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쓰저널=오경선 기자]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강성부펀드)가 대림그룹의 지주회사 대림코퍼레이션의 지분 33%를 확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에 이어 대림코퍼레이션의 2대 주주로 등극하게 된 KCGI의 지분 매입 속내와 향후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KCGI가 한진그룹에서 처럼 '오너리스크' 해소를 명분으로 공세를 펼칠 경우 이해욱 회장을 중심으로한 기존 대림그룹 기존 지배구조에 상당한 압박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재단법인 통일과나눔은 보유하고 있던 대림코퍼레이션 지분 32.6%(343만7348주) 전량을 KCGI에 매각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이들 주식은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조선일보가 벌인 '남북통일' 캠페인에 호응에 헌납한 것이다.

대림그룹 오너 일가 입장에서는 통일운동이란 대의를 위해 사회에 환원했던 재산이 '적군'이 돼 돌아오게 된 셈이다. 

대림그룹 오너가의 대림코퍼레이션 지분률은 62.3%에 달해 지배력이 공고한 편이지만, 대림코퍼레이션에서 대림산업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약한 구조다.

대림그룹은 대림코퍼레이션이 대림산업을 통해 고려개발, 삼호, 대림오토바이, 글래드 호텔앤 리조트 등 주요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를 갖는다.

대림산업에 대한 대림코퍼레이션 지분율이 21.67%에 불과해 KCGI의 주주권 행사가 어떤 방식으로 회사에 영향을 미칠 지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다.

대림산업의 2대주주는 국민연금공단(12.71%)이다. 소액주주 지분율은 59.39%다.

KCGI는 지난해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지분을 매입하면서 최대주주인 한진 오너가를 상대로 적극적인 주주권을 행사해왔다.

지배구조 개선, 기업가치 제고 등을 이유로 ‘물컵 갑질’, ‘땅콩 회항’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었던 총수일가 퇴진을 요구했다.

대림그룹의 경우 이해욱 회장이 일감 몰아주기 등 부당사익편취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검찰에 고발당하는 등 오너 리스크가 있다.

KCGI가 한진그룹에 했던 것과 유사하게 오너리스크를 줄여 기업가치를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할 경우 대림코퍼레이션의 1, 2대 주주간 마찰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KCGI는 올들어 사모펀드·M&A(인수합병) 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지배구조 개선'에서 칼 아이칸 식 '기업 사냥'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승계 및 특수상황 부문’을 신설하면서 오너리스크를 가진 기업을 집중 공략할 태세다. 

이 부문은 기업 승계와 특수상황에서 이해관계자들의 문제해결을 통해 발생하는 투자기회를 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 펀드의 본래 목적은 지배구조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증대인데, 한진칼에 대한 주주권 행사나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참여, 대림코퍼레이션 지분확보 등을 봤을 때 점차 기업사냥꾼 성격이 짙어지고 있다”며 “사모펀드의 이러한 행보는 기업의 정상 경영을 방해하는 가장 악질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KCGI측 입장을 들으려고 강성부 대표 등에게 연락했으나 아무런 답변을 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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