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왼쪽)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쥐스탱 트뤼도 총리와 회동하고 있다./사진=쥐스탱 트뤼도 총리 트위터
이재용(왼쪽)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쥐스탱 트뤼도 총리와 회동하고 있다./사진=쥐스탱 트뤼도 총리 트위터

[포쓰저널=서영길 기자] 방한한 쥐스탱 트뤼도 총리의 국내 주요 기업인들과의 만남에서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제외되며 주목됐던 LG에너지솔루션의 캐나다 배터리 공장 공사 재개도 불투명해졌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트뤼도 총리는 전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을 면담했지만 구광모 회장과의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다.

17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공식 만찬에는 LG에너지솔루션 이방수 사장이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장 등과 함께 참석했을 뿐이다. 

트뤼도 총리가 LG에너지솔루션 최고위 관계자와 만나 캐나다 배터리 공장 공사 재개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LG 측은 확인하지 않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인 스텔란티스와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시에서 내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진행하던 전기차 배터리 공장 공사를 이달 15일 중단했다. 

캐나다 연방정부가 세액공제와 보조금 등 지원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캐나다 연방정부와 온타리오 주정부는 LG엔솔-스텔란티스 합작공장 보조금 지원 규모를 두고 서로 상대방에게 더 많은 자금을 지원할 것을 요구하며 여전히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프랑수아-필립 샴페인 캐나다 혁신과학산업장관은 전날 이 문제와 관련, "우리는 폭스바겐에 제안한 것과 매우 유사한 공정한 거래를 (LG엔솔 공장에) 제공할 것"이라면서도 "교착상태를 깨기 위해서는 온타리오 주가 공정한 몫을 지불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더그 포드 온타리오 주지사는 15일 관련 연설에서 주 정부가 아니라 연방정부가 새로운 기금을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3월 스텔란티스와 공동으로 4조8000억원을 투자해 윈저시에 45GWh(기가와트시)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하고 지난해 말 공사를 시작했다. 

그런데 온타리오주 세인트토머스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추진하는 폭스바겐이 캐나다 정부로부터 최대 130억 캐나다달러(약 12조8000억원)에 달하는 세액공제와 함께 별도의 7억 캐나다달러(약 6900억원)의 자금을 지원받은 것이 알려지면서 LG엔솔-스텔란티스와의 형평성 문제가 불거졌다. 

구광모 회장과의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지만, 16일부터 18일까지 1박2일 일정으로 방한한 쥐스탱 트뤼도 총리 등 캐나다 정부 인사들은 국내 주요 기업인들을 만나 반도체,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트뤼도 총리는 17일 자신의 트위터에 “중요 광물, 혁신, 청정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 파트너와 협력하고자 한다”며 “삼성, SK그룹, 포스코홀딩스 대표들과 일자리창출, 성장방안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고 썼다.

 

최태원(왼쪽) SK그룹 회장이 17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쥐스탱 트뤼도 총리와 회동하고 있다./사진=쥐스탱 트뤼도 총리 트위터
최태원(왼쪽) SK그룹 회장이 17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쥐스탱 트뤼도 총리와 회동하고 있다./사진=쥐스탱 트뤼도 총리 트위터

트뤼도 총리와 이재용 회장 간 회동에서는 캐나다 내 반도체 투자에 관한 얘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캐나다는 반도체 산업에 2억4000만캐나다달러(약 23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반도체 개발과 공급을 위해 1억5000만 캐나다달러 규모의 반도체 펀드도 발족했다.

삼성, SK 등이 배터리 관련 사업도 전개하고 있는 만큼 현지 이차전지 생산공장 설립 등 전기차용 배터리 관련 대화도 오갔을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는 세계적인 광물생산국이면서 미국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 지급 대상 요건 규정한 '북미 지역'에 해당된다.

트뤼도 총리와 최태원 회장은 SK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친환경 그린수소 등 청정에너지를 비롯한 여러 분야의 투자와 캐나다 정부 차원의 지원책 등에 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SK에코플랜트는 전날 캐나다 월드에너지GH₂와 45억달러(약 6조원) 규모의 그린수소 상용화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위한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SK에코플랜트는 5000만달러(약 660억원) 규모를 투자해 사업 지분의 20%를 확보하고 그린수소 사업의 전 과정을 수행할 예정이다.

트뤼도 총리는 최정우 포스코 회장과도 이날 별도 면담을 갖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포스코는 1980년대부터 캐나다 현지에 법인을 세워 철광석 원료와 연료탄을 수입해왔다.

프랑수아-필립 샴페인 캐나다 혁신과학산업장관도 국내 여러 기업과 접촉했다.

샴페인 장관은 전날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에서 서강현 현대자동차 부사장을 비롯한 주요 임원과 면담하며 전기차, 수소, 배터리 핵심 광물 등 분야와 관련해 투자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같은날 서울 중구 한화빌딩에서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 등 주요 임원진과도 만났다. 이 자리에서는 방산과 우주항공 분야 협력에 대한 포괄적 논의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샴페인 장관은 회동 후 자신의 트위터에 "항공우주와 방위산업은 캐나다의 혁신과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라며 "앞으로 한화와 같은 기업을 유치해 양국에 좋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우리의 장점을 활용할 것"이라고 썼다.

프랑수아-필립 샴페인 캐나다 산업부 장관(가운데)이 17일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에서 서강현 현대자동차 부사장(맨 오른쪽)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프랑수아-필립 샴페인 장관 트위터
프랑수아-필립 샴페인 캐나다 산업부 장관(가운데)이 17일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에서 서강현 현대자동차 부사장(맨 오른쪽)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프랑수아-필립 샴페인 장관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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