 있다"고 했다.

#. CJ제일제당은 최근 어린 돼지 장건강 개선에 도움을 주는 기능성 사료첨가제 ‘GutLuk(이하 것룩)’ 출시에도 그린바이오 업계 최초로 AI 기술을 도입했다.

 AI 솔루션이 관련 논문 등을 분석해 6만5000여 개에 달하는 원료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이 중 어린 돼지의 장건강을 위한 최적의 원료를 도출해 최종 제품화에 성공했다. 앞으로 AI 원료물질 선정 솔루션을 지속 활용해 제품 개발의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것룩’은 돼지의 장내 염증을 줄이는데 도움을 준다. 이 제품이 첨가된 사료를 먹이면 어린 돼지의 장건강이 개선돼 영양소 흡수율이 높아지고 성장이 촉진된다. 이 때문에 '것룩'은 소화기관 발달에 중요한 시기인 생후 3~9주 사이의 이유자돈(젖을 뗀 어린 돼지)용 사료에 최적화됐다. CJ제일제당은 이달 국내 판매를 시작으로 하반기에는 동남아 등 글로벌 시장으로 '것룩' 판매를 확대한다.

특히, ‘것룩’은 기존에 업계에서 돼지사료에 주로 첨가하던 ‘산화아연’ 대신 식물 유래 성분과 기능성 원료를 배합해 만들어 환경 오염을 줄이는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AI로 제품 혁신...AI센터 출범, 계열사 AI 통합 관리

CJ제일제당은 지난해 4월엔 서울 강남구 신사동 신사스퀘어에 ‘AI센터’를 공식 출범시켰다. AI센터를 계열사별 AI인프라와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그룹 AI 허브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AI 시스템을 크게 네가지로 활용, 제조·유통·판매 전 과정에 거쳐 생산 효율과 제품의 품질을 높이고 있다.

▲제품 수요예측을 통한 재고관리와 제품 공급 효율화 ▲인터넷 웹사이트·사회관계망(SNS)에 나타난 소비자 의견 분석, 유용한 정보로 재가공해 제품 개발·개선에 사용 ▲원자재 가격 변동 데이터를 이용해 트레이딩 행동 예측 및 강화 학습을 통한 거래 전략 수립 ▲컴퓨터가 물체나 상황을 식별하고 해석하는 컴퓨터 비전을 활용한 상품 품질 등급 분류 등에 AI를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소비자는 고품질의 신뢰도 높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만나볼 수 있고, CJ제일제당은 고객 만족도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 빅데이터 풀(Pool) 분석 기반 제품 개발

CJ제일제당은 국내외 트렌드를 선제적으로 읽고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을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변화하는 소비자 니즈에 부합하는 제품을 개발, 제공하는 데에도 집중하고 있다.

시장과 세부 제품 카테고리의 구매 및 소비 행태 데이터와 디지털 상 버즈(Buzz) 데이터, VOC(Voice of Customer) 등을 총망라한 빅데이터 풀을 확보, 데이터들의 종합적 연계 분석을 통해 소비자 식생활 관련 중요 요구사항을 뽑아내는 활동을 식생활 전반과 주요 카테고리에 걸쳐 진행하고 있다. 

소비자 VOC 기반 ‘인사이트 플랫폼’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신제품 소비자 반응과 매출/수익성 분석이 가능한 데이터 기반으로 향후 제품 출시 등에 반영하겠다는 계획이다.

맛, 식감, 조리방법, 용량 편의성, 포장, 배송품질, 가격, 상황 등 상품평 긍정/부정과 주제 분석 위한 분류 기준 모델을 개발할 예정이다.

◆  IT 기술 기반 인프라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MI) 룸' 운영 

글로벌 원재료 시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분석할 수 있는 전용시설인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Market Intelligence, MI) 룸’은 IT 기술 기반의 인프라 중 하나다.

CJ제일제당은 급변하는 국제 상품 시장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19년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MI룸을 도입했다. MI룸에선 원당, 원맥, 대두 등 국제 시장에서 거래되는 원재료뿐 아니라 국내 농산물, 환율/유가 등 종합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글로벌 금융플랫폼을 활용, 글로벌 현물∙선물 시세와 시황을 확인하고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췄다. 이 외에도 국내외 날씨 현황과 가축 질병, 농산물 작황에 대한 주요 뉴스를 확인하고 해외 애널리스트 등 전문가와 화상회의도 가능한 시설도 구축, 활용하고 있다. 

글로벌 MI룸 도입으로 데이터를 수집, 분석, 예측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크게 단축됐다. 담당자 누구나 자신의 컴퓨터에서 대시보드 웹페이지를 열어 업데이트된 주요 통계 데이터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고, 가격 예측 모델을 활용해 정량적인 데이터를 근거로 보다 객관적인 구매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조직 내 의사소통의 방식도 구체적인 수치를 비교 분석함으로써 보다 객관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최근 몇 년간 팬데믹, 전쟁 등 예기치 못한 위기 상황으로 원자재 변동성이 더욱 커지면서 기업들의 구매 원가 부담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CJ제일제당 글로벌 MI룸은 데이터 기반 예측 모델과 의사결정을 통해 구매 원가 리스크를 안정적으로 헤지(hedge)하고 있는 사례로도 주목 받고 있다.

◆ K-푸드 전진기지, 스마트 팩토리 'CJ블로썸캠퍼스'

K-푸드 전진기지인 충북 진천 CJ블로썸캠퍼스는 식품업계 최초의 스마트팩토리다. 제조 전 공정을 최신 디지털 테크놀로지로 구성하고 생산공정에 디지털 자동화 솔루션이 결합된 정보통신기술을 적용해, 생산성과 품질, 고객 만족도를 향상시키는 지능형 생산공장으로 건설됐다.

가공식품 공장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로 햇반, 비비고, 고메 등 CJ제일제당의 대표 가정간편식 제품들은 물론 육가공 제품, 김치 등 연간 12만 톤의 물량을 생산할 수 있는데 가공, 검사, 포장, 설비, 물류 등 전 생산 공정의 자동화를 구축, 운영되고 있다. 

설비와 기계에 사물 인터넷이 설치되고 모든 정보의 디지털화로 언제 어디서나 생산공정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수집되면서 제조 공정 및 품질관리에 대한 모니터링, 분석 및 제어가 가능한 스마트 팩토리 4단계(국내 식품업체 중 최고 수준)를 완성해, 최고 효율을 이끌어내고 있다.  

신기술·공법을 적용해 제품을 통합적으로 생산하는 시스템과 생산라인에서 핵심 공정의 일부를 모듈(Module)화해 다양한 제품을 탄력적으로 제조할 수 있는 다품종 대량생산시스템도 구축, 급변하는 시장 상황과 소비 트렌드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스마트 해썹(HACCP) 관리 시스템을 접목해 오염물질 및 악취 발생을 차단하고 고효율‧신재생 에너지를 적용하는 등 글로벌 수준의 완벽한 식품안전‧친환경 시스템도 갖춰 최신식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통한 국내 최초, 최대, 최고의 K-푸드 식품통합 생산기지로 인정받고 있다.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CJ제일제당은 대내외 경영 환경 변화에 신속하고 정확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글로벌 통합 시스템도 구축했다.

CJ제일제당과 슈완스가 보유한 IT 역량을 바탕으로 생산, 물류, 재무, 회계, 영업, 구매 등 경영 활동 프로세스들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ERP(전사적자원관리) 시스템을 통합하고 구축,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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