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슬라의 아시아지역 전기차 급속충전소 현황. 중국 일본과 달리 한국에는 한곳도 없다./출처=테슬라모터스 홈페이지.

"테슬라가 대세라는데 왜 우리나라에는 안보이지?"

2012년 미국 시장에 본격 등장한 테슬라모터스의 순수 전기차 모델S는 친환경차에 대한 기존 관념을 180도 바꿔놓았죠.최근에는 국제유가 급락 등으로 주춤하고 있지만, 테슬라는 이미 차세대 승용차 시장에 대해 선명한 이정표를 세웠습니다.

테슬라의 성공비결은 본질적으로 애플 아이폰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기술적 우위도 물론 있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고유의 상생 생태계를 구축해 시장 참여자들이 모두 윈-윈할 수 있게 했다는 점입니다. 앱 개발자가 매출의 70%를 가져갈 수 있도록 스티브 잡스가 결단한 것처럼, 앨런 머스크는 테슬라 구입자들이 평생 충전이나 연료값 걱정없이 차를 몰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기존 주유소처럼 곳곳에 전기 충전소를 만들고 이를 공짜로 이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차값은 7000만원 정도니 좀 부담되지만 평생 연료비를 생각하면 현대차 쏘나타보다도 결코 비싼 게 아닌 셈이지요.

현재 테슬라는 전세계 384곳에 2090개의 급속충전기를 설치해놓고 있습니다. 테슬라 고객은 언제나 이곳에서 무료로 전기를 충전할 수 있습니다. 한번 충전하면 1주일은 넉넉히 차를 몰 수 있다고 하네요.

이들 충전소는 주로 미국과 서유럽 중심으로 설치됐는데, 아시아에서는 중국과 일본, 호주에만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빠져있는 것입니다. 앨런 머스크는 한국에는 당분간 자사 차량을 팔 생각이 없다고 합니다. 그는 단순한 차 판매업자로 살기를 거부합니다. 친환경에 인류의 미래가 달려있고, 이를 위해서는 하루라도 빨리 화석연료 차량이 무공해 차로 바꿔야 한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는 전기차 관련 특허도 모두 공개했습니다.

그런데 그의 눈에 한국은 정부는 물론 현지 메이저인 현대차도 전기차에 대해 거의 무개념 상태로 보였나 봅니다. 실제로 현대차는 아직 자체 브랜드 전기차가 없습니다. 계열사인 기아차가 내놓은 소형모델 '레이'와 '소울'이 전부죠. 산업연구원(KIET)은 "경쟁력 있는 전기차를 양산하지 못하는 업체는 10년 내 글로벌 시장에서 도태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만약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 10조원으로 한전부지에 땅투자를 하지 않고 서울 등에 전기차 충전소를 잔뜩 세우겠다고 했으면 어떻게 됐을까요. 급속충전기 설치비용이 1대당 2500만원 정도하니 10조원이면 40만개는 설치할 수 있겠네요.

상상만 해도 즐겁습니다. 단박에 대한민국은 전기차 천국으로 부상했을테고 창조경제는 저절로 불이 붙었을 겁니다.언제 보편화 될 지 모를 수소차와는 비교가 안되죠. 정몽구 회장이야 나이가 있으니 그렇다고 치더라도 평소에 차세대 차에 관심이 많다던 정의선 부회장은 뭘 하는 지,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환경부에 따르면 15일 현재 국내에 등록된 전기차 급속충전소는 서울 27곳, 제주 36곳 등 총 177곳에 불과합니다.

▲ 테슬라 모델S./출처=테슬라모터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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