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전 부장검사 금감원장 내정.. 창립 이래 첫 검찰 출신
대통령실, 법무부, 법제처, 국정원, 총리실 등 요직 '尹사단' 장악

이복현 신임 금융감독원장 내정자. /연합
이복현 신임 금융감독원장 내정자. /연합

[포쓰저널=문기수 기자] 이복현(50·사법연수원 32기) 전 부장검사가 차기 금융감독원장에 지명되면서 대통령실, 법무부, 법제처, 국가정보원, 국무총리실에 이어 경제부처에까지 검찰 출신들이 핵심 보직을 꿰차게 됐다.

금융위원회는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7일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 후임으로 이복현 전 부장검사를 임명 제청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장은 금융위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검찰 출신 금감원장은 1999년 금감원 설립 이래 처음이다.

금융위는 “이 내정자는 검찰 재직 시절 굵직한 경제범죄 수사 업무에 참여해 경제정의를 실현한 경험을 바탕으로, 금융회사의 준법경영 환경을 조성하고, 금융소비자보호 등 금융감독원의 당면한 과제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적임자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이 내정자는 검사 시절 삼성물산-제일모직 불법합병 의혹 등 기업·금융범죄를 다수 수사하며 '금융전문 특수통'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인 그는 사법시험과 함께 공인회계사(CPA) 시험에도 합격한 바 있다.

그는 2006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소속으로 현대자동차 비자금 사건,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 등 수사에 참여했고 이후 이명박 전 대통령 횡령·뇌물 의혹,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 등의 사건 수사에 참여했다.

국정원 댓글사건, 최순실 국정농단 특별검사 등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하면서 ‘윤석열 사단의 막내’로 불렸다.

이번 인사로 대통령실, 법무부, 국가보훈처, 법제처, 국가정보원, 국무총리실 등 행정부서에 이어 경제부처도 검사 출신이 요직을 차지하게 됐다.

지금까지 임명된 비서관급 이상 인사 중 검찰 출신은 대통령실 6명, 법무부 장·차관, 국가보훈처장, 법제처장, 국가정보원 기조실장, 국무총리실 국무조정실장, 금융감독원장 등 최소한 13명에 달한다.

법무부는 장관과 차관 모두 검찰 출신이다.

법무부장관에는 한동훈(49·사법연수원 27기) 전 검사장이 앉아있고 차관에는 한동훈 장관보다 연수원 기수 1년 선배인 이노공(53·26기)전 수원지검 성남지청장이 임명됐다.

대통령을 근접하는 보좌하는 대통령실 비서관급에도 주진우(47·31기) 법률비서관을 포함해 총 6명의 검사 출신들이 포진해있다. 이들은 인사, 총무 등 대통령실 핵심 요직을 꿰차고 있다.

인사기획관에는 복두규 전 대검 사무국장(58·검찰수사관 출신), 인사비서관에는 이원모 전 대전지검 검사(42·37기), 공직기강비서관에는 이시원 전 검사(51·28기)가 기용됐다. 이 비서관은 유우성 간첩조작 사건의 담당검사로 논란이 되고 있기도 하다.

대통령실 살림을 책임지는 총무비서관에는 윤재순 전 대검 운영지원과장이 기용됐다. 그는 검찰에 재직하던 당시 두 차례 성비위 사실이 적발된 전력이 있다.

대통령실 부속실장에는 강의구 전 검찰총장 비서관이 기용됐다.

국가보훈처장에는 검찰 출신인 박민식(57) 전 새누리당 의원이 임명됐다.

법제처장은 검사 출신인 이완규 변호사가 맡았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 당시 법무부를 상대로 제기한 정직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윤 대통령을 변호했다. 법제처장에 내정되기 직전인 지난달 10일 윤 대통령 소송대리인을 사임했다.

국가정보원 살림과 수천억원대 특수활동비를 관장하는 기획조정실장에는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되는 상준 전 대검 형사부장이 임명됐다.

국무총리 비서실장에는 박성근 전 서울고검 검사가 기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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