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지오 투자·해외 엔지니어링 회사 인수 등 추진
대우건설 임직원의 고용 안정 및 경영의 자율성 보장

중흥건설 사옥./사진=중흥건설
중흥건설 사옥./사진=중흥건설

[포쓰저널=오슬기 기자] 중흥그룹이 대우건설 인수를 연내 마무리 짓고 지속적인 투자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6일 밝혔다.

중흥그룹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대우건설 매각주체인 KDB인베스트먼트(KDBI)와 ▲양해각서(MOU) 체결 ▲확인 실사 ▲주식매매계약(SPA) ▲기업결합 신고 등을 신속하게 진행해 연내에 인수를 완료하겠다고 했다. 

KDBI는 전날 대우건설 지분 50.75%(주식 2억1093만1209주)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중흥그룹을 선정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중흥그룹은 시공능력평가 15위인 중흥토건과 35위 중흥건설 등 37개의 주택·건설·토목업체 계열사를 거느린 회사다. 올해 5월 기준 자산총액은 9조2070억원 규모다. 2015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중흥그룹은 호남을 기반으로 성장해 세종 등 신도시와 택지개발지구에서 주택사업을 확대하며 사세를 확장했다.

중흥그룹은 주택 부문에서 '푸르지오' 등 브랜드 파워와 해외사업과 플랜트에 정통한 대우건설을 품으면 양적·질적인 도약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주택건설 분야에 특화된 중흥이 토목·플랜트·해외 등 사업 영역이 훨씬 넓은 대우건설을 품는 것에 대해 '새우가 고래를 삼킨 격'이라며 우려하는 반응도 나온다.

중흥그룹 측은 이런 우려에 대해 "대규모 부동산 개발 능력을 보유한 중흥의 강점과 우수한 주택 브랜드, 탁월한 건축·토목·플랜트 시공 능력을 갖춘 대우건설의 강점이 결합하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건설 전문 그룹으로 한 단계 더 성장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중흥그룹은 대우건설 발전을 위한 투자 의지도 밝혔다. 그룹 측은 "'푸르지오'를 국내 1등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면서 "단순 시공에서 벗어나 국내외 대규모 부동산 개발 사업을 통한 지속적인 수익 창출에 힘을 쏟겠다"고 했다.

중흥그룹은 대우건설 인수를 계기로 해외 유력 엔지니어링 회사를 인수해 해외 토목·플랜트 사업의 근본적인 경쟁력 확대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신재생 에너지 분야와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확보해 세계 최고 수준의 부동산 플랫폼으로 경쟁력을 갖춰 나가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중흥그룹의 한 고위 관계자는 "건축·인프라·엔지니어링 역량을 바탕으로 대규모 부동산 개발 및 운영까지 아우르는 선진 디벨로퍼의 시대를 여는데 5400여명의 대우건설 임직원과 함께하겠다"며 "대우건설 임직원들의 자부심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대우건설은 1973년 설립 이후 국내·해외에서 활발한 수주 활동을하며 정상급 건설사로 사세를 확장했다. 그러나 'IMF 사태'로 1999년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갔다.

이후 자산관리공사가 보유하던 지분을 2006년 금호그룹에 6조6000억원에 매각하면서 재도약을 노렸으나 금호그룹이 세계금융위기 여파로 위기를 겪으면서 2010년 산업은행에 지분을 다시 넘겨 현재까지 산은 관리 체제에 있다.

2018년에는 호반건설이 인수 문턱에서 인수 포기를 선언했다. 실사 과정에서 3000억원 규모의 해외 부실이 드러나며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대우건설 해외 사업장의 부실이 나올 경우 중흥건설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포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