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검사와 금융재벌' 편/MBC

[포쓰저널] MBC 'PD수첩'이 29일 밤 '검사 범죄 2부 - 검사와 금융재벌' 편에서 ‘부장검사’로 불리던 어느 죄수의 폭로를 통해 검사가 기소편의주의, 기소독점권을 악용해 재벌급 인사의 혐의를 덮어주고 공생하는 실태를 추적한다고 예고했다.

'PD수첩' 제작진은 지난 주 방송된 '검사 범죄 1부'에서 '성매매' 의혹 등을 폭로했던 김형준  부장검사의 스폰서 사건에 다른 인물이 등장하며, 이는 유준원(45) 상상인그룹 회장이라고 했다. 

제작진은 검찰의 유 회장에 대한 봐주기 수사 및 유착 의혹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조국 전 법무부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구속 사유 중 하나인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 관련 주요 정보를 추가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박건식 MBC 시사교양1부장은 이날 'PD수첩' 방송 내용과 관련해 "코링크의 핵심은 정경심 교수나 조 전 장관 5촌 조카인 조범동씨가 아니라 유준원 골든브릿지 대표, 상상인 그룹 회장으로 보고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박 부장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같이 밝히며, “조범동의 실제 우두머리, 유준원 골든브릿지 대표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PD수첩' 방송과 관련해선 의혹 당사자 중 한명인 검사 출신 박모 변호사 서울서부지법에 방송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박 변호사는 'PD수첩'이 자신의 실명을 공개하면서 제보자의 진술에 의존해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허위사실을 방송할 예정이라며 방송이 나갈 경우 하루 1억 원씩을 배상해야 한다고 소장에서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날 선고공판에서 “PD수첩 방송 중 박씨와 관련된 주된 내용은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이며 실명 공개를 금지하는 이상 박씨가 입게 될 불이익이 상당히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박 변호사의 신청을 기각했다.

박 변호사의 소 제기로 'PD수첩' 제작진은 예고방송을 내보내지 못하는 등 홍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PD수첩' 제작진은 예고 편에서 “검찰이 세 번만 눈감아주면 그룹사 회장도 될 수 있다”, " 잘 나가는 금융재벌 뒤에는 검찰이 있다"는 등의 말이 세간에 횡행하는 것은 일부 검사들의 잘못된 행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제작진은 유준원 회장을 두고, 정경심 교수에 대한 수사에서 주목을 받은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PE를 둘러싼 자금 흐름도에서 끊임없이 등장하는 이름이라고 했다. 

유준원 회장은 증권시장에서 ‘슈퍼개미’로 불리는 인물로 2009년부터 각종 기업을 인수하며 몸집을 불리다 최근엔 증권사를 인수하기도 했다.

'PD수첩' 제작진은 "슈퍼개미의 신화를 새로 쓴 유 회장의 이례적인 성공 뒤에는 잡음과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며 "지난해 12월 '뉴스타파'를 찾아온 ‘제보자X’, 죄수 신분으로 서울남부지검의 금융범죄 수사를 도왔다는 충격적인 이야기 속에서도 유준원 회장의 이름이 등장한다"고 했다. 

제보자 X에 따르면 2012년  ‘스포츠서울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에서도 유준원 회장이 수차례 언급됐다고 한다. 

유 회장은 측근을 통해 스포츠서울 주식을 사들였고 수사 결과 가장 많은 이득금을 챙긴 것으로 밝혀졌지만 연루된 공모자들이 차례로 기소되는 동안 유 회장에 대해서는 참고인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최근 또 다른 금융범죄 건에서도 금융감독원은 유준원 회장의 공모 정황을 거론했지만 검찰은 이번에도 유 회장에 대한 조사 없이 브로커만 기소하고 수사를 마무리했다. 

'PD수첩'은 유준원 회장이 이처럼 매번 검찰 수사망을 벗어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법조계 와의 유착이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제보자 X는 'PD수첩'에 유 회장이 검찰 조사를 피할 수 있었던 내막에 검사 출신 박 변호사가 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박 변호사는 스포츠서울 주가조작 사건에서 유 회장의 측근인 브로커 김 씨의 변호인도 맡았다고 한다. 

해당 사건은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이 담당했는데, 유 회장을 제외한 피의자들이 기소되기 시작한 2015년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이끌었던 검사는 김형준 부장검사였다. 

사법연수원 25기인 김형준 검사는 박희태 전 국회의장의 사위로 알려진 인물이다. 뇌물수수 혐의로 2016년 검사직에서 해임됐다가 최근 복직판결을 받고 서울고검 검사로 복귀했다.

그는 2012년 5월~2016년 3월 중·고교 동창인 사업가 김모(48) 씨의 수사 관련 편의를 봐준 댓가로 강남 고급 술집에서 2400만원 상당의 접대성 향응을 받고, 현금 1900만원과 계좌이체 1500만원 등 34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2016년 구속기소됐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계좌이체 1500만원은 빌린 돈으로 보이고, 일부 향응 접대비도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공소사실 중 향응 접대비 998여만원만 유죄로 판단하면서 김 검사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석방했고 대법원에서도 그대로 확정됐다.

'PD수첩' 제작진은 이런 점들을 들어 "(유 회장의 수사에) 검사 인맥이 작용한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며 "전관의 힘, 검찰을 떠난 뒤에도 이어지는 검사와 검사 출신 변호사의 인맥은 그들만의 리그를 유지하는 커다란 힘이다"고 꼬집었다. 

MBC 'PD수첩' ‘검사범죄 – 2부 검사와 금융재벌’ 29일 밤 11시 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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