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이천 공장./연합
SK하이닉스 이천 공장./연합

[포쓰저널=문기수 기자] 미국의 중국 반도체 제재가 지속되는 가운데 화웨이의 스마트폰에서 부품이 발견된 SK하이닉 주가가 4% 넘게 하락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SK하이닉스 주가는 11만3700원으로 전일종가대비 4.05% 떨어진채 마감했다. 장중에는 11만28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같은 주가 하락은 7일 화웨이 스마트폰 신제품 메이트60프로에서 SK하이닉스의 D램메모리와 낸드플래시가 사용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미국 정부의 제재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이 공무원들에게 아이폰과 갤럭시 등 외국산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했다는 소식도 알려지면서, 기술주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의 이날 주가는 7만300원으로 전장 대비 0.1% 떨어졌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중 경쟁이 격화하며 중국 정부가 공무원들의 아이폰 사용을 금지한 가운데 화웨이 뉴스로 미국 상무부가 SK하이닉스를 제재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7일 화웨이의 7나노미터 반도체 탑재 새 스마트폰 메이트60프로에 SK하이닉스의 스마트폰용 D램인 LPDDR5와 낸드플래시가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SK하이닉스는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도입된 이후 더는 거래하지 않고 있다"며 경위 파악을 위한 조사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2020년 5월 미국 정부는 미국 기술이 들어간 반도체를 화웨이에 수출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규제 범위 역시 미국내 기업에서 해외 기업에게로 확대했다. SK하이닉스 역시 화웨이와 거래를 하지 않고 있는 상태였다.

미 상무부는 화웨이와 그 계열사를 '블랙리스트'로 불리는 거래제한 명단(entity list)에 올려 수출 규제를 가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SK하이닉스의 반도체가 화웨이에 흘러간 경위를 살펴보기 위해 거래선들을 조사하게 된다면, 판매활동이 위축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건으로 미국이 한국 기업의 중국 내 판매를 제재하는 등 직접적인 불이익을 줄 가능성은 작다"며 "현재의 주가 하락은 과도하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 기업에 대한 수출 통제를 완화하고 있는 현재 분위기가 경색될 우려는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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