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김영진 위원장, 이하 회추위)가 2일 발표한 차기 회장 후보군 중에는 단연 이목을 끄는 인물이 있었다. 바로 황영기 전 회장이다.

그는 2008년 9월29일 출범한 KB금융지주의 초대 회장을 지냈다. 그 직전 명함은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이었다.

당시는 때마침 몰아닥친 리먼브라더스 파산과 글로벌 금융위기로 금융권 전체가 초비상상태였던 시절.  그룹 조직 정비와 위기관리를 동시에 수행하던 황 전 회장은 취임 1년만에 돌연 사직하는 상황에 처한다.

우리은행장 재직시 발생한 1조6200억원의 파생상품 투자 손실에 대한 책임을 금융위원회가 물은 것이다. 금융위는 당시 황  회장에게 직무정지 3개월 및 4년간 금융회사 임원 취업 금지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황 전 회장은 금융위의 처분에 반발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결국 대법원은 2013년 2월14일 '금융위의 제재는 퇴임이후에는 직무정지 등의 제재를 내릴 수 없다는 은행법  규정에 위반한다'며 황 전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그는 KB금융지주 회장 사직후 차병원그룹 부회장, 차바이오앤디오스텍 회장을 거쳐 현재 법무법인 세종의 고문으로 있다. 본디 삼성물산을 거쳐 삼성그룹회장비서실 인사팀장, 삼성전자 자금팀장, 삼성생명 전략기획실장, 삼성증권 사장 등을 지낸 삼성맨 출신이다.

금융권에서는 황 전 회장이 다시 예전 자리로 돌아와 그가 그토록 주장해온 '명예회복'의 기회를 가질 수 있을 지 주목하고 있다.

한편  KB금융지주  회추위는 2일 본회의에 앞서 먼저 간담회를 개최해 최대주주인 국민연금 관계자와 국민은행 노조 관계자의 의견을 청취했다.

국민연금측은 바람직한 지주회사 체제의 지배구조와 관련된 진지한 의견을 개진하였으며, 국민은행 노조는 내부출신을 CEO로 선임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어 개최된 본회의에서 헤드헌트 2개 업체로부터 후보군 선정 배경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이어서 회추위는 84명 전체 후보군에 대한 심의와 평가를 진행하고 평가결과 1차 압축 후보군 9명을 다음과 같이 선정했다.

김기홍 前 KB국민은행 수석부행장,김옥찬 前 KB국민은행 이사부행장 및 은행장 직무대행,양승우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회장,윤종규 前 KB금융지주 부사장(CFO),이동걸 前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겸 이사회의장,이철휘 서울신문 대표이사 사장,지동현 前 KB국민카드 부사장,황영기 前 KB금융지주 회장,비공개 1명.

9명의 1차 압축 후보군에 대해서는 헤드헌트 업체에 평판조회를 의뢰하고, 평판조회 결과를 기초로 10월 중순 제4차 회추위를 개최하여 4명 내외의 2차 압축후보군을 선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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