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생산공장 내부./사진=삼성전자

[포쓰저널=문기수 기자] 지난해 일본 수출규제 발표 이후부터 1년동안 일부 국내 반도체 소재업체의 주가가 두배이상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는 일본이 반도체 핵심소재를 무기삼아 국내 반도체 산업을 위협했지만, 오히려 한국의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독립을 앞당기는 촉매제가 됐다고 분석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반도체 소재업체인 동진쎄미켐, 솔브레인홀딩스, 램테크놀러지 등의 주가가 1년전과 비교해 100% 이상 올랐다.

지난해 6월 말 1만50원이었던 동진쎄미켐 주가는 26일 2만7000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날짜 대비 168.7% 올랐다.

동진쎄미켐은 올해 초 불화아르곤(ArF) 포토레지스트 공장을 증설했다. 미래반도체 기술 경쟁을 위해 필요한 핵심 공정인 극자외선(EUV)용에 쓰이는 포토레지스트도 개발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314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33% 증가했다.

동진쎄미켐 최근 1년간 주가 추이.

솔브레인홀딩스와 램테크놀러지 주가도 같은 기간 각각 103.0%, 100.0% 상승했다.

솔브레인과 램테크는 지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불화수소를 안정적으로 공급했다.

솔브레인홀딩스의 1분기 영업이익은 48억1700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2% 증가했다.

램테크놀러지의 1분기 영업이익은 16억2200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9% 늘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해 7월1일 반도체 핵심소재 3종에 대한 대 한국 수출규제를 발표했다.

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당시 수출규제 대상이 된 3개 품목 중 불화수소는 44%, 포토레지스트는 92%를 일본산 제품에 의존했다.

이 때문에 일본 업체와 거래하던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는 일본 이외 다른 국가로 급히 수입선을 돌리는 한편, 국산화 가능성을 타진했다.

정부도 소부장(소재·부품·장비)기업 육성정책을 발표하며 국내 소재기업들을 적극 지원했다.

반면, 일본 관련 업체들은 대형 수요처를 잃으면서 매출 부진 부메랑을 맞았다.

스텔라화학은 26일 주가가 2411엔, 쇼와덴코 주가는 2474엔을 기록했다. 수출규제 발표 직전인 지난해 6월28일 대비 각각 19.6%, 22.0% 하락했다.

스텔라화학과 쇼와덴코는 모두 국내에 불화수소를 공급하던 일본 소재기업이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를 공급하던 카네카도 1년만에 주가가 31.5% 폭락한 2774엔에 머물렀다.

일부 일본언론은 아베 정부가 한국에 타격을 주기위해 감행한 수출규제가 되레 자국기업만 힘들게 했다고 성토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도쿄신문은 23일 서울 특파원 칼럼에서 "수출규제가 일본 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국 기업들이 비싼 가격에도 수율 저하를 우려해 고품질의 일본 소재를 써왔는데 수출규제가 이를 흔들었다"며 "한국 기업이 다시 일본산 소재로 돌아가기 쉽지 않게 됐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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