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쓰저널] 헷지펀드 그린라이트 캐피탈의 데이빗 아인혼 회장이 "테슬라가 제2의 리먼브라더스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인혼은 리먼브라더스 파산 4개월 전인 2008년 5월 투자설명회에서 리먼브라더스의 회계에 문제가 있다며 대규모 자본 확충이 시급하다고 지적, 결과적으로 금융위기를 예견함으로써 명성을 얻은 인물이다. 

아인혼은 최근 투자자들에게 보낸 분기 보고서에서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의 경솔한 행동거지를 맹비난하며 이같은 의견을 제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6일(현지시간) 전했다. 

아인혼에 따르면 테슬라와 리먼브라더스는 몇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공매도 투자자들에 대한 위협성 발언, 자본확충 거부 및 자사주 매입, 상장폐지 거론 등이 대표적이라고 지적했다. 

아인혼은 "우리가 보기에 리먼에 있었던 사기적 행태가 테슬라에서도 징후를 보이고 있다"면서 "머스크의 변덕스러운 행동이 테슬라를 리먼과 비슷한 곳으로 견인하고 있다"고 했다. 

그린라이트는 보유중이던 테슬라 주식를 최근 모두 매도했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테슬라 상장폐지 발언과 관련해 지난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사기(주가조작) 혐의로 고발당했다. 대마초를 피우는 모습을 스스로 SNS에 공개하기도 했다.
  
이후 그는 테슬라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 CEO로서만 남기로 SEC와 합의했으나, 법원은 아직 이 합의의 유효성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않은 상태다. 

이인혼은 "테슬라의 가장 큰 문제는 모델3의 판매량을 늘이기 위해 대당 최저가격을 3만5천달러로 책정하면서 부실이 누적되고 있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머스크가 하루빨리 이 판매 프로그램을 철회하고 고객들로부터 받은 계약금을 상환해야 하는데, 이를 위한 자금 조달을 꺼리면서 상황이 꼬이고 있다"는 것이다. 

모델3를 사려면 고객은 미리 예약금(한국은 100만원)을 내야 한다.

테슬라는 이들 예약금을 모아 모델3 생산에 필요한 운영자금으로 사용하고, 출고 시 입금되는 잔금으로 미리 쓴 예약금을 보충하는 식으로 회계를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객한테서 받은 예약금은 엄밀하게 말하면 빚인데, 이를 판매수익으로 둔갑시키는 일종의 회계상 속임수가 깔려 있는 셈이다.

생산과 출고가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으면 한순간 자금 흐름이 막힐 수 있다.

이인혼은 "머스크는 CEO로서의 책임을 피하고 자신의 자리를 보전하는 데만 골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테슬라와 일론 머스크에 대한 이인혼의 비판은 예전에도 종종 있었는데, 머스크는 지난 8월 1일 무더위가 한창일 때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아인혼에게  짧은 반바지 한박스를 보낸다"며 조롱성 글을 트위터에 올리기로 했다. 
  
당시 그린라이트는 수익률 저조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번 분기 보고서에서 아인혼은 테슬라와 함께 애플 주식도 지난 8월 주당 228달러에 전량 처분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폭탄에 대한 중국 정부의 보복조치에 대한 우려가 점점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애플 매각 이유를 설명했다.  

아인혼이 애플 주식을 판 것은 매입 후 8년만인데, 그동안 애플 주가는 6배 올랐다. 

테슬라 주가 흐름.
테슬라 주가 월봉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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