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쓰저널]  뉴욕증시 발 '블랙 악토버'(검은 10월) 공포가 글로벌 증시를 짓누르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도 10년 전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최악의 10월을 맞고 있다.  

코스피200지수는 이달 들어 26일까지 12.59% 하락했다. 코스피지수도 2000선 사수를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원인을 두고 여러 분석이 나오지만 딱 떨어지는 것은 없다.  

이번 파동을  촉발한 뉴욕증시의 경우 미중 무역전쟁과 금리상승에 따른 기업 비용 증가와 이에 따른 실적 하락 우려가 지배적인 요인으로 지목되지만 이도 데이터 상으로는 뚜렷한 근거를 찾기 힘들다. 

글로벌 금융시스템에 균열이 발생했다는 징후를 찾기도 어렵다.  

펀터멘털 측면에서 미국 경제가 정점을 지났다고 볼 근거는 아직 없고 중국도 예전 만은 못하지만 여전히 목표치인 6.5%대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유럽과 일본은 양적완화를 끝내거나 축소하고 기준금리 인상을 고민하는 단계다.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의미다.    

초점은 미국 기업들의 '실적 상투론'인데, 이도 확실한 데이터로 뒷받침되는 주장은  아니다.  

지난주까지 S&P500 기업 중 절반가량(48%)이 3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실적 발표 내용과  시장 컨센서스를 종합해  산출한 S&P500 기업들의 3분기 영업이익 증가율은 전년동기 대비 22.5%로 예상된다. 이는 2010년 3분기 이후 세번째로 높은 실적 상승률이다. 

팩트셋은 각 기업 가이던스를 종합했을 때 4분기에도 미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두자리 수 상승률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내년 1분기에는 이익 상승률이 한자리 수로 줄어들 가능성이 높지만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가 확산한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S&P500  기업들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는 15.5로 집계됐는데, 이는 최근 10년 평균치보다는 높지만 5년 평균치 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이번주에는 S&P500 기업 중 139개 사가 3분기 실적을 공개하는데 이같은 추세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예상이다. 

'검은 10월'의 원인을 미국 기업들의 실적 전망 탓이라고 하기엔 실제 데이터와 맞지 않는 구석이 있는 것이다. 

결국 금융시스템과 펀더멘탈에 뚜렷한 하자가 없는 상태에서의 시장 조정은 큰손들의 이익실현과 포트폴리오 교체로 설명할 수 밖에 없다.  

미중 무역마찰과  미 국채금리상승, 신흥국 금융불안 등을 빌미로 현금확보와 바겐세일을 노리는 월가의 '양털깍기'  국면이라고 보는 것이 좀더 정확할 수 있다.   

한국시장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더 큰 것도 이런 관점에서 보면 이해가 될 수 있다. 

실탄이 필요할 때 한국 시장은 가장 만만하고 편리한 곳이다. 외환 입출금이 자유로운 데다 삼성전자 한 종목의 수급만 조절하면 현물과 파생시장 전체를 마음대로 요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반적인 상황을 감안했을 때 이번 '셀 코리아' 파동은 어느정도 일단락되어가는 분위기다.  

외국인들은 18일부터 7거래일 연속 코스피 현물을 순매도 했지만, 그 규모는  23일 5624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26일엔 1752억원으로 축소됐다.    

지수선물에선 매수 입장을 확실히 하고 있다.  코스피200지수 선물 12월물의 경우 외인은 23일부터 26일까지 4거래일 연속 순매수했다. 9월물 만기 이후 누적 포지션도 24일부터는 순매수로 돌아서 26일 현재 1만7650계약 순매수 상태다. 

코스피200지수 11월물 옵션의 경우엔 외국인은 콜과 풋 양쪽 모두 순매수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  지수 하락 뿐아니라 상승에도 준비태세를 취하고 있는 셈이다. 

11.6 미국 중간선거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뉴욕과 서울 증시 모두 불확실성에 따른 조정과 반발 매수세가 교차되는 혼조국면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뉴욕증시에선 애플의 3분기 실적과 향후 가이던스가, 서울 증시에선 삼성전자의 향후 실적 가이던스가 지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코스피의 경우 삼성전자의 4분기 이후 실적전망에 자신감이 떨어진 징후가 나타나면 지수 전체에 또 한번 타격이 가해질 수 있다. 반도체 정점론에 대한 삼성전자의 자체 진단이 관건이다. 

현대차가 품질논란과 신흥국 환차손 덫에 걸리면서 거의 회복불능 상태로 추락하고,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바이오주도 회계논란에 휩싸이면서 삼성전자의 미래에 대한 민감도는 더욱 높아진 상태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VIX 지수 추이. 공포지수라 불리는 VIX지수가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VIX 지수 추이. 공포지수라 불리는 VIX지수가 지난주 치솟긴 했지만 지난 2월 미 국채금리 1차파동 때 보다는 낮은 수준을 보였다. 최근의 '검은 10월' 이 시장의 구조적 결함에 의한 것이 아니라 큰손들의 이익실현과 포트폴리오 조정에 따른 교란 국면일 가능성이 높은 근거 중 하나다./CBOE 

[주간 증시 캘린더]

▶10.28.일(이하 한국시간, 실적 발표는 현지시간)

브라질 대선 결선투표

▶10.29.월
21:30 미국 9월 가계 수입-지출

실적발표=삼성SDI, 삼성엔지니어링, 호텔신라, 아모레퍼시픽,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현대위아, 현대글로비스 

▶10.30.화
06:00 한국 10월 기업신뢰지수
08:30 일본 9월 실업률
17:55 독일 10월 실업률
18:00 이탈리아 3분기 GDP
19:00 EA 10월 기업신뢰지수, 3분기 GDP 속보치
22:00 미국 8월 케이스쉴러 주택가격지수
23:00 미국 10월 CB소비자신뢰지수

실적발표=대우건설, GE, 코카콜라, 페이스북, 화이자

▶10.31.수
08:00 한국 9월 산업생산-소매판매
10:00 중국 10월 NBS제조업-비제조업 PMI
12:00 일본 일본은행 기준금리 결정(현 -0.1%)
14:00 일본 일본은행 분기전망 보고서
19:00 EA 9월 실업률, 9월 CPI
21:15 10월 ADP 민간고용
23:30 미국 EIA 주간 원유재고량 변화

실적발표=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한국타이어, GS홈쇼핑, GM 

▶11.1.목
06:00 브라질 기준금리 결정(현 6.5%)
08:00 한국 10월 CPI
09:00 한국 10월 무역수지
10:45 중국 10월 차이신 제조업 PMI
21:00 영국 BOE 기준금리 결정(현 0.75%)
21:30 미국 주간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23:00 미국 10월 ISM 제조업 PMI

실적발표=대림산업,BNK금융, DGB금융, 농심, 두산인프라코어,현대해상, 애플 
 
▶11.2.금
21:30 미국 10월 비농업신규고용, 10월 실업률, 10월 평균시급, 9월 무역수지
23:30 미국 9월 공장주문

실적발표=두산, 두산건설, 두산중공업, 롯데홈쇼핑, 롯데하이마트, SK이노베이션, 액손모빌,버크셔해서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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