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쓰저널 오경선 기자] LG그룹의 대표적인 공익재단 ‘LG상록재단(이하 상록재단)’이 조성한 ‘화담숲’은 가을철 단풍명소로 손꼽힌다. 지난 5월 작고한 구본무 전 회장이 생전 본인의 아호(雅號)를 본따 ‘화담(和談)숲’이라 이름을 붙였다.

구본무 전 회장의 화담숲 사랑은 남달랐다고 전해진다. 생전에 경영을 구상하고 생각을 다듬기 위해 즐겨 찾았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구 전 회장이 와병 중일 때도 가장 먼저 찾은 곳이 화담숲이었다고 알려져 있다. 고 전 회장이 별세할 당시에는 화담숲 인근 나무에 ‘수목장’ 형식으로 장례를 치룬 것으로 소문이 날 정도였다.

고급 수목장 풍모가 물씬 나게 꾸민 곳이 화담숲 8부 능선쯤에 있다. 이 곳이 고 구본무 LG 회장의 애초 수목장 터였다는 이야기도 있다.
고급 수목장 풍모가 물씬 나게 꾸민 곳이 화담숲 8부 능선쯤에 있다. 이 곳이 고 구본무 LG 회장의 애초 수목장 터였다는 이야기도 있다.

구 전 회장의 아들이자 현 LG그룹 회장인 구광모 회장의 화담숲 관심도 남다르다고 전해진다. 대대로 공익재단의 이사장을 회장이 맡아 그 상징성을 가졌던 만큼 구 전 회장이 맡았던 상록재단 이사장 직도 그룹 총수인 구광모 회장이 맡을 가능성이 높다.

화담숲은 국내 최대규모 소나무정원을 비롯해 분재원, 국화산책로, 자작나무숲, 장미원, 수국원, 철쭉·진달래길 등 계절별 테마를 꾸며놨다. 사시사철 아름다운 터에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화담숲은 지난 2006년 4월 승인을 받아 조성을 시작했다. 경기도 광주시 도척면 도웅리에 약 41만평(약 135만5371.9㎡) 규모로 만들어져 있다.

특히 화담숲의 자랑인 소나무 정원에는 약 1300여 그루에 이르는 고가(高價) 소나무를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다. 화담숲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식물은 총 4000여종에 이른다. 중간중간 조성된 자연형 계곡과 쉼터, 꽃길 등은 자연 숲길이 연상될 만큼 잘 조성돼 있다. 특히 단풍이 지는 가을철은 관광객 인기가 많아 주말 예약이 필수다.

이에 구 전 회장이 돈 한푼 내지 않은 채 41만평에 이르는 ‘구본무 회장의 정원’ 소유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매년 늘어나는 관광들은 세금없이 LG계열사가 낸 수십억 기부금으로 만들어진 화담숲을 둘러보며 구 전 회장을 기리고 있는 셈이다. 오히려 구 전 회장은 관광객 수입으로 1년에 수억에서 수십억에 이르는 배당수익을 얻고 있다.

화담숲은 LG그룹 3대 구본무 회장이 생전에 경영을 구상하고 생각을 다듬기 위해 가장 즐겨 찾았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구 전 회장의 아호 화담(和談)을 따서 지었다. /사진=오경선 기자.
화담숲은 LG그룹 3대 구본무 회장이 생전에 경영을 구상하고 생각을 다듬기 위해 가장 즐겨 찾았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구 전 회장의 아호 화담(和談)을 따서 지었다. /사진=오경선 기자.

화담숲은 수목원을 테마로 하는 상업 테마파크에 가깝다.

화담숲 내에는 김밥, 샌드위치, 도시락 등 식사 대용이 가능한 음식은 가져갈 수 없다. 화담숲 인근에서 식사를 해결할 경우 선택지는 많지 않다. 화담숲으로 들어가는 입구광장 인근 식당·카페는 ‘식당가 힐링빌’과 출구 쪽에 위치한 ‘한옥주막’, ‘그…찻집’이 유일하다. 가격은 푸드트럭 스테이크 1만3000원, 아메리카노 5000원 등으로 비싼 편이다. 매표소 인근 편의점 1곳이 화담숲 관광객을 대상으로 독점 운영하고 있다. 화닾숲 내에는 간단히 음료를 살 수 있는 자판기만 있다.

