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이달말경 대규모 집회 개최도 논의 중”

카카오 노조 크루유니언과 전국대리운전노조를 비롯한 노동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11일 서울 중구 상연재에서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반대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카카오 노조 크루유니언과 전국대리운전노조를 비롯한 노동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11일 서울 중구 상연재에서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반대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포쓰저널=김지훈 기자]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을 둘러싸고 카카오 노동조합과 사측의 내홍이 격화되고 있다.

카카오 사측이 10%대 지분 매각으로 주주 구성에 변화를 줘 성장과 혁신을 도모하기 위해서라고 수습에 나섰지만, 노조는 “전 국민이 이용하는 모빌리티 플랫폼을 사모펀드에서 운영하는 것은 그야말로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기는 꼴”이라며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11일 카카오 공동체 노동조합 ‘크루유니언’(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은 이날 서울 중구 상연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카카오의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반대 입장을 밝혔다.

노조는 “카카오모빌리티가 투기자본에 매각된다면 수많은 노동자의 생존이 위협받게 될 것”이라며 “카카오는 투기자본 MBK에 카카오모빌리티를 매각하는 협상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분 및 경영권을 매각하기 위해 MBK파트너스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가 검토 중인 매각 시나리오는 10%대의 지분을 MBK파트너스에 매각하고, MBK파트너스가 TPG컨소시엄이나 칼라일그룹의 지분을 추가로 인수해 50%대 지분을 가진 최대 주주로 올라서는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57.55%를 보유한 1대 주주다. 나머지는 글로벌 사모펀드인 TPG컨소시엄(TPG·한국투자파트너스·오릭스, 29.04%), 칼라일그룹(6.21%), LG(2.47%), 구글(1.53%), GS리테일(1.32%), GS칼텍스·에너지(0.74%) 등이 보유하고 있다.

노조는 앞서 합의점을 찾고자 ▲모빌리티 경영진 도덕적 책임 이행 ▲임직원과 사업 방향에 대한 검토 및 토론 진행 ▲카카오모빌리티의 사회적 책임 이행 경과 설명 ▲플랫폼노동자와 매각방향에 대한 논의 ▲김범수 센터장의 협의 테이블 참여 등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모빌리티 매각 최종 결정자는 김성수 카카오이사회 의장이라며 김범수 센터장의 참여를 거부했다.

또 기업 내에서는 더이상 모빌리티 플랫폼의 성장이 불가능해 사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매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MBK와 같은 사모펀드에 매각되면 모빌리티 사업이 성장할 수 있는 근거가 있냐”는 노조의 반박에도 사측은 “모빌리티 사업을 이어 나갈 의지가 없다”는 원론적 입장만 되풀이 했다고 노조 측은 밝혔다.

노조는 “카카오는 성장 과정 속에서 사업확장과 이윤에 치우치자 비판여론에 직면해 지난해 반성과 함께 플랫폼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을 선언했지만, 사회적 책임을 다 이행하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사모펀드에 매각하겠다고 한다”며 “겉으로는 상생과 책임, 소통을 말하면서 속으로 매각을 진행 중이었다니 표리부동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이어 “경영권 매각으로 카카오의 브랜드 이미지를 회복하려 했다면 그 계획은 이미 실패했다”며 “국민들은 모빌리티의 사모펀드 매각 이후 벌어질 사회적 갈등 심화의 책임을 카카오에 물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모빌리티 업종의 특성상 많은 이해관계자들의 공동체가 될 수밖에 없는데 이윤의 극대화만 추구하는 사모펀드는 플랫폼의 공정성과 사회적 공공성을 훼손시킬 것”이라며 “사회적 책임을 회피하려는 카카오의 태도는 결코 용납돼선 안된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향후에도 서명운동 및 피켓시위 등을 이어가는 데 더해 카카오 신규 사옥 홍보물·현수막을 부착하기로 했다.

서승욱 화섬노조 카카오지회장은 “7월 말경 카카오 사옥 앞 판교 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라며 “아직 파업은 논의할 단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카카오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에서 카카오모빌리티 임직원 소통자리를 만들 예정”이라며 “일정, 방식, 참석자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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