화담숲 입구에선 4500원짜리 핫도그와 1만3천원짜리 스테이크도 판다.
화담숲 입구에선 4500원짜리 핫도그와 1만3천원짜리 스테이크도 판다.
화담숲 마지막 출구 근처에 있는  '그...찻집'. 아이스아메리카노는 5000원, 요거트는 6500원이다.
화담숲 마지막 출구 근처에 있는 '그...찻집'. 아이스아메리카노는 5000원, 요거트는 6500원이다.

산비탈에 위치해 있는 화담숲 구조 상 관광객 대부분이 입구에서 전망대 혹은 분재원까지 이어지는 구간(모노레일 1승강장→2, 3승강장)은 유료 모노레일을 이용한다. 모노레일을 타면 걸어서 1시간 이상 걸리는 이 구간을 10분이면 조망할 수 있다. 모노레일 10분 이용료는 성인 기준 6000원이다.

하루 1500명 가량의 관광객이 적으면 만원에서 많으면 삼,사만원 가량을 화담숲 테마파크에서 쓰고 간다.

김명수 대법원장과 김선수, 박상옥 등 대법관들도 화담숲에 단풍놀이를 왔다./사진=오경선 기자.
김명수 대법원장과 김선수, 박상옥 등 대법관들도 화담숲에 단풍놀이를 왔다./사진=오경선 기자.

유명인들도 자주 찾는 명소다. 지난 20일에는 김명수 대법원장을 비롯한 대법관 13명이 워크샵 일정으로 화담숲 투어를 진행했다. 이날 총 19명이 화담숲에 지불한 금액은 43만원 가량이다. 지금은 일반 관광객을 대상으로 해설자 투어가 제공되지 않지만, 대법관 워크샵 일정에는 해설자 동행이 이뤄졌다. 

지난해 상록재단이 수목원 수입으로 거둬들인 돈은 94억4936만원에 달한다.

화담숲은 조류 및 수목 보전 사회공헌활동을 진행하는 LG상록재단 돈으로 조성됐다. 지난해 상록재단이 목적사업으로 지출한 150억9185만원 중 150억원 가량이 화담숲 운영에 사용했다.

이 중 구 전 회장이 기부한 자금은 .. 전무하다/**억에 불과하다.

상록재단은 LG계열사 기부금이 ‘빵빵한’ 공익법인이다.

상록재단은 지난해 LG전자, LG화학 등 11개 계열사에서 총 340억원의 기부금을 받았다. 앞선 해인 2016년(160억원)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공익법인 결산서류 의무공시에 따르면 상록재단은 지난해 전기이월금(18억7194만원)과 계열사 기부금 340억원 중 226억3567억원만 사용했다. 잔액 132억3626억원은 올해로 이월됐다.

기부금을 계열사 별로 살펴보면 작년 기준 LG화학에서 출원한 기부금이 115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LG디스플레이(70억원), LG생활건강(55억2000만원), LG전자(40억2000만원), LG유플러스(38억5000만원), LGCNS(8억5000만원), LG하우시스(7억7000만원), LG상사(4억원), LG이노텍(9억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LG계열사의 기부금을 주 수입으로 하는 상록재단이 가장 많이 지출하는 비용은 화담숲 조성·운영비다. 이 비용은 (주)LG의 100% 자회사인 서브원에게 지급된다. 서비원은 화담숲을 비롯해 곤지암 스키장, 리조트, 레스토랑, 연회시설, 아트갤러리, 스파 등 인근 부대시설 대부분의 운영을 맡고 있다.

서브원은 매출액 5조원 규모의 건실한 중견기업이다. 지난해 기준 서브원은 매출액 5조7100억원, 당기순이익 1023억원을 벌어들였다. ‘알짜기업’ 서브원은 호실적에 힘입어 매년 후한 배당성향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주당 현금배당금으로 1940원을 책정해, 100% 지분을 가진 ㈜LG에 약 100억원 이상을 배당했다. 지난해 말 기준 구광모 LG 대표이사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 31명이 ㈜LG에 보유하고 있는 지분은 46.65%다. 이 중 구본무 전 회장의 지분이 11.28%, 구광모 전 회장의 지분이 6.24%다.

화담숲으로 벌어들인 돈이 상록재단-서브원-㈜LG을 거쳐 오너가로 흘러가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LG그룹 관계자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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